2017년도 어느덧 저물어 간다. 여느 해처럼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던 한 해. 그랬다. 크고 작은 많은 일들(多事)이 있었고, 우리가 기억하는 것들은 대부분 힘들고 어려웠던(多難) 순간이었다. 하지만 견디고 이겨낸 우리는 밝고 희망찬 2018년을 기다린다. 그 땐 다사다난 하기보다 다사다복(多事多福) 했으면.... 다음은 크리스천투데이가 선정한 2017년 10대 뉴스.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공동학술대회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공동학술대회가 진행되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1. 종교개혁 500주년

올해는 루터가 로마가톨릭의 면죄부 판매의 부당성을 고발하며 1517년 독일 비텐베르크 성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붙여 종교개혁의 불씨를 당긴 후 500주년이 되는 해였다. 한국교회는 칼빈의 영향력이 큰 장로교가 강세를 보이지만, 루터가 종교개혁을 사실상 시작했고 칼빈 역시 그를 이은 2세대 종교개혁자라는 점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은 단지 루터교를 넘어 한국교회 전체가 기념한 뜻깊은 해였다.

다양한 행사와 기념식이 있었다. 교회와 신학교, 각종 단체와 학회들이 저마다의 정신과 방법으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했다. 한 가지 공통적이었던 건, '행사' 자체보다 종교개혁 500주년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이를 새로운 개혁의 계기로 삼자는, 이른바 '제2의 종교개혁'에 대한 열망이었다. 2018년은 과연 그 원년이 될 수 있을까?

문재인
▲문재인 대통령. ⓒ대선 당시 문재인 공식 홈페이지
2.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문재인 대통령 당선

2017년 3월 10일,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한 대통령이 탄핵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엄청난 사건이 발생했다. 그 잘잘못을 떠나 '대통령 탄핵'은 그 자체로 우리나라에 큰 상처를 남겼다. '태극기 VS 촛불'이라는 이분법적 구도의 카피가 연일 미디어를 장식했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구속됐고 지금까지 재판을 받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뒤 국민들의 관심은 '이제 누가 새 대통령이 될 것인가?'였다. 지난 5월 9일 치러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3,423,800 표를 얻어 41.1%의 득표율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7,852,849표, 24.0 %)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6,998,342표, 21.4%) 등을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렇게 약 9년 만에 다시 '진보 정권'이 들어섰다.

종교인 과세
▲종교인 소득 과세체계를 나타내고 있는 그림 ⓒ크리스천투데이 DB
3. 종교인 과세

우여곡절 끝에 2018년 1월 1일,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종교인에게도 세금을 부과한다. 그 시행을 앞두고 있던 올해는 종교인 과세의 구체적 방법을 두고 정부와 종교계가 머리를 맞댄 한 해였다. 종교계 일부에선 과세 자체에 회의적인 입장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그보다, 세금을 내되 어떤 식으로 낼 것인가에 보다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세무조사'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다시 말해 "세금을 내는 것엔 동의하나 그로 인해 자칫 종교의 자유가 침해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게 종교계의 대체적 주장이었다. 이제 불과 며칠 남지 않은 종교인 과세 시행. 가능한 한 부작용은 줄이고, 세금을 내는 종교인이나 세금을 부과하는 당국, 그리고 이를 지켜볼 국민 모두가 '윈윈'하는 종교인 과세가 되길 바란다.

명성 김삼환 김하나
▲김삼환 원로목사가 김하나 목사에게 안수기도하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4.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청빙

명성교회는, 지난 2015년 12월 27일 원로목사로 추대되며 담임직에서 은퇴한 김삼환 목사의 후임을 약 1년 동안 정하지 못하다가 올해 3월 19일 공동의회를 열고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당시 새노래명성교회 담임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하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교계 안팎에서 '대형교회의 부자(父子) 세습'이라는 거센 비판이 일었다. 명성교회가 속한 교단인 예장 통합에는 이른바 '세습방지법'도 있었던 터라, 명성교회의 이 같은 결정은 더욱 큰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그리고 명성교회의 소속 노회(서울동남노회)는 지난 10월 24일 정기노회에서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하겠다는 명성교회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당시 여기에 반대한 노회원들이 회의장을 떠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거센 항의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하나 목사는 김삼환 목사에 이어 명성교회의 제2대 담임목사가 됐다.

한교총
▲지난 12월 5일 열렸던 한교총 제1회 총회 당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5. 교계 연합기관의 분열

하나가 되는 듯했던 연합기관은 결국 세 개가 됐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의 통합을 이뤄보겠다고 나섰던 한국교회교단장회의(교단장회의)는 끝내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출범의 모태가 됐다. 그 과정에서 한교연과 교단장회의가 통합해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을 만들자는 논의도 있었지만 이 역시 무산됐다. 한교연이 그 이름만 한기연으로 바꾼 것에 그쳤다. 그 와중에 한기총은 대표회장이었던 이영훈 목사의 직무가 정지되는 사태를 맞기도 했다.

퀴어축제 반대 국민대회
▲지난 7월 동성애퀴어축제 반대 국민대회(아래)와 퀴어문화축제(위)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동시에 진행되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6. 서울광장 퀴어문화축제와 그 지방으로의 확산

서울시는 끊임없이 일어난 선정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3년 연속 퀴어문화축제가 '서울의 심장' 서울광장에서 열리도록 허락했다. 그리고 마침내 7월 14~15일 이틀간 퀴어문화축제가 서울광장에서 진행됐다. 선정적인 물건의 전시와 참가자들의 옷차림 역시 변함이 없었다. 서울만이 아니었다. 대구와 부산, 제주, 울산에서 '퀴어'를 표방한 크고 작은 행사가 열렸다. 또 그때마다 이를 반대하는 집회와 운동, 목소리가 아울러 있었다.

예장 통합 102회
▲예장 통합 제102회 총회가 진행되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7. 장로교 교단 총회에서의 반(反) 동성애 결의

퀴어문화축제와 같은 동성애 물결의 확산은 마침내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며, 구체적으로 총회를 통해 교단의 입장을 정리하게 했다. 예장 통합이 가장 적극적이었다. 통합 측은 지난 9월 제102회 정기총회에서 그 첫날부터 '동성애 관련 성명서' 발표를 결의하더니, '동성애는 성경에 위배된다'고 천명했다. '신중하자'고 만류한 총대들은 없었고, 결의가 통과되자 총대들은 박수로 화답하기도 했다. 실질적 조치들도 뒤따랐다. 총회 산하 7개 신학대학교에 동성애자가 입학할 수 없도록 결의하고, '동성애를 옹호하고 가르치는 교직원은 총회 결의에 따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것'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동성애자와 동성애를 지지·옹호하는 자는 교회의 직원(항존직, 임시직, 유급 종사자) 및 신학대학 교직원이 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예장 합동도 이에 뒤질세라 동성애자와 동성애 동조자·옹호자의 교단 신학교 입학을 금지했고, 동성애 신학을 지지하거나 가르치는 교직원 임용도 금지했다.

임현수 목사
▲임현수 목사가 지난 11월 다니엘기도회에서 강연하던 모습. ⓒ다니엘기도회TV 캡쳐
8. 북한에서 풀려난 임현수 목사

북한이 지난 2015년 1월부터 억류하고 있던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토론토큰빛교회 원로)를 억류 약 2년 7개월 만에 전격 석방했다. 이는 캐나다와 한국을 넘어 전 세계 교회에 큰 기쁨을 안겼다. 인종과 국가를 넘어 같은 신앙을 공유하는 모든 기독교인들이 임 목사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한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했기 때문이다. 풀려난 임현수 목사는 캐나다와 한국을 오가며 그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를 간증했다.

임 목사는 최근 한 집회에서 "(북한에서) 나를 괴롭히고 욕하고 못살게 굴었던 사람들을 완전히 다 용서했다. 미워하는 마음이 요만큼도 없다. 그들이 다 나를 연단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도구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사람들이 나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안쓰럽더라. 그들이 몰라서 그러는 것인데 무슨 죄가 있겠나"라고 전하기도 했다.

백악관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참모들과 함께 기도하는 모습. ⓒ트럼프 트위터
9. 트럼프의 1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올해 1월 20일 열린 취임식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We will make America great again)고 외쳤다. '다시'라는 말에서 향후 그의 정책이 어느 정도 보수성을 띨 것이라 많은 이들이 예상했다. 그가 대통령이 되는 데 미국의 보수적인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지지가 컸던 것도 이런 예상에 힘을 실었다. 실제 지난 1년, 트럼프는 그런 행보를 이어갔다. 종교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특히 기독교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했다. 또 보수적인 판사들을 임명하며 그 동안 동성결혼 등에 진보적 태도을 취했던 사법계에도 변화를 주고자 했다. 얼마 전 한국을 찾아선 우리의 현대사를 극찬하고 북한에도 강한 메시지를 던졌던 트럼프. 2018년, 그는 미국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세계에 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치유목회세미나 송길원
▲송길원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10. 송길원 목사 '한국교회 5적' 논란

송길원 목사(하이패밀리 대표)가 지난 6월 26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 '몰매맞을 각오로 올린 글: 한국교회의 오적(五賊)'이 논란이 됐었다. 송 목사는 이른바 '5적'을 ①교회음악에서의 드럼 ②찬양가사를 띄워주기 위해 십자가 마저 가리워버린 대형스크린: 교회를 노래방 수준으로 바꾸어버린 주범 ③'주여! 주~여! (더 옥타브를 높여) 주~~여!'의 복창기도 ④단체급식하듯 나누어 주는 성찬식 ⑤젊은이들과 코드를 맞추겠다며 걸친 청바지와 티셔츠의 개념 없는 싸구려 복식(服飾)으로 꼽았다. 일부 공감한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대체로는 "본질보다 외형에 치중했다"는 비판 일색이었다. 특히 '드러머'들의 저항이 컸다. 결국 송 목사는  "오적 사건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