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
신 씨(29)는 심각한 우울증 증세를 겪고 있다.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인 것 같고, 자신이 없어져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자살 같은 극단적인 생각도 해보았다. 하루 종일 느껴지는 우울감에서 영영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다는 신 씨의 솔직한 심경이다.

우울증은 △우울감 △의욕저하 △만성피로 △무기력증 △사고력 저하 △집중력 감퇴 △건망증 △식욕저하 및 폭식증 △불면증 △두통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정신질환이다.

우울증이 공황장애, 강박증, 화병과 같은 정신질환보다 특히 무서운 이유는 자살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울증은 위험한 병이지만, 문제는 우울증환자의 70~80%가 적절한 우울증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방신경정신과 자하연한의원 임형택 원장은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는 환자들이 많다. 주변 시선이 신경 쓰여 치료를 받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울증초기증상이 있을 때 치료를 받는다면 우울증은 90% 이상 치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증극복을 위해선 환자가 먼저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위해 적극적인 자세로 치료에 임한다면 다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울증병원 자하연한의원 측에 따르면 우울증치료에 앞서 정확한 우울증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우울증을 심장의 기능 이상 때문에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심장은 신체의 혈액을 순환하게 하고, 자율신경에도 영향을 주어 우리의 몸과 마음을 다스린다.

그런데 장기화된 고민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심장의 혈이 소정되면 '심허증'이 발생하게 된다. 심장이 허약해지는 문제가 생기면 당연히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동반한 우울증과 같은 문제가 나타나게 된다고 한다.

근본적인 우울증원인 심장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우울증극복방법으로 정심방 요법이 쓰인다는 임 원장의 설명이다. 심장조절기능을 회복하는 안심, 허약한 심장을 충전하는 보심, 과열된 심장을 안정시키는 청심을 대표적인 치료원리로 사용한다는 것. 체계적인 검사를 통해 환자의 심장상태를 정확히 분석한 뒤 그에 맞는 정심방 치료법을 제시해야만 효과가 더욱 좋다는 설명이다.

심허증 탓에 발생한 우울증은 보심치료가 이뤄진다고 한다. 보심치료는 심장을 보하는 기능으로 심장에 에너지를 보충, 신체 활력이 높아지게 된다는 것. 신체 기력이 증진되면 마음속에서도 좋은 생각들이 샘솟게 되면서 삶의 희망과 즐거움이 떠오르게 된다. 즉, 보심치료를 진행할수록 우울증증상이 사라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우울증은 기술적인 치료만으로 나을 수 있는 병이 아니다. 우울증은 마음의 문제로 나타나기 때문에 진심을 나누는 상담치료도 이루어져야 한다. 한의사와의 1:1상담, 가족상담, 인지행동치료, 생활습관교정 등의 우울증상담 프로그램이 진행되어야 우울증증세가 더욱 빠르게 개선된다는 게 자하연한의원의 설명이다.

끝으로 임 원장은 "우울증을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우울증증상이 심해질 뿐더러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사회활동과 대인관계에 있어 나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자살과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우울증은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