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덕성
▲질의응답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최더함 교수, 라은성 교수, 최덕성 총장, 윤춘식 교수. ⓒ유유미션 제공
'종교개혁과 현대 로마가톨릭교회'라는 주제로 리포르만다 제10차 학술회가 11일 오후 부산 전포동 브래드티비(Bread TV) 스튜디오에서 개최됐다.

◈종교개혁에 대한 현대 로마가톨릭의 견해

먼저 라은성 교수(총신대)는 '종교개혁에 대한 현대 로마가톨릭교회의 견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는 "로마가톨릭교회는 500주년을 맞이한 종교개혁을 축소시키고 일축하기 위해, 그들도 교회 역사에서 늘 개혁운동을 이끌었다고 주장한다"며 "그들이 개혁을 했을지는 몰라도, 종교개혁은 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라 교수는 "로마가톨릭교회는 루터로 인해 교회가 갱신 또는 개혁됐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교회 타락성에 대한 개혁운동은 클루니 수도회를 비롯해 고·중세 시대에 계속됐다는 것이 그들 대부분의 주장"이라며 "칭의에 대한 외침도 데보치오 모데르나 등에서 이미 일어났다고 주장하지만, 로마가톨릭은 칭의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도 알지도 못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종교개혁으로 중세의 교황제도가 무너졌다고 평가하지만, 로마가톨릭교회는 그 제도가 오히려 더 강화됐다고 말한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며 "트리엔트 종교회의에서도 그들은 세미(semi) 펠라기우스주의를 더 강화시켰다. '죄들을 범하므로 하나님에게서 떠난 자들은 하나님 은혜로 격려와 도움을 받아 칭의를 향하게 된다'며 칭의가 '과정'임을 명확히 했다"고 전했다.

리포르만다 로마가톨릭 종교개혁 학술회
▲라은성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유유미션 제공
라은성 교수는 "로마가톨릭교회는 현대에 이르러 세속적 흐름에서 밀리지 않으려 몸부림친다. 20세기 프로테스탄트에서 일어난 신정통주의와 자유신학을 수용해 교황 제도를 유지하려 하나, 이는 현대철학의 영향을 받아 나온 것"이라며 "로마가톨릭주의는 제2차 바티칸 종교회의를 통해 자국어 예배, 성찬 개혁, 만인제사장 등을 수용했지만, 트리엔트 종교회의 당시에서 결코 물러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라 교수는 "로마가톨릭교회가 우리의 개혁신학과 칭의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지 의문스럽다. 그렇다 보니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를 향해 '껍데기만 바뀌었을 뿐'이라고 속으로 조롱하고 있을 수 있다"며 "그 속에서 참 신앙과 거짓 신앙이 드러나는 것이기에, 우리는 그런 조롱을 오히려 기쁘게 여겨야 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현대 로마가톨릭교회의 5가지 세계관

윤춘식 교수(아신대, 라틴선교연구원장)는 '현대 로마가톨릭교회의 5가지 세계관'을 소개했다. 그는 "라틴아메리카에서는 기존 주류인 가톨릭 교세가 둔화되고 오순절교회가 약진하고 있다"며 "오순절파 교인들은 가톨릭 신자들에 대한 개종에 관해 의무감을 갖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가톨릭교회를 비판하기에 앞서 그들의 세계관을 알아보는 일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5가지 세계관 중 첫째인 '시대적 상황에 적응 또는 현대적 적용'을 뜻하는 아조르나멘토(Aggiornamento)에 대해선 "로마가톨릭교회는 아조르나멘토를 통해 교회 쇄신을 시도하나, 개혁자들이 주창한 '오직 성서, 오직 은혜, 오직 믿음'에 대해 단죄하면서 전통과 7성사, 성직제도 및 선행 등을 구원에 불가결한 매개로 천명하는 가톨리시즘을 재표방했다"고 했다.

'토착화'를 뜻하는 인쿨투라시오(Inculturatio)에 대해선 "어떤 민족의 문화를 숙고하면서 전례 형식을 그 나라에 적용하는 것을 통칭한다", '포용에 의한 관용주의'를 말하는 톨레탄시아(Tolerantia)는 "타종교에 대한 상대주의적 입장을 표명하고, 모두를 포용하는 포용주의 세계관을 대변한다"고 말했다.

리포르만다 로마가톨릭 종교개혁 학술회
▲윤춘식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유유미션 제공
'공동생활'을 의미하는 꾸르실료(Cursillo) 운동은 "우주만상 안에 함께하시는 하나님 형상을 본래 모습으로 회복하려는 교회운동", '성체성사'를 이야기하는 사크로산토 유카리스티에(De Sacrosanto Eucharistiae)는 "신비를 강조하고 있고, 빵과 포도주의 형상 안에 그리스도의 희생, 그리스도의 몸과의 일치, 그리스도의 현존을 경험하는 세계관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가톨릭교회는 라틴아메리카의 토착 문화에 너무 민감하게 적응함으로써 복음의 의미 자체를 변질시킬 위험이 있다. 이 위험은 가톨릭의 현주소가 갖는 위험과 별개인 신학적 표류를 뜻한다"며 "무분별한 '적용주의'는 기독교 신앙과 관계없는 이방문화까지 유기적 관련을 맺기 때문에, 풍속이나 절기의 이교적 의미를 구분하지 못하고 복음의 본질 자체도 적용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했다.

◈개신교와 로마가톨릭의 교리 차이

차영훈 교수(브니엘신학교)는 '개신교와 로마가톨릭의 교리 차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는 "로마가톨릭교회와 개신교회는 같은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 성경을 갖고 있음에도, 극명한 교리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분명한 것은 로마가톨릭의 대부분 교리들이 성경의 시각으로 볼 때 근거가 박약한 주장이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차 교수는 먼저 만인보편구원주의에 대해 "로마가톨릭은 예수 그리스도가 없어도 얼마든지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며 "개신교와 로마가톨릭의 가장 큰 차이는 구원론이다. 로마가톨릭은 행위로 구원받게 됨을 가르치지만, 개신교와 '역사적 기독교'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오직 예수'만이 구원의 길이라 믿는다"고 했다.

'마리아론(Mariology)'에 대해선 "로마가톨릭은 마리아를 구원의 중보자로 주장하고, 마리아의 신적 위치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확정된 예수 그리스도와 쌍벽을 이룬다"며 "그 명분은 평생 동정녀 교리와 무원죄 교리, 중보자 교리, 승천 교리"라고 했다.

리포르만다 로마가톨릭 종교개혁 학술회
▲차영훈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유유미션 제공
'교황무오설'은 "로마가톨릭은 교황이 오류 없는 인간으로 믿는다. 교황의 결정은 절대적이고, 교회의 동의가 필요 없으며, 타인의 승인도 필요 없다"며 "그 신학적 핵심 요지는 교회와 교황, 공의회의 결정과 가르침, 교도권 내용이 성경의 가르침에 명백히 위배될 때 신자가 이를 거부하고 항의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성토했다.

이외에도 사도적 계승론, 원죄와 칭의 교리, 교회관, 세례, 연옥과 죽은 자들을 위한 미사 등을 거론하면서 "하나님께서는 성경과 함께 세상의 모든 학문과 전통을 허락하셨고 성경과 함께 다른 것에도 진리와 생명은 존재하지만, 로마가톨릭 교리는 세상의 모든 것을 동원해 진리와 생명을 주장하고 있지만 진리가 없는 곳에서 진리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후 최덕성 총장(브니엘신학교)과 최더함 교수(바로선교회)는 각각 지난 10월 본지에 소개된 '프로테스탄트교회와 로마가톨릭교회의 재결합을 향한 대화: 아조르나멘토 교회론에 대한 베커와 설리번의 논쟁을 중심으로'와 '남북통일과 교회의 일치'를 각각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