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종교인
▲문재인 대통령과 종교 지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세 번째가 김영주 목사, 오른쪽 두 번째가 엄기호 목사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6일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소속 7대 종단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나눴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에 따르면 이날 오찬에는 개신교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직전 총무인 김영주 목사가 참석했다.

이 밖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한은숙 교무, 유교의 김영근 성균관장, 천도교 이정희 교령, 민족종교협의회 박우균 회장이 함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가난한 피난민이 된 제 모친에게도 종교는 커다란 의지처가 되었다"며 "저 역시 종교의 가르침을 통해 사람에 대한 차별없는 사랑과 겸손을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또 "국민들의 대단한 저력으로 촛불혁명이 이어졌고 장기간 동안 문화적 방식으로 집회가 이어졌다"면서 "촛불혁명이 평화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종교지도자들의 덕분이 크다"고 했다.

특히 엄기호 목사는 "솔로몬의 성전에는 금은 그릇도 필요하지만 부지깽이도 필요하다. 이사갈 때 연탄집게를 버리고 가면 이사 가서 당장 새로 사야한다. 도저히 나쁜 사람은 안되겠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불구속 수사하거나 풀어주셔서 모든 사람들이 어울어질 수 있도록 탕평책을 써달라. 화합차원에서 풀어주시면 촛불혁명이 어둠을 밝히듯 어두운 사람들도 신뢰의 마음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탕평부분은 정말 바라는 바다. 그러나 대통령은 수사나 재판에 관여할 수 없고, 구속이냐 불구속이냐 석방이냐 수사에 개입할 수 없다"며 "다만 국민과 통합을 이루어 나가려는 노력은 계속 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 "정치가 해야할 중요한 핵심이 통합인데 우리 정치문화가 통합과는 거리가 있다. 당선뒤에 통합을 위해 계속 노력해왔지만 정치가 못하고 있으니 종교계가 우리사회 통합을 위해 더많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과 관련해 "북한핵은 반드시 해결하고 압박도 해야하지만 군사적 선제타격으로 전쟁이 나는 방식은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 우리의 동의없이 한반도 군사행동은 있을 수 없다고 미국에 단호히 밝힌 바 있다"고 했다.

이어 "남북관계를 위한 정부 대화는 막혀있는 만큼 종교계와 민간에서 물꼬를 터야한다. 북이 종교계와 민간분야의 방북신청을 번번히 거부해오고 있다. 그러다 이번 천도교 방북이 처음 이루어졌다. 그것이 물꼬가 될 수도 있고, 북한이 평창에 참여하면 스포츠분야에서 대화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또 강원도가 지자체 차원에서 대화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찬은 김영주 목사의 기도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