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발로쉬
매년 수많은 크리스마스 앨범이 쏟아져 나온다. 종교의 영역을 뛰어넘어 노래 좀 한다 하는 가수들이라면 크리스마스 앨범을 내지 않은 가수가 없을 정도로 많은 앨범이 나와 있다. 아마 단일 브랜드로 크리스마스 앨범만큼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앨범은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10여 년 전부터 크리스마스 앨범을 모으고 있는데, 세어보지 않았지만 그 동안 모은 앨범이 400장 가까이 되는 것 같다. 많은 크리스마스 앨범을 소장하고 있지만 이맘때가 되면 또 어떤 앨범이 나올지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가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된다.

크리스마스 앨범을 접할 때 우리 안에는 양면의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한 면은 크리스마스 앨범은 크리스마스 앨범다운 원래의 분위기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같은 곡이지만 식상하지 않고 어떻게 새롭고 신선하게 표현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폴 발로쉬의 [Christmas Worship Vol 2]는 어쩌면 위에서 언급한 양면을 만족시킬 수 있는 특별한 앨범이 아닐까 생각된다. 2013년에 발매된 전작(Christmas Worship)의 연장선에 있는 이번 앨범은 전통적인 캐롤 곡과 현대적인 예배 곡을 연결하여 환상적인 조합을 만들어 지역교회에서 성탄절에 활용할 수 있는 아주 실질적인 예배소스를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필자가 알기로 폴 발로쉬는 타미 워커와 함께 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예배사역의 실제적인 필요를 가장 모범적으로 섬기고 있는 예배인도자다. 예배인도자로서 생각할 때 이런 앨범의 구성은 예배를 알지 못한다면 감히 시도할 수 없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앨범을 살펴보면 1번 트랙은 All Sons & Daughters팀이 피처링으로 참여하여 컨트리풍의 편안함으로 'Joy To The World(기쁘다 구주 오셨네)'와 Our God Saves(구원자)를 연결하여 성탄 찬송가와 현대적인 예배 곡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2번 트랙은 헨델의 오라토리오 'For Unto Us a Child is Born'과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내 맘에 눈을 여소서(Open the Eyes of My Heart)'의 후렴부분을 연결하고 있다. 곡의 후반부에 두 개의 곡 일부분이 서로 대구를 이루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3번 트랙은 찬송가 'Angels From The Realms Of Glory'와 'Emmanuel'인데, 임마누엘은 호산나(Hosanna)를 크리스마스 가사로 개사한 곡으로 개사된 부분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임마누엘, 임마누엘 주님은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 와서 경배해 새로 태어나신 왕 그리스도를 경배해 하나님 함께 하시네 지금 여기 그의 사랑이 함께 하시네'.

4번 트랙은 성탄 곡 중 너무나 유명한 'O Holy Night(오 거룩한 밤)'과 앨범의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는 Michael Rossback이 함께 작곡한 'Love Shines Bright'로 전작에도 참여한 바 있는 캐서린 스캇(Kathryn Scott)이 함께 하여 더 풍성한 하모니를 만들고 있다. 그 외에 주목한 만한 곡은 7번 트랙은 'It Came Upon A Midnight Clear(그 맑고 환한 밤중에)' & 'Glorious'다. 찬송가 전체가 verse 역할을 했고, 나머지 기존의 곡이 후렴 역할을 하고 있다. 8번 트랙 'Newborn King'은 그래함 켄드릭(Graham Kendrick)과 함께 작업한 곡으로 크리스마스 버전으로 개사해서 부르고 있다. 9번 트랙은 'The First Noel(저들 밖에 한밤중에)'와 'Above All(모든 능력과 모든 권세)'의 조합이다. 이 곡의 공동 작곡자인 Lenny LeBlanc이 함께 불렀는데 레니가 만든 코러스(십자가 고통 당하사...) 부분은 생략하고 verse부분만 사용했다. 10번 트랙은 'Silent Night(고요한 밤)'이다. 기존의 찬송가를 중간 중간 편곡해서 담아 놓았고, 11번 트랙은 'Silent Night(고요한 밤)'을 기타로 편곡한 곡이다. 12번 트랙은 새로운 곡 'When Love Crossed Over'다. 폴의 아내인 Rita Baloche가 작곡했고 Madison Cunningham이 피처링으로 참여하고 있다. 감미롭고 몽환적인 느낌이 성탄의 경건한 분위기를 담고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호산나의 라이브 워십을 통해 알려졌지만 폴 발로쉬는 호산나 시리즈가 시작하기 이전 마라나타 뮤직에서부터 예배음악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고, 세 번의 도브상(Dove Award)을 수상했으며 "Open The Eyes Of My Heart", "Hosanna", "Our God Saves", "Your Name", "A New Hallelujah" 등 수 많은 예배 곡을 통해 교회를 섬기고 있는 신실한 예배인도자다. 특히 이번 앨범을 리뷰 하면서 본 전통적인 캐롤과 현대적인 예배음악의 조화를 통해 예배로 접근한 폴의 시도는 성탄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어가는 이때에 우리에게 성탄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고, 성탄의 주인공이신 예수님을 감사와 기쁨으로 맞이하며 경배하도록 길을 안내하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예배인도자, 워십빌더스 대표 박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