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봉사에 적극적인데 왜 ‘진정성’ 못 전하나?

이대웅 기자 입력 : 2017.12.04 16:19

‘한국교회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결과 발표

한국교회봉사단 10주년 세미나
▲지용근 대표(맨 오른쪽)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한국교회봉사단 10주년 기념 '한국교회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결과 발표' 세미나가 '하나되어 섬기는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4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는 1부 '한국교회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국민인식'과 2부 '한국교회봉사단 10주년 의미와 과제' 순으로 각각 진행됐다.

지용근 대표(지앤컴리서치)는 '한국교회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결과'를 보고했다. 조사는 만 19세 이상 전 국민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16~19일 4일간 진행됐다.

설문 결과 국민들은 "우리나라 종교가 사회봉사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종교의 사회봉사 활동에 대한 질문에 '활발하다'는 응답자가 69.4%로, '활발하지 않다' 26.6%의 2.5배에 달했다.

'사회봉사 활동은 종교의 본질적 사명 가운데 하나'라는 응답은 67.0%로, '그렇지 않다'는 33.0%의 2배 이상이었다.

'사회봉사 활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하는 종교'를 묻는 질문에는 29.2%가 기독교(개신교)라고 답했다. 이어 천주교가 20.2%였으며, 불교는 3.8%에 불과했다.

한국교회봉사단 10주년 세미나
그러나 '사회봉사 활동을 가장 진정성 있게 하는 종교'로는 천주교를 29.3%로 가장 많이 꼽았다. 기독교는 13.0%에 불과했으며, 불교는 6.5%였다. '비슷하다'는 22.3%, '모르겠다'는 28.8%였다.

'사회봉사 활동에 가장  전문성 있는 종교'를 묻는 질문에도 천주교를 22.9%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했다. 기독교는 16.3%, 불교는 3.5%였고, '비슷하다'는 22.4%, '모르겠다'는 34.8%였다.

'전반적으로 사회봉사 활동을 가장 잘하는 종교'로도 천주교(24.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기독교가 21.2%로 뒤를 이었으며, 불교는 3.8%, '비슷하다' 20.6%, '모르겠다' 30.0% 등이었다.

위 질문에 '기독교'를 선택한 이들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가장 활발하게 봉사하는 종교라서'가 50.1%, '가장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봉사하는 종교라서' 30.2% 등이 높은 비율이었다. 이 외에 '가장 순수하게 봉사하는 종교라서' 9.0%, '내가 믿는 종교라서' 5.6%, '내가 평소 호감을 갖고 있는 종교라서' 3.4% 등의 답이 나왔다.

'천주교'라고 답한 이들은 '가장 순수하게 봉사하는 종교라서'가 55.2%로 압도적이었으며, '가장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봉사하는 종교라서' 28.7%, '가장 활발하게 봉사하는 종교라서' 6.7%, '내가 평소 호감을 갖고 있는 종교라서' 5.0%, '내가 믿는 종교라서' 3.2% 등이었다.

기독교의 사회봉사 활동에 대한 호감도는 45.8%였으며, '호감 가지 않는다' 42.6%와 엇비슷했다. 호감 이유로는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해서'가 43.9%로 높았고, '활발하게 해서' 17.6%, '봉사자들이 헌신적으로 봉사해서' 15.9%, '이웃을 사랑하는 진정성이 느껴져서' 10.1%, '꼭 필요한 곳에 도움을 주어서' 8.5%, '봉사자들이 겸손한 자세를 보여서' 4.0% 순이었다.

'비호감' 응답자들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전도 수단으로 삼아서' 40.0%, '보여주기 식으로 활동해서' 32.4%, '형식적이어서' 16.3%, '활발하지 않아서' 11.3%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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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사회봉사 활동 지향 분야'를 물은 결과, '지역사회의 필요와 욕구에 맞는 분야'를 32.6%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후 '해외보다 국내의 불우이웃' 24.7%, '다른 봉사단체가 하지 못하는 일' 17.8%, '단순 구제사업보다 복지시설 운영' 11.2%, '교회 연합 사회봉사 활동' 6.5% 순이었다.

'기독교의 사회봉사 활동 지향 방향'으로는 '취약계층 직접 지원'이 57.2%, '사회복지시설 지원·운영' 22.9%, '사회적 불평등 개선 활동'이 19.9% 순으로 나타났다.

기독교인(229명)에게 '소속 교회의 현재 예산 비율'을 질문했더니 '모르겠다'가 67.2%로 가장 많았으며, 1-10%가 16.4%, 11-20%가 7.0%, 31-50%가 4.8%, 21-30%가 3.7%, 0%가 0.7%, 51% 이상이 0.3%였다. 평균은 17.8%였다.

그렇다면 교회가 사회봉사 활동에 어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지 물은 결과, '모르겠다(44.9%)'를 빼고는 1-10%가 16.4%로 가장 높았다. 이어 31-50%가 12.8%, 11-20%가 11.0%, 21-30%가 10.7%, 51-70%가 4.9%, 71% 이상이 1.1% 순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지용근 대표는 "기독교계는 개교회들이 지금까지 사회를 위해 많은 봉사활동을 진행해 왔으나, 기독교인들의 봉사 활동은 통합적이지 않고 교회별로 분산돼 있어 사회적으로 한국교회의 대사회 봉사 활동이 종합적으로 인식돼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후 '한국의 사회봉사 활동과 그 결정요인'이라는 제목으로 설문 결과를 분석한 조흥식 교수(서울대)는 "성별과 연령에 따른 사회봉사 활동 관련 문항을 보면, 남성이 여성에 비해 사회봉사 활동에 참여할 의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연령대가 낮을수록 사회봉사 활동의 활성화 정도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한 만큼, 20-30대 남성을 대상으로 인식을 제고해 참여 의향을 높이고, 참여 독려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조 교수는 "기독교인들은 비기독교인들에 비해 사회봉사 활동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참여 경험 및 의향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종교의 사회봉사 활동 활성화 정도에 대한 인식도 높았으며, 기독교 사회봉사 활동에 대한 호감도도 높았다"며 "특기할 만한 점은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의 사회봉사 활동에 대한 호감도 차이가 매우 크다는 것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할 기독교의 사회봉사가 비기독교인들로 외면받고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독교 사회봉사 활동은 진정성과 전문성에 있어 천주교보다 호감도를 얻지 못했고, 전도 혹은 보여주기 식의 봉사로 인식되고 있다"며 "기독교는 단순히 사회봉사 활동의 양적 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사회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진정성 있는 봉사의 모습이 될 수 있도록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국교회봉사단 10주년 세미나
▲조흥식 교수(왼쪽)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조흥식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제대로 된 사회봉사 활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사회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개인도, 기관도 자신의 유익이 아니라 타인의 유익을 생각하는 '진정한' 자세가 있어야 하고, 사회봉사 활동의 목적을 잊지 않으며,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방법을 모색하는 자세도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독교인이 실천하는 사회봉사 활동의 기본이 되는 정신은 '자발주의 정신'과 '민주주의 정신', '성령 충만'이라며 "이런 사회봉사 활동을 잘 하고자 할 때, 그리스도인들은 활동의 주된 관심을 하나님의 생명존중에 두고 성령의 도움과 민주주의의 방법을 존중하며, 효과적 활동을 위해 단순한 봉사 이상의 전문 기술과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자원과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2부에서는 정병준 교수(서울장신대)가 '한국교회봉사단 10년 사역의 회고와 의미', 이준우 교수(강남대)가 '한국교회봉사단의 향후 과제'를 각각 발표했다. 전체 사회는 김동배 교수(디아코니아포럼 회장)가 맡았다.

세미나 전 인사를 전한 손인웅 목사(한국교회봉사단 상임고문)는 "한국교회가 연합하고 일치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울 수 없다. 노력할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오늘 주제가 '하나되어 섬기는 한국교회'인데, '섬기면서 하나되는 한국교회'로 바꿔보자. 봉사하는 사람들은 다른 생각 안 하고 열심히 일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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