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청와대, 낙태죄 관련 교묘한 방법으로 사실 호도”

이대웅 기자 입력 : 2017.11.29 14:46

낙태죄 폐지 청원 청와대 조국
▲조국 수석이 영상에서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영상 캡처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측에서 낙태죄 폐지 청원과 관련해 계속해서 강력한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주교회의 측은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의 26일 낙태죄 청원 폐지 답변과 관련,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신중절(낙태)에 대해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는 내용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에 28일에는 외신에 인용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해당 인터뷰 번역문을 제공했다. 주교회의 측은 해당 인터뷰에 대해 "가톨릭 잡지 '라 치빌타 카톨리카(La Civiltà Cattolica)' 2013년 9월호에 게재된 것"이라며 "'새로운 균형점'이 언급된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의 번역문을 재확인하고 교정 작업을 거쳐 번역문을 제공한다"고 했다.

교황은 당시 "낙태, 동성결혼, 피임 방법 사용과 관련한 문제만 고집할 수 없다. ... 그 문제에 관해 교회의 가르침은 명확하고, 저는 교회의 아들이다. 그러나 그 문제를 줄곧 말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새로운 균형점' 언급 부분에선 "선교 형태의 선포는 본질적이고 필요한 것에 집중된다. 또한 더욱 매력적이고 강하게 끌어당기는 것, 엠마오의 제자들에게 그랬듯 마음에 불을 댕기는 것"이라며 "따라서 새로운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낙태에 대한 생각 변화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셈이다.

이에 주교회의 측은 지난 27일 조국 민정수석의 해당 발언에 대해 "국민에게 마치 천주교가 작금의 낙태죄 폐지와 관련하여 새로운 상황이 전개된 만큼 긍정적으로 논의할 수도 있으리라는 착각을 갖게끔 하며, 매우 교묘한 방법으로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또 "한국 천주교회는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사실을 바로잡아 줄 것을 촉구한다"며 "가톨릭교회는 낙태 역시 인간의 생명을 죽이는 유아 살해이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태아의 생명이 침해당할 수 없다는 입장임을 다시 한 번 명확히 밝힌다"고 전했다. 다음은 주교회의 측이 공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 원문과 한국어 번역문.

[한국어 번역문]

"우리는 낙태, 동성 결혼, 피임 방법의 사용과 관련한 문제만 고집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불가능합니다. 저는 이런 것들에 관해 많은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점에 대해 저를 질책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에 관해 말을 할 때, 우리는 맥락에 맞추어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문제에 관하여 교회의 가르침은 명확하고, 저는 교회의 아들입니다. 그러나 그 문제를 줄곧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교회의 교의적 도덕적 가르침들이 모두 동등한 것은 아닙니다. 교회의 사목은 일관되게 제시되어야 하는 다양한 교리를 서로 연결 없이 전달하는 일에 집착해서는 안 됩니다. 선교 형태의 선포는 본질적이고 필요한 것에 집중됩니다. 또한 더욱 매력적이고 강하게 끌어당기는 것, 엠마오의 제자들에게 그랬듯이 마음에 불을 댕기는 것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균형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의 도덕적 뼈대까지도 짚으로 만든 집처럼 무너질 위험이 있고, 복음의 신선함과 향기를 잃고 맙니다. 복음적인 제안은 더 단순하고 깊고 발산적이어야 합니다. 이런 제안들에서 도덕적인 결과들이 나옵니다."

<이탈리아어 원문>

«Non possiamo insistere solo sulle questioni legate ad aborto, matrimonio omosessuale e uso dei metodi contraccettivi. Questo non è possibile. Io non ho parlato molto di queste cose, e questo mi è stato rimproverato. Ma quando se ne parla, bisogna parlarne in un contesto. Il parere della Chiesa, del resto, lo si conosce, e io sono figlio della Chiesa, ma non è necessario parlarne in continuazione».

«Gli insegnamenti, tanto dogmatici quanto morali, non sono tutti equivalenti. Una pastorale missionaria non è ossessionata dalla trasmissione disarticolata di una moltitudine di dottrine da imporre con insistenza. L'annuncio di tipo missionario si concentra sull'essenziale, sul necessario, che è anche ciò che appassiona e attira di più, ciò che fa ardere il cuore, come ai discepoli di Emmaus. Dobbiamo quindi trovare un nuovo equilibrio, altrimenti anche l'edificio morale della Chiesa rischia di cadere come un castello di carte, di perdere la freschezza e il profumo del Vangelo. La proposta evangelica deve essere più semplice, profonda, irradiante. È da questa proposta che poi vengono le conseguenze mora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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