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세미나에 임하고 있는 소강석 목사 ⓒ김진영 기자
왝더독(Wag the dog). 꼬리가 몸을 흔드는 현상. 그 동안의 고정관념을 뒤집어 주객이 전도된 것을 말한다. 주류 언론 매체보다 SNS의 영향력이 커지고, 경영주 보다는 노동자가, 대기업 보다는 하청·합력업체가 더 존재감을 발하는 시대.... 바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전망한 2018년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이것을 교회에 적용하면 어떨까?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는 27일 새에덴교회에서 열린 2018년 목회계획 세미나에서, 교회가 이 같은 '왝더독'의 시대 흐름을 간파하고 여기에 발빠르게 대처해야 함을 역설했다.

우선 사람들은 일명 '워라밸'을 삶의 중요한 요소로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워라밸이란 일(Working)과 삶(Life)의 균형(Balance)을 뜻한다. 즉, 과거 일에만 몰두했던 것에서 벗어나 소위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게 되고, 설사 금전적 보상이 조금 못하더라도 복지와 휴일이 있는 직장을 선택하는 것이 워라밸적 사람들의 특징이다.

소강석 목사는 "일이 주지 못한 만족을 찾는 이들에게 교회가 그것을 충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교회가 중직자 중심에서 벗어나 약자와 소외된 사람들에게 더 다가가야 하며, 저녁과 밤 예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새로운 시대를 대표하는 말들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나만의 케렌시아'(나만의 아늑한 휴식 공간; 케렌시아는 소가 투우사와의 결전을 앞두고 잠시 쉬는 공간을 뜻한다), '가심비'('가성비'와 견줄 수 있는 말로, 성능보다 심리적 요인을 더 중요시 하는 소비성향)를 들 수 있다.

소강석 목사는 "교회가 과연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줄 수 있을지, 지치고 힘든 일에게 아늑한 휴식의 공간이 되어줄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어떤 것보다 높은 만족감을 줄 수 있을지가 2018년 목회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런 목회계획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할 수 있지만 교회와 복음이 가진 본질은 결코 변할 수 없다고 소 목사는 강조했다. 오히려 교회가 커지고 그 사역의 영역이 복잡해 질 수록 '몸으로서의 교회'라는 자기정체성을 더욱 굳건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처치 플랜팅'을 주문했다. 구태의연했던 기존의 모습에서 탈피해 교회 다운 교회를 다시 세우는 시대적 사역이다. 그러자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살아 움직이는 말씀과 성령의 능력이라고 소 목사는 역설했다. 그런 점에서 교인들의 심장을 뛰게 하는 설교가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러나 단지 하나의 교회가 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소 목사는 "공교회를 세워야 한다"면서 "아무리 개교회가 잘 서도 전체 목회 생태계가 파괴되면 결국 그 교회도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지역의 교회들과 연합할 수 있는 공교회적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