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사람이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나?

입력 : 2017.11.19 19:46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에 대한 성경적 관점과 목회적 지침⑥

* 본지는 황성철 박사(전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가 지난 4월 27일 서울 동광교회(담임 김희태 목사)에서 열린 예장 합동(총회장 전계헌 목사) 개혁신학대회에서 발표한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에 대한 성경적 관점과 목회적 지침'이라는 논문을 연재합니다.

황성철
▲황성철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Ⅴ. 결혼과 이혼에 관련된 목회적 지침

교인들의 결혼과 연관되어서 파생되는 문제들은 복잡하기도 하고 여간 마음이 쓰이는 문제가 아니다. 특히 이혼하는 일이 이제는 교회 안에서도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가고 있어서 목회적으로 다루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교회와 세상, 말씀과 이성, 두 사이에서 교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세상적인 관점으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목회자가 이런 교인들을 말씀으로 바르게 지도하는 일은 설교를 준비하는 일보다 더 어려울 때가 많다.

목회자들의 이런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려는 목적에서 목회에서 가장 빈번하게 부딪치는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과 연관된 문제들을 질문형식을 빌려 사례별로 다루어 보았다.

1. 이혼한 사람이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가?

본 교단 총회결의로 결혼식을 올릴 수 없지만 재고되어야 한다. 1973년 대한예수교장로회 제58회 총회의 결의[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합동)는 1939년 조선예수교장로회 제28회, 1952년 대한예수교장로회 제37회 그리고 1973년 대한예수교장로회 제58회 총회에서 주일은 물론 평일, 예배당과 부속 건물까지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결의는 1644년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과 본 교단 헌법보다 강경한 결의이다. 원래 「예배모범」에는 교회 결혼식을 금하지 않았으며 금식일과 주일만 금하고 있다. 그러나 58회 총회결의는 원천적으로 교회에서 결혼식 올리는 것을 금지했다.]는 일절 교회당이나 교회 부속건물도 사용을 못하도록 금지했다. 현행 총회 「표준예식서」가 지교회의 예배와 예식에 큰 공헌을 하여온 것은 사실이지만 다양한 목회 환경과 교인들의 목회 수요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사실이다. 그래서 2006년 제91회 총회에서는 이런 점들을 재검토하고 보완하기 위한 헌의를 상정했지만 부결되었다.

그런데 총회에서의 부결과 일선 교회현장과는 괴리가 있다. 일선교회는 교인들의 요청을 외면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합당한 사유로 이혼한 교인이 교회에서 결혼하기를 원할 때 교회가 안 된다고 거절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부도덕한 죄(음행)로 이혼을 당한 사람이 요청할 때는 교회가 거부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성경적으로 결백한 이혼자의 결혼식까지 막는 것은 재고되어야 한다.

신학과 그 신학에 근거한 결의는 이혼한 사람의 결혼식을 교회에서 할 수 없다고 막지만 예수님은 그런 규정을 언급한 일이 없다. 오히려 예수님은 마태의 집에 앉아 식사하실 때 "너희 선생은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잡수시느냐"(마9:10-11)는 힐난을 받고 이에 예수님은 "내가 긍휼을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노라 하신 뜻이 무엇인지 배우라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9:13)고 반박하셨다. 예수님은 교회의 머리요 교회는 예수님의 몸(엡1:22-23)라면 긍휼을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않으시는 예수님이 주인이신 교회에서 교회의 지체되는 성도가 결혼식을 할 수 없다는 논리는 성경적이 아니다.

더욱이 합당하게 이혼한 결백한 사람이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없다는 것은 신학적으로는 맞을지 모르지만 성경적이지는 않다. 총회는 일선 교회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여 다양한 교인들의 목회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도록 기존 예식서를 재검토하고 보완해서 목회현실에 맞는 「표준예식서」를 제정해야 한다.

결혼은 판타지가 아니다
▲ⓒUnsplash 제공
2. 이혼한 사람이 일반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려고 할 때 목회자가 주례를 할 수 있는가?

주례할 수 있다. 합당한 사유로 이혼한 사람을 주례 못해줄 이유가 없다. 하지만 부적절한 행위(음행)로 인해 이혼한 사람은 신중해야 한다. 우선 그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참회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참회의 기준은 삶의 열매이며 또한 교회에서 동료 교인들에게 신앙의 본이 되고 덕을 끼치고 있는지의 여부다. 이러한 기준에 부합 된다면 주례를 하는데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이 문제의 결정은 목회자 자신의 기도와 신중한 판단 아래 내려져야 한다.

3. 이혼한 사람이 교회중직에 임직할 수 있는가?

원칙적으로 임직할 수 있다[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합동)는 장로의 피선거권에 대해 미혼 장로가 가능하도록 결의한 바 있다(2011년 제96회 총회). 이혼장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의한 바 없다]. 그러나 상대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이혼을 했는지 아니면 자신의 부정행위로 이혼을 당했는지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만일 합당한 이혼을 했으면 임직할 수 있다. 그럼에도 교회는 비록 이혼에 어떤 사유를 제공하지 않았을지라도 이혼한 결과에 대해 참회의 열매를 살펴보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교회가 합당하다고 판단이 되면 임직하는 데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그러나 부정행위로 인해 이혼을 당했다면 교회의 덕을 세우기 위해 교회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물론 그리스도의 피로 못 씻을 죄는 없다. 이혼을 당했어도 회개하면 하나님이 용서하시는 것은 성경적이다. 그러나 임직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고 거룩과 순결을 생명으로 하는 공동체다. 그러므로 일반 신자라면 몰라도 교회의 중직은 교회에 본이 되고 덕을 끼쳐야 하기 때문에 교회중직으로 섬기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4. 이혼이나 별거의 경우 교회는 시벌을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는가?

합당한 이혼인 경우는 시벌이 없다. 그럼에도 자숙하는 기간을 갖도록 교회가 권면하는 게 좋다. 그러나 이혼을 당한 경우는 깊은 참회의 시간을 가졌다고 해도 교회는 이 경우에는 시벌해야 한다. 시벌의 정도는 교회가 심사숙고하여 결정하는 게 좋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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