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고려총회 제63회 정기총회가 ‘이 수 년 내에 부흥케 하옵소서(하 3:2)’라는 주제로 24~26일 파주 고려신학교 아카데미캠퍼스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첫날 임
▲천 환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채영남 목사, 이하 한장총) 제35회 정기총회에서 당초 신임 상임회장 후보로 나서기로 했던 천 환 목사(예장 고신 증경총회장)가 상대 후보인 송태섭 목사(예장 고려개혁 증경총회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교세가 작은 교단의 후보자가 큰 교단의 후보자에게 자리를 양보한 경우는 몇 차례 있었지만 이번처럼 그 반대의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과열 선거'가 교계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고 있는 상황에서, 천 목사가 모범적 결단을 했다는 평가다.

천 목사는 "지난해 각 교단 총회가 끝나고 한장총 상임회장 후보를 배출해야 할 교단이 고신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본 교단에서는 총회장을 역임한 지도자 중에서 그 후보를 찾던 중 교단 통합에 기여했다는 근거로 부족한 저를 천거했다"며 "그러나 여러 이유로 수락할 수 없어 정중히 사양했다"고 했다.

그는 "금년에도 총회적 결의로 재차 후보자로 저를 천거했다. 정말 고민스런 일이 아닐 수 없었다"며 "한국교회 80%를 차지하는 4만여 장로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는 함부로 세워져서는 안 된다는 이유와 본 교회(예일교회)의 목양적 손실을 가져올 염려 때문에 거듭 사양했다"고 했다.

천 목사는 "하지만 총회가 결의한 일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주어졌기에 하나님의 뜻으로 당회를 걸쳐 수락했다"면서 "그러나 앞서 후보수락을 머뭇거리던 중 타교단에서 다른 후보자를 냈다는 걸 알았다. 말하자면 경선을 해야만 할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연합을 위한 단체에서 경합이나 경선을 하는 것이 한국교회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고민 끝에 상대후보를 만나보고 싶었다. 교단적 자존심이나 체면이 아니라 그분이 적임자라면 두 손 들어 기회를 드리고 싶어서였다. 내 예감이 적중했다"고 했다.

천 목사는 "상대후보는 군소교단에서 천거를 받으신 분이었다. 그러나 진정한 연합은 숫자나 힘의 논리에 있지 않다. 주님을 향한 섬김과 하나님의 원리가 우선돼야 한다"며 "작은 것에 소중한 가치를 둘 때 장로교는 진정으로 연합할 수 있다. 때문에 그분이 적임자라 생각했다"고 했다.

아울러 "뿐만 아니라 그는 무려 십수년을 연합기관에서 헌신하셨던 공로와 수고의 흔적을 갖고 계셨다. 밀알처럼 수고하신 분에게 기회를 드리는 것 또한 마땅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