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는 데는 혁명(revolution)과 진화(evolution)가 있다. 혁명은 밖의 힘에 의해 강제되는 것이고 진화는 내가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다. 진화하지 않으면 혁명을 당한다. 이런 현상을 참작하여 노인들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찾아보도록 하자.
①잔소리를 하지 말자: 아는 것도 모르는 척, 보았어도 못 본 척하라. 더 이상 세상이 내 맘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②큰소리로 말하지 마라: 내 주장과 소신을 내세우려 해도 쉽게 따라오지 않는다. 의견을 제시할 순 있으나 강요하진 마라. 그들의 생각은 나와 다르기 때문이다.
③어떤 경우든 남을 원망하지 마라: 특히 가족 중에 누구를 원망하고 미워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자신만 더 소외된다.
④생을 포기하지 마라: 너무 오래 살았다는 둥, 이 나이에 무얼 하겠냐는 둥, 자조적인 말로 자신을 잉여인간으로 규정하지 마라. 살아있는 것 자체가 생의 환희요, 감격이라고 생각하라.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어도 인생은 즐거운 것이다.
⑤노인이라는 이름으로 젊은이를 탓하거나 책망하지 마라: 젊은이들의 생활양식이나 사고방식이 노인들과 같다면 사회가 발전할 수 없고, 그 사람도 기대할 게 없다. 젊은이들의 문제는 젊은이들의 기준으로 이해하고 용납해야 한다.
⑥쉽게 삐치지 말자: 가족이나 타인들에게 원망과 섭섭함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범하게 넘어가라. 결국 그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연잎에 물방울 굴러가듯이 털어버리고 기억에 두지 말자.
⑦모든 것을 다 아는 척 하지 마라: 옛날 큰 공부를 했더라도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기 마련이고 현대 사회의 여러 정보는 옛날 고학력자들을 무식하고 무능하게 만들고 있다. 자꾸 옛날 이야기로 아는 체 하지 말자.
⑧응석부리지 말자: 어떤 모임이나 지하철 안에서 특별대우를 기대하지 마라. 똑같이 의무와 권리를 누려야지 나 중심으로 주변 사람들이 챙겨주기를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그 자체가 '갑'의 생각일 수 있다.
⑨밖에 나가서 가족들의 이야기는 삼가는 게 좋다. 특히, 자식이나 며느리 흉을 보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반대로 노인이 될수록 해야 할 의무사항들이 있다.
①마음의 짐을 내려놓아야 한다: 재산을 모으거나 지위를 얻으려면 경쟁을 해야 되는데 이제 그런 부담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것이 노인스러운 것이다.
②권위를 내려놓아야 한다: 노력해서 나이 먹은 것이 아니므로 나이 먹은 것을 자랑할 필요는 없다. 나이 든 것이 주는 것은 지위도 아니고 권위도 아니다.
③용서하고 잊어야 한다: 살면서 쌓인 미움과 서운한 기억들을 이제는 망각의 장으로 보내야 한다.
④항상 몸이나 옷의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마지막까지 남루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면 용모와 건강관리에 세심해야 한다. 목욕을 자주 하고 의복이나 모자, 구두 등을 잘 챙겨서 누추하게 보이지 않도록 하자.
⑤감수할 것이 있다: 돈이 부족한 데서 오는 약간의 불편함, 지위의 상실에서 오는 소외감과 자존심의 상처, 가정이나 사회에서의 존재감의 상실 등을 담담히 받아들여야 한다. 왕년에 나는 추억으로만 기억하라.
⑥신변을 정리하자: 죽은 다음에 유가족들이 해 주겠지 하지 말고, 소관 물건들을 깨끗이 정리하는 게 좋다. 특히 채무관계 등은 깔끔해야 한다.
⑦자식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금전적인 독립, 정서적인 의존 관계도 기대하지 말자. 자식도 결국 남이다. 제일 가까운 남일 뿐이다.
⑧시간을 아껴서 금쪽같이 귀하게 써야 한다: 노인의 시간은 곧 생명 자체다. 돈이나 금보다 귀한 것이다. 넋 놓고 보낼 수 없는 것이다.
⑨감사와 봉사해야 한다: 삶의 마지막은 누군가에게 의존해야 한다. 효성스런 직계 자녀가 없다면 더더욱 그렇다. 이 사회에 감사를 표하고 가족이나 교우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처신하는 게 좋다.
⑩참여하라: 끝까지 모임이나 교회(종교 활동),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라. 그리고 아쉬움 없이 작별하자.
김형태 박사(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