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전월산 한국불교문화체험관
▲해당 부지를 보도한 지역 온라인 신문 페이지 캡처.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는 15일 '정부의 무분별한 특정종교 지원이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운다'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다음은 그 전문.

최근 세종시민들은 성명서를 내고 '세종시 전월산 한국불교문화체험관 설립을 반대한다'고 천명했다.

이 내용에 의하면, 문화체육관광부가 54억 원의 국비를 지원하여 '한국불교문화체험관'을 행정수도인 세종시에 건립한다는 것이다.

이는 불교계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이곳 약 5,000평의 부지에 연면적 2,250평의 건물을 지어 전시실, 공연장, 종교체험시설 등을 만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약 180억 원의 재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행정수도인 세종시는 불교 인구가 고작 15%에 불과하며, 관내에는 다른 사찰들도 여럿 있다. 그런데 정부가 굳이 국민들 세금으로 불교를 위한 '체험관'을 만든다는 것은, 결국 정부 스스로 불교의 포교를 위해 국고를 낭비하는 것이 되며, '종교편향'에 앞장선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된다.

정부가 한국불교문화체험관을 세우려는 목적은 관광목적도 있겠으나 템플스테이 등 각종 불교행사를 위한 것으로, 결국 국가가 국민의 세금으로 불교를 우대하려는 것이다.

그런데다 한국불교문화체험관이 들어설 근처에는 국가의 중요 시설들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돼, 우리 행정수도가 마치 불교의 트레이드마크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는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없게 된다.

또 문제가 되는 것은, 정부는 지자체나 지역 주민들과 상의도 없이 이곳에 한국불교문화체험관을 허락한 것으로 알려져, 정부가 계획적으로 불교 진흥에 앞장서려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눈총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듯 정부가 무분별하게 기준과 원칙이 모호한 가운데, 특정종교 지원에 막대한 국고를 지원하게 되면, 결국 정부에 대한 불신은 물론 국민들 사이와 종교 간에도 불필요한 오해와 분란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는 세종시 시민들의 주장대로 '조계종의 세종시 전월산 한국불교문화체험관 설립을 반대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며, 정부에서는 이런 잘못된 관행을 하루 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어찌 국민의 혈세를 국론 분열에 사용하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