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가 14일 오후 7시 서울 광장동 장신대 미스바 광장에서 열리는 '명성교회 세습반대 기도회' 설교를 맡았다.

김 목사는 설교문을 SNS를 통해 미리 공개했다. '강도의 굴혈을 만들었도다(막 11: 15-19)'는 제목의 설교에서 그는 "담임목사의 아들에게 담임목사 자리를 넘겨주는 세습은 특권 중 특권이요 특혜 중에 특혜"라며 "오죽하면 목사 아버지를 둔 신학생은 성골, 장로 아버지를 둔 신학생은 진골, 그런 아버지가 없는 신학생들은 잡골이라는 서글픈 우스개 소리까지 나왔겠는가"라고 말했다.

김동호 목사는 "불의를 보고도 잠잠한 것은 동조의 죄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이 기도회를 앞으로 한국 교회의 주역이 되어야 할 신학생들이 열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오늘 이 기도회를 기점으로 우선 우리 교단의 모든 신학교에서 이런 모임이 일어나고, 다른 교단의 신학교에서도 일어나고, 이들과 뜻을 같이 하는 교인들이 참여하여 싸워야 합니다.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김 목사가 공개한 설교 내용.

명성 김삼환 김하나
▲김삼환 원로목사가 김하나 목사에게 안수기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강도의 굴혈을 만들었도다.
막 11: 15-19

유대교는 이스라엘의 국가종교였습니다.

때문에 유대교의 제사장들과 서기관 율법사등은 세상적으로 볼 때에도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제사장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일 년에 한 번씩 예루살렘으로 올라 와 제사를 드리고 가곤 했었는데 먼 곳에서부터 제사드릴 제물을 운반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교권을 잡은 자들이 저들의 편리를 도모해 준다는 명목으로 성전 안에서 제물들을 팔았습니다. 환전도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하여 엄청난 이권을 챙겼습니다.

예수님은 저들의 상을 엎으셨습니다. 내 쫓으셨습니다. 그리고 성전 안에서 물건을 가지고 다니지 말라 하셨습니다. 장사하지 말라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분내어 말씀하십니다. 만민이 기도해야만 하는 거룩한 성전을 강도의 굴혈로 만들었다고 말씀입니다.

요즘 우리 한국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교회 세습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습은 가난하고 힘들고 작은 교회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버지도 원치 않고 아들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아주 소수이지만 그런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그건 훌륭한 세습입니다.
문제가 되는 세습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말은 십자가를 지는 일이라 말하지만
눈가리고 아웅이 아니라 눈뜨고 아웅입니다. 거기에는 남에게 물려주기 싫은 이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신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교회 임지를 찾는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십니까? 겨우 겨우 부교역자 자리를 찾아 시무하여도 나이되어 담임목사 사역지를 찾는 일은 마치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습니다. 교인들 몇 십명만 모여도 이력서가 수십 장에서 수 백통이 들어오는게 요즘 우리 현실입니다.

그런데 담임목사의 아들에게 담임목사 자리를 넘겨주는 세습은 특권 중에 특권이요 특혜 중에 특혜입니다. 오죽하면 목사 아버지를 둔 신학생은 성골, 장로 아버지를 둔 신학생은 진골 그런 아버지가 없는 신학생들은 잡골이라는 서글픈 우스개 소리까지 나왔겠습니까?

교회가 커지면
소위 대형화되면
그 교회가 가지고 있는 힘은 상상을 초월하게 됩니다.

오늘 본문의 대제사장과 제사장들 서기관과 율법사 그리고 저들의 이런 저런 끄나플들이 누렸던 것과 똑같은 일이 교회 안에도 당연히 일어나게 됩니다.

명성교회와 같은 교회는 일 년 예산 만 수백억 원에서 천억원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거의 제왕적인 목회를 하고 있는 담임목사는 그 재정집행에 관한 가장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것도 부족하여 800억 원인가 얼마가인가하는 비자금까지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교회가 운영하는 이런 저런 기관들이 많아졌습니다. 병원, 재단등등. 그곳의 책임자가 되고 직원이 되는 것은 엄청난 이익이고 혜택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담임목사의 자녀, 가족, 하다못해 사돈 그리고 담임목사에게 충성(아부)하는 장로들이 차지하게 됩니다.
교회도 이미 강도의 굴혈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그런 교회를 엎으셨듯이
우리도 그런 교회를 엎어야만 합니다.
그와 같은 일을 해야 할 노회가 저들의 상을 엎지 못하고 보호해 주고 있습니다.
이번에 동남 교회에서 일어난 일은 명성교회 부자세습보다 더 슬프고 마음 아픈 일입니다.
그것을 막으려고 했던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이 쫓겨났습니다.
그리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노회를 장악하고 저들의 편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세습은 2013년 총회에서 금지된 총회의 법입니다.
무슨 헌법위원회(그것도 명성교회의 사주를 받은 것이라고 짐작되는)의 교인의 기본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위원회의 의견이 있었지만 아직 총회에서 다루어지지 않았고 결정된 바 없어서 세습금지는 아직 공식적인 우리 통합 측 교단의 법입니다.
교회가 그 법을 어기고
노회가 그 법을 어겼습니다.
어기는 과정에 마땅히 치리를 받아야만 할 일들이 교회와 노회 안에서 일어났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아직 총회가 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총회에는 명성교회가 속해 있는 동남노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수 많은 노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수 많은 교회의 당회들이 있습니다.
의식 있는 당회들이 노회에 헌의를 해야 합니다.
노회들이 이번에 불법을 저지른 명성교회와 동남노회에 대한 치리를 총회에 헌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총회는 그것을 가결해야 합니다.
그것이 정의입니다.
저들의 상을 엎고 성전 즉 교단에서 쫓아내야만 합니다.

불의를 보고도 잠잠한 것은
동조의 죄가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이 기도회를 앞으로 한국 교회의 주역이 되어야 할 신학생들이 열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 이 기도회를 기점으로 우선 우리 교단의 모든 신학교에서 이런 모임이 일어나고, 다른 교단의 신학교에서도 일어나고, 이들과 뜻을 같이 하는 교인들이 참여하여 싸워야 합니다. 끝까지 싸워야 합니다. 싸우되 끝까지 하나님의 식이 무엇인지, 방법이 무엇인지를 찾아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겨야만 합니다.
흥분하지 말고
교만하지 말고
냉정하게
침착하게
그러나
용감하게 싸워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저들의 편이시면
저들이 이길 것입니다.
하나님의 우리의 편이시면
우리가 아무리 보잘 것 없어 보여도
마치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 같아 보일지라도
계란에 바위가 깨지는 역사를 목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만민이 기도하는 집을
강도의 굴혈로 만든
당시 교권주의자들의 상을 엎으시고
성전에서 내 쫓으시고 성전을 다시 깨끗게 하신 예수님의 역사가
우리들의 이 작은 헌신을 통하여 우리 한국교회에도 나타날 수 있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