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암신학연구소 공개강연 학술세미나‘종교개혁의 정신과 한국교회 목회’
▲김경재 박사(혜암신학연구소 자문위원·한신대 명예교수)가 는 ‘우리는 보배를 담은 질그릇(고후 4:6-7)’를 제목으로 설교하고 있다. 사회를 맡은 김영한 박사(맨 앞 왼쪽)와 대표기도를 맡은 김균진 박사(맨 앞 오른쪽)ⓒ크리스천투데이DB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제5회 혜암신학연구소(소장 이장식 박사) 공개강연 학술세미나 ‘종교개혁의 정신과 한국교회 목회’가 11월 13일 오후 개최됐다.

1부 순서로 진행된 예배는 김영한 박사(혜암신학연구소 학술포럼위원장·숭실대 명예교수)의 사회 아래 김균진 박사(혜암신학연구소 <신학과 교회>편집위원장·연세대 명예교수)가 대표기도했다.

설교를 맡은 김경재 박사(혜암신학연구소 자문위원·한신대 명예교수)는 ‘우리는 보배를 담은 질그릇(고후 4:6-7)’이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하며 “중생을 체험했더라도 성화 과정이 지속되지 않으면 인간은 다시 세속화 된다”고 언급하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그리스도교인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되돌아보자고 권면했다. 1부 순서는 이장식 박사(혜암신학연구소 소장·한신대 명예교수)의 축도로 마쳤다.

김영한 박사는 혜암신학연구소에서 보수와 진보의 신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기적으로 강연회를 개최하는 것이 한국교회사적으로도 큰 의의가 있음을 밝히며 “반세기 전만해도 보수/진보 간 분위기가 살벌했던 한국교회인데, 교회는 여전히 연합이 어려운 모습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제 신학계는 이같이 함께 모여 학회를 열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2부 순서는 <종교개혁의 정신과 목회자의 설교>를 제목으로 정일웅 박사(전 총신대 총장·한국코메니우스연구소 소장)가 강연했고, 강근환 박사(전 서울신대 총장)가 <종교개혁과 목회자 리더십>을 제목으로 강연을 이었다.

정일웅김한옥박사
▲강연을 맡은 정일웅 박사(전 총신대 총장·한국코메니우스연구소 소장, 왼쪽)와 논평을 맡은 김한옥 박사(혜암신학연구소 편집위원·서울신대 교수, 오른쪽). ⓒ혜암신학연구소 제공

먼저 정일웅 박사는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총(Sola Scriptura Sola Fide Sola Gratia)’의 바탕 아래 믿음, 사랑, 소망이란 신앙본질을 일깨우며, 그리스도인이 교회뿐 아니라 세상 한복판에서도 복음을 선포하도록 했던 루터와 칼빈의 설교방향을 설명하며, 한국교회 강단의 설교패턴을 연대기적으로 구분하여 제시했다.

정 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해방 후 한국교회 설교는 교파분열과 경쟁, 신사참배와 성경관의 문제로 서로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설교가 집중됐고, 60-70년대 산업사회와 풀러신학교의 영향으로 교회의 수직성장과 축복지향적 기복적 설교가 많아졌다. 80년대 소위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개인과 사회 구원이 양분된 구원관에 의한 설교가 이루어졌고, 90년대 이후 세속화의 영향으로 사회적 가치관에 갇힐 뿐 아니라 신뢰를 상실하고 정체성의 위기에 당면한 상황이 문제로 떠올랐다. 정 박사는 이신칭의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믿음과 사랑(행함)이라는 이원구조로 인해 행동실천이 없게 된 것도 문제점으로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 박사는 전인구원(全人救援) 신앙을 일깨우는 교육목회적인 방향과 믿음, 소망, 사랑이라는 삼중관계의 균형과 조화 안에서 신앙을 일깨우는 방향의 설교로 실천적인 목표를 가질 것을 촉구했다.

이에 논평을 맡은 김한옥 박사(혜암신학연구소 편집위원·서울신대 교수)는 “정 박사님의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오직’과 같은 극단적인 강조가 또 다른 극단을 부르는 것은 아닌지, 긍정적인 면과 아울러 비평적으로 성찰돼야 할 것들도 고려해 새로운 초석을 놓는 것이 좋지 않을지, 경제적으로 피폐했던 성도들에게 ‘복 주시는 하나님’은 상황화면에서 평가돼야 하지 않을지, 현재 다양한 설교들이 들려짐에도 성경적이고 이상적인 그리스도인들이 줄어드는 이유가 과연 설교 때문인지 물음을 던지기도 했다.

김영한강근환박사
▲<종교개혁과 목회자 리더십>을 제목으로 강연 중인 강근환 박사(전 서울신대 총장, 오른쪽)와 사회를 맡은 김영한 박사(혜암신학연구소 학술포럼위원장·숭실대 명예교수, 왼쪽). ⓒ혜암신학연구소 제공

두 번째 강연을 맡은 강근환 박사는 칼빈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더한 후 칼빈을 중심의 목회에 초점을 맞추어 발표했다.

강 박사에 따르면 ‘제1기 제네바 시대(1536-1538)’는 무지와 도덕적인 부패가 만연했던 제네바에 신앙고백서와 교리문답서, 강력한 경건훈련이 나왔고, ‘스트라스브르크(Strassburgh) 시대(1538-1541)’는 피난민교회를 목회하며 사용된 예배의식서가 나와, 로마 카톨릭교회의 비성서적이고 미신적인 의식주의를 전적으로 배제했고, 관중처럼 수동적이었던 청중들을 예배에 적극 참여시켰다. ‘제2기 제네바 시대(1541-1564)’는 교회헌장(Ecclesiastical Ordinance)을 마련해 교회 직분을 목사, 박사 또는 교사, 장로, 집사 네 가지로 나누고 주요 임무를 둠으로써 섬김과 봉사공동체로 기초작업을 놓았다.

마지막으로 강 박사는 한국교회가 신앙고백적 교회인지 교리문답 교육과 경견훈련(권징제도)은 철저히 하는지, 교리교육과 신학교육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또 지원하는지, 설교에 복음의 말씀이 있는지, 성찬도 복음선포의 방도인데 이에 대한 인식과 시행이 있는지, 사회개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직분의 근본적인 사명을 다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다원적인 문화종교적인 상황에서 이에 부합한 선교전략”과 함께 “목회와 신학간 보다 상호협조적인 밀접한 유대관계성”이 요청된다고 했다.

이후정 박사
▲논평을 맡았던 이후정 박사(혜암신학연구소 편집위원·감신대 교수, 맨 오른쪽), (왼쪽부터) 김영한 박사, 정일웅 박사, 김한옥 박사, 강근환 박사. ⓒ혜암신학연구소 제공

이에 이후정 박사(혜암신학연구소 편집위원·감신대 교수)는 “바른 복음의 교리와 경건(거룩한 영성생활), 양육(성화)을 지도하는 사명은 불가결한 최고의 과제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강근환 박사님께서 적절하게 지적했다. 박사와 교사의 직분을 구별해 감당할 사람이 상당히 핍절한 형편”이라며 교인생활에 대한 방임·해이의 문제를 어떻게 개혁할지, 경건훈련·성화의 영성훈련이 평신도와 지도층 모두에게 진지하게 추구되고 있는지, 오히려 정치적 이득에 몰두하고 도덕적, 경건의 본과 헌신적 실천, 자기희생으로부터 너무 먼 것이 아닌지 문제를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초대교회 목사는 그리스도를 닮은 거룩한 자, 삶의 모델이 돼야 했다”며 목회자뿐 아니라 장로, 집사, 평신도도 섬김과 희생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자신의 역사적 사명을 다하는 직분자가 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을 강조했다.

이 외에 김균진 박사와 이장식 박사가 이어진 종합토론에 참여하면서 목회자부터 평신도를 포함한 참석자들과 소통했다.

한편 혜암신학연구소는 그리스도교의 신학과 교회의 선교와 관련되는 분야의 학문을 포함한 기독교 학문의 연구를 향상시키며 그 지평을 넓혀 교회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