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민족, 평화를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국가와 민족, 평화를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 '핵과 전쟁의 위협에서 우리를 건져 주옵소서!'가 12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개최됐다.

쌀쌀해진 날씨 가운데 4만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한 이날 기도회는 '평화의 그리스도, 민족의 희망'이라는 주제로 식전행사와 '국가와 민족의 위기극복을 위한 기도', '치유와 회복을 위한 기도',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 순으로 진행됐다. 기도회 장소인 올림픽주경기장을 가득 채우지 못한 것에 대해선 준비위 한 관계자는 “몇몇 교단과 기관에서 생각만큼 성도들과 함께하지 못했다”며 “책임의식이 아쉽다”고 전했다.

이날 기도회는 그 이름이 무색하게 메시지와 찬양, 퍼포먼스 중심으로 흘러갔으나, 마지막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에서 제대로 된 ‘기도’가 진행됐다. 해당 순서를 인도한 소강석 목사는 순서 중간마다 성도들에게 적극 기도를 요청했고, 2시간 정도 추위에 노출된 성도들은 하나님께 통성기도로 부르짖으면서 ‘열기’를 되찾았다. 소 목사는 “목회자들만이라도 무릎을 꿇고 기도하자”고 요청해 무릎을 꿇고 함께 기도하기도 했다.

식전행사는 공동상임대표대회장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원로) 사회로 애국가를 부른 뒤 장차남 목사의 기도회 개회 선언과 김원교·박경조·박종화·유충국·이용호·장상 목사 등의 양각나팔 후주, 환영사와 대회사, 축사, 격려사 등이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축사는 유만석 목사(수원명성교회)가 대독했다. 해외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은 "성도 여러분의 기도가 하나로 모아져 우리나라와 민족이 더욱 융성하고, 이 땅에 평화가 이뤄지길 소망한다"며 "정부도 북핵 문제를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궁극적으로 한반도에 평화와 공동 번영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와 민족의 위기극복을 위한 기도'에서는 공동준비위원장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사회로 합심기도와 찬송, 공동기도와 성경봉독, 7천 한국교회 연합찬양대(지휘 김이규)의 찬양 후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눈물의 기도(느 1:3-7, 마 18:18-20)'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국가와 민족, 평화를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
▲성도들이 기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장환 목사는 "대한민국 죽지 않았다. 한국교회 죽지 않았다. 한국 목사님들 아직 죽지 않았다"며 "매년 3천 곳의 교회가 문을 닫고 있다고 한다. 이제 대한민국 교회가 함께 기도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자녀들을 위해 새벽마다 기도할 때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총체적 위기를 위해 누가 울며 회개하며 기도하겠는가"라며 "지금 우리가 느헤미야처럼 눈물로 주님께 기도로 나아갈 때다. 기도하자. 기도하자. 기도하자"라고 당부했다.

'치유와 회복을 위한 기도'에서는 대표대회장 양병희 목사(영안장로교회) 사회로 공동준비위원장 이영훈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치유의 메시지(렘 33:1-3)', 대표대회장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가 '회복의 메시지'를 각각 전했다.

이영훈 목사는 "예레미야가 시위대 뜰에 갇힌 상황은 지금의 대한민국과 비슷하다. 북한은 계속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한다. 일본은 군국주의 부활로 재무장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 우선주의로 대한민국을 압박하고 있다"며 "국내 여론은 분열됐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동서남북 어디에도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 목사는 "그러나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어떠한 문제가 있더라도, 세상 사람들의 말 대신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을 바라보자"며 "환경을 바라보지 말고, 사람을 바라보지 말고, 문제를 바라보지 말고 모든 문제의 해결자요 치료자 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자. 우리의 치료와 회복은 하나님 말씀으로부터 임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와 민족, 평화를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
▲목회자들이 개회 선언을 하면서 양각나팔을 불고 있다. ⓒ이대웅 기자
오정현 목사는 "저는 기도가 이 민족을 보호한다고 확신한다. 휴전선 155마일과 해안선 850마일, 이 민족의 장래를 주님께서 보호해 주실 것"이라며 "기도하는 한 사람이 기도 없는 한 민족보다 강하다고 확신한다. 4대 강국의 힘보다, 북한의 핵보다 우리의 기도가 더 강하다고 확신한다. 한국교회 성도들의 눈물의 기도의 방향대로 이 민족이 흘러간다고 확신한다. 앞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손에 이 민족의 역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오 목사는 "하나님의 방법으로 통일돼야 후유증이 없다. 통일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인가. 전 세계를 향해 제사장 나라가 되는 것이다. 제사장은 자신을 위해 살지 않는다. 통일을 통해 세계 열방을 향한 제사장 나라가 돼야 한다"며 "세계 선교도 마무리해야 한다. 복음의 능력으로 남북을 통일하고 말씀으로 세계 선교를 마무리한다는 제사장적 관점에서 바라볼 때, 새로운 시야가 열린다. 피흘림 없는 복음적 평화통일의 꿈이 회복되고 실현돼야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고도 했다.

이후 공동집행위원장단인 교단 총회 사무총장과 총무 일동은 '국가와 민족, 평화를 위한 한국교회 실천강령'을 선포했다.

실천강령에서는 △핵과 전쟁의 위협에서 우리 민족을 건져달라고 힘쓰 기도하겠습니다 △삼일운동 정신을 계승하여 민족에 희망이 되는 교회가 되겠습니다 △정의와 평화의 새로운 통일한국을 이 땅 위에 세우겠습니다 △동서냉전의 산물인 민족 분단을 종식하고 새로운 국제질서를 여는 한민족이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남북한 사이의 막힌 담을 헐어내고 교류협력의 새로운 장을 활짝 열겠습니다 △주님의 은혜로 한반도에서 전쟁의 기운을 걷어내고 세계 평화의 기운이 움트게 하겠습니다 △평화통일 한국을 세우는 일에 너와 내가 그리고 보수와 진보가 하나되어 섬기고 섬김으로 하나되어 통일한국을 세우겠습니다 등을 다짐했다.

국가와 민족, 평화를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
▲마지막 시간 목회자들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마지막으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는 대표준비위원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사회로 진행됐으며, 공동상임대표대회장 신경하 목사(전 기감 감독회장)가 '파송의 말씀'을 전했다.

이 시간에는 김진표 의원(국회조찬기도회 회장)가 '문재인 대통령과 위정자·정치·경제·사회 안정을 위하여', 이준 장로(전 국방부 장관)가 '핵과 전쟁의 위협 극복을 위하여', 공동대회장 김경원 목사(전 한목협 대표회장)가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 치유와 회복을 위하여', 안상수 의원(국회조찬기도회 부회장)이 '분단 극복과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하여', 강승진 목사(공동대회장)가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하여' 각각 기도했다.

기도회 전 행사는 상임고문단과 고문단, 대회장단, 예배 순서담당자 일동이 함께 축도하고 명예대회장 림인식 목사(예장 통합 증경총회장)가 대표로 축도하면서 마무리됐다.

앞선 식전행사에서 공동상임대표대회장 장종현 목사(백석대 총장)는 "하나님께서는 기도를 소중히 여기신다. 모세의 기도, 다윗의 기도, 다니엘의 기도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보존하고 인도하셨다"며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간구한 성도 여러분의 기도 덕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고 밝혔다.

상임대표대회장 김삼환 목사는 "한국교회는 분단 극복과 통일을 위해 꾸준히 구국기도를 수행하면서 암울한 전쟁과 분단 현실을 극복하고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뤘다"며 "그러나 오늘 우리의 현실은 과거보다 더 심각한 현실적 위기에 직면했다. 교회는 이전보다 더 비상하게 국가와 민족을 위한 기도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외에 정세균 국회의장과 대표대회장 전계헌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 최기학 목사(예장 통합 총회장)는 격려사를 전했다.

격려사에서는 "민족이 깜깜한 어둠 속에 놓여 있을 때 기독교 선교가 이뤄졌다"며 "그래서 우리 기독교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종교적 전통을 갖고 있다. 복음의 빛은 민족을 위한 생명의 빛이었다"고 전했다.

또 "전쟁이 멈춘 지난 64년 동안 한국교회는 근대화와 민주화의 주춧돌이 됐고, 하나님 은혜 가운데 나라가 크게 발전했다"며 "이제 다시는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시아의 평화요 세계의 평화이므로, 한국교회가 이 일을 위해 합심해서 기도할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