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신연식 감독(오른쪽 두 번째)과 배우들. ⓒ(주)루스이소니도스
우리의 죄와 마주한 '기섭'의 기도를 담은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작 <로마서 8:37>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였다.

<로마서 8:37>의 감독 신연식, 배우 이현호, 서동갑, 이지민은 지난 13~14일 양일간에 걸쳐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각자 질문을 던지기 전에 자신의 종교 유무를 밝히는 이색적인 풍경이 빚어지기도 했다.

신연식 감독은 "내 영화는 모두 기독교 영화라고 생각하고 만들어 왔는데, <로마서 8:37>은 조금 더 노골적인 기독교 영화이다. 복음의 이야기를 들어가는 관문으로 '죄'의 문제를 다뤘고, 기독교 철학의 핵심인 '로마서'의 8장 37절의 구절을 영화의 주제로 정했다"고 영화의 출발점을 전했다.

이어 "한국사회는 어떤 담론을 나누기에 굉장히 척박하다. 결국은 모든 것이 진영논리로 가기 때문이다. <로마서 8:37>을 만든 목적은 누군가를 비판하거나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바라볼 수 있는 담론으로 나아가기를 기원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진정한 믿음을 쫓는 죄인 '기섭'을 맡은 배우 이현호는 "종교적인 부분을 떠나서,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 출연을 결심했다. 타인의 죄가 크다고 해서 내 죄가 없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의 내면을 돌아보는 작업이 됐다"고 출연 계기와 소감을 말했다.

그와 강렬한 연기호흡을 맞춘 회개하지 않는 죄인 '요섭' 역의 서동갑 배우는 "교회라는 배경, 기독교라는 종교를 떠나서, 한 인간에서부터 출발해 캐릭터에 접근했다"고, 극중 미스터리의 키를 쥔 이지민 배우는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두 달 정도 집밖에 나가지 않고, SNS 계정도 삭제했다"고 역할을 준비했던 당시의 소회를 밝혔다.

한편, 영화 <로마서 8:37>은 전도사 '기섭'이 자신의 우상인 형 '요섭'을 둘러싼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며, 우리 자신도 모르는 우리 모두의 '죄'를 마주보게 되는 이야기다. <동주>(2016)의 각본·제작, <러시안 소설>(2013), <프랑스 영화처럼>(2016)의 연출을 맡은 신연식 감독의 신작이다. 오는 11월 정식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