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연
회사원 김 씨는 잠귀가 밝은 편이다. 자는 와중 차 소리라도 들리면 잠에서 쉽게 깨곤 하여 충분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 김 씨의 증상이다. 이 때문에 낮에 조는 일이 늘었다. 또 업무를 할 때 집중이 되지 않아 야근하는 날이 많아졌다. 결국 김 씨는 병원을 찾았고 불면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자신이 불면증이라는 말에 김 씨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작은 소리에도 잘 깨긴 하지만 잠을 자지 못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불면증이라고 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을 떠올린다. 그러나 불면증은 단순히 잠을 자지 못하는 것만이 아니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증상까지 불면증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도 불면증증상이라는 것이다.

불면증은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자다가도 몇 번씩 깨는 경우, 잠들기까지 1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 예정시간보다 일찍 일어나 다시 잠들기 힘든 경우, 수면시간은 충분하지만 수면을 취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자하연한의원 임형택 원장은 "불면증으로 인해 만성피로, 의욕저하, 건망증,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두통,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불면증이 오래 지속되면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까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불면증은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면증은 불면증원인을 개선하는 것으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방신경정신과 자하연한의원에 따르면 불면증은 '심장'의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심장은 신체 모든 장기에 혈액을 순환하게 할 뿐 아니라 자율신경에도 영향을 준다. 다시 말해 심장은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군주와도 같은 장기라는 것이다. 이러한 심장에 문제가 생기면 당연히 이상증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심장의 문제는 '심허증'과 '심열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심허증은 심장이 약한 상태를 뜻한다. 이는 만성불면증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예민하고 겁이 많아 일상생활을 하는데 힘이 많이 드는 심담허겁과 자려고 누우면 걱정이 끊이질 않는 사려과다가 대표적인 만성불면증 유형이다.

반대로 심장이 과열되는 증상을 심열증이라고 한다. 심열증은 급성불면증을 유발하며, 과도한  분노와 스트레스로 불끈거리는 분노 때문에 잠을 잘 수 없는 심화항염이 이 유형에 포함된다.

임 원장에 따르면 심장의 기능을 정상화시키는 불면증치료방법으로는 '정심방요법'이 있다. 정심방요법은 오장의 기능과 자율신경을 조율하는 한방치료다. 한방진단과 과학적 진단으로 환자의 심장 상태를 알아본 후 그에 맞는 한약, 침, 상담요법을 진행하여 불면증증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불면증병원 자하연한의원의 설명이다.

만성불면증 환자에게는 심장의 기운을 보충해주는 치료가 이루어진다. 용안육, 백복신, 원지, 석창포, 연자육, 산조인, 자단향, 백단향 등의 약재를 사용한 한약을 통해 심장의 기운을 보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몸의 기력을 높이고 마음의 평온도 찾아준다는 것. 여기에 내관, 노궁, 복류, 대돈, 소충, 중저 등의 혈자리에 침을 놓아 기력을 증진하는 '정심보법'도 병행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급성불면증치료는 과열된 심장을 안정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임 원장에 따르면 시호, 치자, 석고, 황연, 황금, 목향, 등심 등의 약재로 제조한 한약으로 심장에 냉각수를 보충해주면 심장의 과열을 막을 수 있게 된다. 또 '정심청법'으로 소부, 어제, 태백, 태연, 행간, 협계 등의 혈자리에 침을 놓아 마음의 평온을 찾으면 급성불면증증상은 나타나지 않게 된다는 설명.

임 원장은 "불면증은 대부분 환자가 처한 상황이나 남에게 말 못할 가족관계로 인해 나타난다. 따라서 한방치료 뿐 아니라 환자의 아픔을 털어놓는 상담치료도 진행될 필요가 있다. 1:1상담, 인지행동치료, 가족상담, 생활습관교정 등을 통해 환자의 불면증극복 의지를 높일 수 있다. 심층적으로 이루어지는 정심방요법을 통해 불면증을 확실하게 개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