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혁
▲최인혁이 찬양사역 33주년을 맞아 하늘이야기를 주제로 콘서트를 연다. ⓒ추미디어앤아트 제공

“우리가 소망으로 구원을 얻었으매 보이는 소망이 소망이 아니니 보는 것을 누가 바라리요. 만일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을 바라면 참음으로 기다릴지니라“(로마서 8:24-25)

한국 CCM의 1세대, ‘CCM의 작은 거인’이라 불리는 최인혁(현 한국찬양사역자연합 회장)이 오는 10월 28일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하늘 이야기’를 노래한다. 지난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인혁은 이렇게 말했다.

“결국 하늘의 노래입니다. 예수님 한 분이면 충분하다는 고백. 그리고 이 고백을 가진 이들이 크리스천이라고 생각해요. 해외에서도 ‘주여 인도하소서’ 노래를 부르면 100명이 따라 부르고 같이 울어요. 첫 사랑을 회복하는데 찬양이 큰 강점이 있어요. ‘응답하라 1988’이 뜬 이유 중에도 ‘음악’이 있었죠. 노래도 그런데, 찬양은 더 첫 사랑을 회복할 소망이 커요.”

최인혁은 1984년 찬양인도를 시작해 1986년 박종호와 함께 예수전도단 4집 <박종호 최인혁 찬양모음>을 발표하고 묵묵히 한 길을 걸어왔다. 어느덧 60을 향해 달려가는 나이임에도, 그는 청년들이 가득한 집회에서 하나님을 향한 온 열정을 다해 춤을 먼저 선보인다. 제일 좋아하는 문장은 ‘무엇을 두려워하든지 하나님을 더 두려워하면 이긴다’이다.

“작년에 본 문장이에요. 이제 나이 60을 앞에 두고 있지만, 그래도 집회에서 청소년들 앞에 서면 제일 먼저 춤을 춥니다. 그러면 마음 문을 닫고 안 들으려던 아이들도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해요. 부끄러울 수도 있지만, 적어도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 성경 그대로의 목적이기에 신경 쓰지 않습니다. 무엇을 두려워하든 하나님을 더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올해 사역 33주년을 맞아 최인혁은 ‘예수님께서 이 땅에서의 삶을 산 기간이었던 33년’을 묵상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볼 때 많이 부족했고 아쉽고 부끄럽습니다. 다시 33년의 사역을 시작하면서 아쉬움은 줄이고, 조금 더 예수님을 닮아가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33년 간 열심히 이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동기를 회상했다. 가난한 전도사의 초대로 워싱턴을 방문했던 때였다. 500에서 600석 되는 예배당에는 20명 정도가 모였고, 그는 그곳에서 열심으로 찬양하고 간증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하나의 국제전화가 걸려왔다. 집회 당시, 미국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자살시도를 두 번 했던 한 자매가 예배당에 있는 화장실을 잠깐 들어왔다가 최인혁의 찬양과 간증을 듣게 된 것이었다. 받은 은혜가 커서 꼭 좀 전해달라는 이야기. 최인혁은 그 전화를 받았던 때를 회상하며 이 같이 말했다.

“제가 평생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려 하며 살았어요.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까지. 예를 들어 ‘이것은 하나님의 뜻입니까 아닙니까… 이것은 해도 됩니까 안 됩니까… ’. 정말 늘 하나님께 물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나님의 음성이 잘 들려요. 그때도 국제 전화를 받는 중에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인혁아 전화하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이 있단다.’

그 음성이 그를 붙들었다고 한다. 이후, 그는 자신이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하든, 몸이 아프고 피곤하다는 핑계 없이 목숨을 건다.

“이 사명을 잘 감당하라 하시는 말씀 같았습니다. 그 다음부터, 제가 어딜 가든 가지 않든,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하든, 몸이 아프고 피곤하다는 핑계 없이 목숨을 걸었습니다. 전화하지는 않아도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날 수 있도록…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최인혁
▲최인혁. 그에게 있어 첫 마음은 “예수님 한분이면 충분합니다”라는 고백이다. ⓒ추미디어앤아트 제공
이에 더해 그는 한국 찬양사역자연합(찬사연) 회장을 맡아 책임을 지면서 여러 사역자들의 어려움을 알게 됐다며 한 가지 메시지를 더했다. 그는 일찍이 후배 양성을 위해 CCM 기획사를 설립해 운영도 했었다.

“후배들을 세워주려는 마음이 있어서… 제가 직접 발 벗고 나서게 됐습니다. 사역자들의 어려움을 알게 됐죠. 생각보다도 어려웠습니다. 후배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몇 번 울었어요. 늘 이들이 작사하고 작곡한 찬양을 부르지만, 교회가 이들을 동역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무조건적인 헌신만을 요구하는 곳도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찬양으로 동역했던 시간들을 돌아보고, 이제는 찬양 사역자를 한국 교회의 동역자요, 동반자로 생각해줬으면 합니다.”

저작권에 대한 이야기도 보탰다.

“평균적으로 70%가 저작권을 내야 한다고, 30%가 저작권을 왜 내야 하냐고 갑론을박 왔다 갔다 할 때 우리가 익히 아는 CCM 곡을 쓴 한 형제가 한국 교회를 섬기고 사역을 해왔는데 너무 어렵다고 댓글을 올렸어요. 전 이게 너무 외로워 보였어요. 이런 생각이에요. 다 하나님의 종이에요. 목사, 선교사만 성직이 아닙니다. 크리스천이 하는 일이 성직이에요. 이게 분리 되니 적당히 하고 사명자로 살지 못해요.

저작권은 돈 문제가 아닙니다. 돈 문제였으면 일찍이 소송 걸었을 거예요. 그러면 교회가 100% 져요. 근데 그 오랜 기간 소송을 걸지 않았어요. 돈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거든요. 보석 같은 형제들이 동역자로 세워져야 하는데, 곡을 못 쓰고 어려워서 직장 다니고… 예배의 반이 찬양인데, 이건 교회에 큰 타격인 거에요. 정직한 대가 지불을 통해 크리스천 문화를 살려주셨으면 합니다. 찬양사역자들이 사역이라는 소명 안에서 공연과 음반이라는 콘텐츠를 만드는 건강한 재투자를 통해 하나님의 복음과 사랑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가능성에 하나의 모델이 되고자 이번 33주년 콘서트와 앨범을 기도하면서 준비했습니다”

최인혁
▲최인혁의 정규앨범 1-6집과 25주년 헌정음반, 33주년 기념 '인생 한번' 앨범 자켓
월드비전의 홍보대사로서의 최인혁은 홍보대사로서의 마음도 전했다. 최인혁은 월드비전이 선명회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시절부터 인연을 시작해 결식아동의 결연과 후원에 앞장서며 다른 이를 돌아보는 일을 그치지 않았다.

“좋은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이번 공연처럼 중요한 일이 있으면, 제가 돈을 먼저 냅니다. 사역 30주년에 아프리카에 우물을 팠어요. 9개 팠는데, 친구들이 도와서 11개 팠어요. ‘물 만이라도 제대로 마실 수 있다면… ’ 이런 소망을 갖고 있는 곳이 너무나 많아요.”

또한 공연의 수익금은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식수를 공급하는 사역 이외에 신천지로부터 교회와 가정을 지키는 사역을 하고 있는 곳에도 기부 될 예정이다. 그는 “신천지 때문에 영적으로 피 터지게 싸우고 있는 곳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자신을 사용해 오신 길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전부터 모든 일에… 여러분들이 상상도 못할 돈을 썼습니다. 의미를 따지면 더 될 텐데 그냥 씩 웃습니다. 잘못해서 실수 할 순 있지만, 하나님께선 쓰임 받고자 하는 절 책임져주셨습니다. 지금도 두려움은 없습니다. 기도부터 하고, 재정부터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길을 가면, 먼저 그 나라와 의를 구하면 이 모든 것 안에 재정이 포함된 거예요. 주님의 길인지 묻고 확인을 받는 것. 이 채워주시는 과정을 통해 제가 가는 길이 잘못 된 길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어요.

운동을 잘 하려면 잔 근육이 많아야 하듯 아내도 33년을 함께하면서 굳은살이 배겼어요. 걱정을 안 해요. 구제랑 후원하는 것, 선교비 이것만큼은 줄일 수 없지만 빚도 갚게 하시는 하나님이시죠(웃음). 요새 헌금이 없다고 선교비를 줄이는 건 이해가 안 되는 일이에요. 성경에서 성전 건축과 보수 하는 내용을 봐도 그래요. 미리 나무와 돌이 모아져 있지 않아요. 하나님께서 제게 어떻게 일하시는지, 너무 확신이 들어요. 또 보시면 10억 같은 100만원, 재정적으로 어려우신 분들이 헌금을 하세요.”

최인혁
▲최인혁 콘서트 기자간담회. 공연을 주관하고 있는 (왼쪽부터) 추연중 대표(추미디어앤아트), 최인혁 회장(찬양사역자연합), 은희승 대표(에이치스엔터테인먼트그룹) ⓒ김신의 기자
공연에 대한 진지함과 고민, 그리고 느낀 바에 대해서도 전했다.

“요 근래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고 공연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밤을 꼬박 샜어요. 그러다 ‘영웅들의 귀환’이란 영화를 봤는데 이런 말이 나오더라고요. ‘군대인데, 전쟁에서 지게 될 경우 어떻게 책임 질 거냐’고. 그러니까 대장이 ‘잘못한 게 없으면 질 것도 없다’고 했어요.

하나님께 계속 물었습니다. 유명하고 싶었으면 벌써 기획사 안 했어요. 폼 나고 화려하게 살았을 거예요. 돈도 마찬가지고. 하나님을 높이고 하나님의 사역자들을 위로하고, 한국교회 안에 ‘하늘의 소망’을 나누고 싶은 게 목적입니다. 500명이든 5천명이든, 많이 오면 좋지만 이미 그것은 승패와 관계없고, 잘 하고 못하는 것 관계없습니다. 잘 한 일이고 승리한 일, 잘못한 게 없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일이기에 승리한 일입니다. 첫 시작은 예배라고 생각해서 ‘시와그림’의 김정석 목사님께, ‘임재’ 찬양을 부탁드렸습니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공연 이전에 예배니까요.”

한편 이번 콘서트에는 이삼열과 슈퍼밴드, 빅콰이어, 송정미, 빛과소금의 박성식, 복화술 안재우, 노아&굿티비노아 소년소녀 합창단 등이 초대된다.

“우리는 모두 죽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천국에서 영원히 살 것입니다. 이 땅에서 사는 건 천국에서 잘 살기 위한 성적표를 받기 위한 과정입니다. 긍휼을 안고 살아가길 소망합니다.(최인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