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칼럼] 버림받음과 상실의 상처 치유

김은애 기자 입력 : 2017.10.10 18:29

강선영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대표, 한국목회상담협회 감독)
생애를 건너고 또 건너오는 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은 상실을 경험하게 될까. 가족의 죽음, 이사, 친구와의 이별, 익숙한 장소를 떠나게 된 것, 친밀하고 익숙한 사람들과의 결별... 그 모든 경험들이 상실의 아픔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일반적으로 겪게 되는 정상적인 상실의 경험들은 아프지만 차츰 저절로 치유된다.

가장 큰 상실의 상처는 전혀 다른 차원의, 비인간적인 차원의 것들이다.

어린아이가 자신을 돌봐줘야 하는 엄마로부터 방치되거나 거부당할 때 아이는 매순간마다 상실의 고통을 겪어야 한다. 하루에도 여러 번, 학대가 일어날 때마다 수도 없이 버림받는 느낌과 상실의 상처를, 심장을 찢는 듯한 통증과 함께 느끼는 것이다.

영화 '몬스터 콜'은 상실의 상처를 깊이 있게 다루는 수작이다. 어린 소년은 병들어 죽어가는 엄마 옆에서 혼자 밥을 차려 먹고 학교에 갈 준비를 한다. 학교에서는 집단폭행을 당하고 아빠에게는 버림받았다. 그러면서 마음 속에서 거대한 몬스터와 싸우고 있다. 엄마가 떠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과 엄마의 손을 이제 그만 놓아버리고 싶은 두 마음이 서로 싸우고, 죄책감과 슬픔으로 얼룩진 마음 속 고통의 목소리를 털어내지 못한다. 그리고 이 영화는 우리에게 "너의 마음 속 이야기를 말해야 치유된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마침내 소년의 엄마는 온갖 종류의 치료법도 듣지 않게 되어 소년을 떠나가고 자신의 마음을 털어낸 소년은 엄마를 잃은 상실의 상처를 치유해간다. 소년은 버림받은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아직 어린 나이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양육자인 엄마를 상실한 커다란 상처는 소년이 자라는 동안에 계속 이야기되어지며 치유되어야 할 것이다.

엄마에게 학대받은 한 소녀가 있었다. 소녀의 엄마는 아프지 않았으나 소녀는 엄마의 분노받이가 되어 날마다 엄마로부터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받았다. 아기 때부터 아동기 청소년기를 지나오는 동안에도 학대는 멈추지 않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온 인생을 통틀어 수 천 수 만 번의 버림받음과 상실감을 뼈아프게 느끼며 매순간 죽음같은 고통을 겨우 견디며 살아남았다.

학대받는 상태는 버림받음의 상처와 상실의 상처가 동시에 어우러져 인간답게 살지 못하게 만드는 최악의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어린아이일수록 학대는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들 만큼의 큰 상처요 트라우마다.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모든 증상을 쌓으며 생존한다해도 사는 내내 마음이 죽을만큼 아픈 사람으로 살게 한다.

성인이 된 소녀는 이 영화를 본 후에 이렇게 말했다.

"영화 속 주인공 소년은 단 한번 엄마를 잃었지만 저는 수천 수만번 엄마를 잃었어요. 아니, 버림받았죠. 수천 수만 번...

저는 그 환경에서 겨우 목숨만 건졌어요. 그런 제가 너무 불쌍해요..."

세상에는 불가항력적인 것이 있다. 순리적인 생로병사의 과정 속에서 이루어진 상실도 있다. 그런 것도 상처가 된다. 특히 어릴 때 엄마나 아빠를 잃는다면 깊은 상처가 된다. 불가항력적이라고해서 상처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살아있는 엄마나 아빠가 학대한다면 그것은 생존이 불가능할 정도의 깊은 트라우마가 된다. 어린 아이는 우울증이 점점 심화되어 살고싶지 않을 것이고 살아있어도 날마다 죽고 싶을 것이다.

버림받음과 상실의 상처에서 가장 비참한 것은 버림받은 자신이 스스로를 버리는 것이다! 버리고 싶은 마음이다!

쓰레기처럼 버려진 자신을 진짜 쓰레기로 인식하게 되고 끊임없이 이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분리시켜 버리고 싶어한다.

그토록 버림받아서 고통 속에 겨우 살아남은 자신을 치유의 시간 동안 기다려주고 스스로를 안아주고 받아주기보다는, 끊임없이 버리고 싶어하는 이 참담한 현실, 이것이 우울증 우울병의 한 증상이다.

치유되고 자유로워지려면 우선 자기자신을 버리고 싶어하는 자신의 무의식을 인식해야 한다. 이것은 참으로 어려운 말이다. 동시에 이해하기 힘든 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꼭 기억해야 한다.

그 다음엔 자신이 쓰레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후엔 그 깊은 상처가 조금씩 치유되어 가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 시간을 기다려 주어야 한다. 그러면서 두 팔로 자신을 안아주고 사랑해주고 온전한 자기자신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치유의 과정이다. 아주 단순하게 말했지만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복잡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반드시 치유되어야 하고 또한 반드시 치유될 것이다.

그 심각하고 처참한 상처는 혼자 힘으로는 해결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러면 가까운 곳에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기다려줄줄 아는 상담자를 찾아가 치유가 될 때까지 심리상담도 하고 자기분석적인 글쓰기도 하면서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치유를 이루어가야 한다.

부모를 원망만 하고 분노만 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때의 부모는 아직도 자신의 잘못을 모르고 있거나 혹은 죽고 없을 수도 있고 너무 늙어버렸을 수도 있다. 그 부모와 상관없이 당신은 너무나 아름답고 존귀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그 부모 없이 당신은 치유될 수 있다.

하나님은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지만 언제나 "나는 너를 버리지 않겠다. 한 순간도 너를 떠나지 않겠다"고 하신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느낌으로 살게 된 모든 사람은 신을 잘 믿지 못한다. 매 순간 버림받고 상실한 느낌 속에서 신의 자애로운 말씀이 들릴 리가 없다. 그러나 이제는 알게 되고 믿게 되길 바란다. 그리고 자기자신에게 이렇게 말해보자.

"나는 결코 그 누구에게도 신에게도 버림받지 않았다. 나도 나를 결코 버리지 않겠다."

나를 버리는 것이 자살이다. 자살 외에도 자신의 인생이 불행한 채로 내버려두는 것 역시 나를 버리고 있는 것이다.

버림받아 상처입은 자신을 불쌍히 여기고 받아주는 최초의 사람이 자기자신이어야 한다! 그래야 치유가 이루어지고 진정한 자신을 찾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는 크고 작은 버림받음과 상실의 상처를 갖고 있다. 그 상처를 이제는 치유하고 조금씩 점진적으로 성장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기쁘고 행복한 느낌을 회복해야 한다. 가장 나답게 가장 인간답게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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