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가 추석을 맞아 교인들을 위한 명절 설교문을 공개했다.

사랑의교회는 "명절에 드리는 예배는 온 집안이 함께 모여 드리는 예배이다. 이는 전통적인 차례(茶禮)의 의미와는 다르게 이해되어야 한다"며 "다시 말해 전통적으로 명절에 드려지는 제사인 차례를 대신하는 의미의 예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우선, 예배의 대상은 조상이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며 "구원을 베풀어주신 것과 금년 한 해 동안도 은혜 중에 인도해주심과 앞으로도 항상 함께 하실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음식을 차려놓고 초나 향을 피운다든지, 절을 하는 행위 등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그러나 예배순서의 한 부분에서 자연스럽게 먼저 세상을 떠나신 조부모나 부모들의 신앙을 말씀과 연결하여 추모하고 가족 각자의 신앙의 다짐들을 함께 나누는것은 신앙적으로도 뜻 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래는 설교 전문.

명절예배 순서지
▲추석 명절예배 순서지 ⓒ사랑의교회
추석 명절예배 설교문

사람은 저마다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와 지켜야할 본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본분을 지키지 못하거나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불행해지기 마련입니다. 부모와 자녀도 각각 자기의 위치에서 자기의 역할과 의무를 다할 때 그 가정은 행복해지고 특히 성도의 가정은 복의 근원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성도는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본분과 자리가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런데 때로는 불편하다고, 손해를 본다고, 부끄럽다고 생각하면서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본분과 위치를 벗어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그 때부터 행복은 끝나고 불행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많은 것을 누리며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저마다 몸부림칩니다. 특히 이점에 있어서는 믿음이 있는 우리들도 별로 다른 점은 없어 보입니다. 주일에 예배는 잘 드리지만 한 주간 동안의 일상 삶에는 주님도, 말씀도 없이 살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과 똑같은 기준과 욕심을 가지고 암중모색하며 살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은 유명한 '탕자의 비유'인데 이 본문은 성도인 우리가 어디에 있고
무엇을 가지고 살아야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어느 집안에 두 아들이 있었는데 그중에 둘째 아들이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아버지! 저에게 돌아오는 유산의 몫을 지금 빨리 주세요."
이런 아들이 조용히 부탁할 리 없습니다. 아마도 유산을 달라고 난리를 피웠을 것입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두 아들에게 각각 자기 몫을 나눠주었습니다. 그런데 둘째 아들은 자기 몫을 받자마자 바로 챙겨서 멀리 외국에 나가서 탕진했습니다. "멀리 나갔다"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돈만 있으면 스스로 잘 살수 있다고 착각한 것입니다. 자기 몫으로 받은 것은 당연히 자기가 누리고 사용해 잘 될 수 있다고 착각했습니다.

때가 되면 아버지는 자연스럽게 아들들에게 돌아갈 유산을 물려주었을 것입니다. 그 때가 되면, 아들들이 잘 준비가 되어 유산을 잘 사용해서 큰 복을 누렸을 겁니다. 그러나 아들은 아직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스스로 잘 살 수 있다고 착각한 것입니다. 유산은 자기가 번 돈이 아닙니다. 그것은 아버지가 힘써서 벌어놓은 재산 아닙니까? 그런데 그것을 자기 마음대로 써서 자기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고 하니 어떻겠습니까? 그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입니다. 그에게는 그 유산이 큰 재앙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가진 재능, 그것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 재능을 가지고 돈과 명예와 권세를 어느 정도 쌓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그것으로 대단한 부귀와 영화 명예를 누리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제대로 사용되겠습니까? 하나님을 생각하지도 않고 사용하니 말입니다. 둘째 아들의 경우처럼 그에게 그 재능, 그 조건들은 재앙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 재능은 맘대로 쓰라고 주신 것이 아니요 자기 스스로를 보장하라고 준 게 아닙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그 조건들로 스스로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착각이고 오래가지 않아 그에게 가장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런 조건들과 재능들은 자기만을 위하고 자기만 보장받으라고 주신 것이 아닙니다. 철저히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 쓰라고 하나님이 주신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재능과 조건으로, 주님처럼 섬기고 때로는 희생하며 나누라고 주신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그 재능과 조건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모두 누리게 될 것입니다.

둘째 아들은 유산의 몫을 챙겨서 멀리 외국으로 나갔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집을 떠나 오래가지 않아 노예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것은 마치 하나님의 품을 벗어난 것이며 에덴동산에서 벗어난 것과 같습니다. 그 결과는 파멸이고 재앙이며 오로지 하나님의 심판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종종 하나님을 벗어나면 내가 마음먹은 대로 멋지게 할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성도에게 하나님의 품보다 안전한 곳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품은 무엇입니까? 바울 사도는 "주 안에 거하라"혹은 "말씀 안에 거하라"고 하였습니다. "주 안에 거하라"는 말은 예수님을 주인으로 삼고 살라는 말입니다. "말씀 안에 거하라"는 말은 말씀을 삶의 기준과 대안으로 삼고 살라는 겁니다. 성도가 "주안에" 있을 때, 보장받습니다. "말씀 안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합니다.

금년 한 해 지내오면서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습니까?

주님을 주인으로 모셨습니까? 아니면 우리가 우리의 주인으로 살았습니까? 우리가 주인으로 살면, 아무 것도 보장받을 것이 없습니다. 말씀을 삶의 기준과 대안으로 삼고 살아왔나요? 아니면 내 지혜로 살아왔습니까? 내 지혜, 내 경험으로만 살면 우리는 언제나 사탄에게 짓눌리고 종노릇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우리는 탕자의 비유를 재밌는 이야기로만 치부해버릴 때가 많습니다만 성도는 이 비유를 자주 생각하고 묵상하며 실천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현재 모습을 너무나도 잘 표현해주기 때문입니다. 자기 스스로가 만든 삶의 조건으로 잘 살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 결말은 허무와 절망으로 가득 채워지는 삶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어 하나님의 품을 떠나서는 안 됩니다.

오늘 추석명절을 맞이하여 우리 온 가족에게 주님의 평강과 보호하심이 넘쳐나길 바랍니다. 그러려면, 자신이 구비한 내적 자원으로만 살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주님이 주시는 능력과 섬김과 희생과 나눔으로 세상에서 능력 있게 살아내야 합니다. 무엇보다 주님 안에서, 말씀 안에서 살려고 힘쓰고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온 가족이 남은 한해의 시간도 그렇게 살아내어서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축복을 받아 누리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