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셋째주 예장 통합과 합동, 고신과 합신, 기장 등 대부분의 장로교회는 총회를 개최했다. 총회는 새로운 회기를 섬길 임원을 선출하고, 각 노회의 다양한 헌의안들을 총대들이 심사·결의하고 각 부서의 지난 1년간 활동을 평가하는 자리이다.

한 세기를 넘어 102회를 맞이한 이번 장로교 총회의 가장 큰 이슈는 다름 아닌 '동성애 문제'였다. 진보 정권이 탄생한 뒤, 사회적으로 동성애자들에 대한 여러 입법안들이 상정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여러 교회들이 느낀 위기감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에큐메니칼' 교단을 자임하던 예장 통합 총회에서 이 문제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통합 총회는 본격적으로 회무처리가 시작된 첫날부터 '동성애 관련 성명서' 발표를 결의하더니, '동성애는 성경에 위배된다'고 천명했다. '신중하자'고 만류한 총대들은 없었고, 결의가 통과되자 총대들은 박수로 화답하기도 했다.

실질적 조치들도 뒤따랐다. 총회 산하 7개 신학대학교에 동성애자가 입학할 수 없도록 결의하고, '동성애를 옹호하고 가르치는 교직원은 총회 결의에 따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것'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동성애자와 동성애를 지지·옹호하는 자는 교회의 직원(항존직, 임시직, 유급 종사자) 및 신학대학 교직원이 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신학대 입학과 교직원 임용, 교회 항존직 등을 모두 불허한 것은 전례없는 조치이다. 당장 산하 대표적 신학대인 장로회신학대학교는 성명을 통해 "자유롭게 동성애 문제를 논할 수 있는 풍토가 학내에 조성돼야 한다"며 "현 시대는 동성애자들의 대화에 적극 응답해야 하고, 신학은 세상의 고통과 각 시대마다 품고 있는 과제에 적극적으로 응답하고 변증하는 학문이라고 배웠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예장 합동 총회도 뒤질세라 동성애자와 동성애 동조자·옹호자의 교단 신학교 입학을 금지했고, 동성애 신학을 지지하거나 가르치는 교직원 임용도 금지했다. 동성결혼 주례와 관련한 해외 갈등 사례들을 감안한 듯, "동성애자와 본 교단의 교리에 위배되는 이단에 속한 자가 요청하는 집례를 거부할 수 있고, 교회에서 추방할 수 있다"는 조항도 헌법에 삽입했다.

각 지교회나 노회, 총회에서의 '동성애자 인권 침해'로 이어져선 절대 안 되겠지만, 이번 장로교 총회의 결정은 존중받아야 한다. 현재 동성애는 퀴어축제나 영화·드라마 등 다양한 문화를 타고 맹렬한 기세로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이 결혼'이라는 성경적 가치관을 침범해오고 있다.

어려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각 교회들의 상급기관인 총회에서 선언적 의미로라도 이러한 결의를 해 놓는 것은, 향후 벌어질지 모르는 법적 다툼을 위해서라도 필요한 일이라 하겠다. 우리는 동성애와 동성결혼의 법적 허용이 야기한 여러 사태들을 미국과 영국 등 우리에게 복음을 전해준 '믿음의 선배들'을 통해 충분히 '반면교사'로서 경험했다.

통합 총회는 마지막 날 발표한 동성애와 동성결혼에 대한 입장문에서 '동성애자들을 혐오와 배척의 대상이 아닌, 사랑과 변화의 대상으로 여긴다'고 밝혔다. '목욕물 버리다 아기까지 버려선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동성애자들도 분명 복음 증거의 대상이자 우리가 사랑해야 할 '이웃'이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혹자는 '이러한 결의 자체가 혐오와 배척'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반대의견 표명과 혐오를 혼동한 것이다.

이러한 주장이 더 이상 힘을 얻지 못하도록, 교회는 동성애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 전파에 힘쓰면서도, 동성애자들을 사랑하고 돌보는 일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들을 배려하고 환대하며, 자연스럽게 더 좋은 '탈동성애'의 길로 인도해야 할 것이다. 특히 동성애 또는 동성애자 등 LGBTQ에 대한 목회자와 성도 개개인의 언행을 지극히 조심함으로써, 그들이 자칫 상처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동성애 동성결혼 반대 아산시민대회
▲시민대회 참가자들이 ‘동성애·동성결혼 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