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 조직신학 전통적·체계적으로 다룬, 두껍지 않은 ‘교과서’

입력 : 2017.09.17 16:48

[서음인 리뷰] 기독교 교리 핸드북

기독교 교리 핸드북
▲<기독교 교리 핸드북(2017)>과 이것의 초판 <진리를 알지니(1982)>. ⓒ정한욱 원장 제공
안과병원을 운영하면서 다독가로 블로그 '書淫人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 정한욱 원장님의 서평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기독교 교리 핸드북
브루스 밀른 | 안종희 역 | IVP | 584쪽 | 27,000원

1. 선교사와 학자, 그리고 목회자로 활발하게 사역하며 복음주의 신학과 교회에 기여해 온 브루스 밀른의 『기독교 교리 핸드북(영문명 Know the Truth)』의 두 번째 개정판이 IVP에서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이 책은 1982년 초판이 발행된 이래 복음주의 교의학을 명쾌하고 깔끔하게 요약한 안내서로 정평을 얻어왔으며, 웨인 그루뎀은 그의 조직신학 교과서인『성경 핵심교리』에서 이 책에 대해 "사려 깊고 명확하게 쓰여진 기독교 교리에 대한 복음주의적 안내서로 학생들 사이에서 널리 애용되어 왔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젊은 시절 이 책의 초판을 번역한『진리를 알지니(생명의 말씀사 발행)』를 우연히 만난 후 오랫동안 개인묵상이나 소그룹 성경공부를 위해 유용하게 사용해 왔고, 지금까지도 제 '인생책' 중 한 권으로 여기고 있기에 이번 만남이 더욱 반갑습니다.

2. 저는 『기독교 교리 핸드북』이 단순히 기독교 교리를 소개하는 유용한 핸드북이나 좋은 교과서를 넘어, 탁월한 구성과 유려한 서술 그리고 균형 감각과 품격을 고루 갖춘 "좋은 책(名著)"의 반열에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적인 조직신학의 체계와 순서를 따르고 있는 이 책은 중요한 교리적 주제들을 간략하지만 빠짐없이 다루고 있으며, 특별히 속죄나 기독론과 같이 더 중요한 주제에 대해서는 논쟁의 역사에서부터 현대적 이슈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부분을 확실하게 정리하고 넘어갑니다.

신학적 성향은 명백하게 전통적이고 복음적이며 개혁주의적이지만, 최근 복음주의권이 직면하고 있는 중요한 이슈와 관심사에 대해서도 폭넓게 다루고 있으며, 여러 신학적 입장으로부터 제기되는 다양한 주장에 대해 공정하고 균형있게 평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단 저자는 철저하게 복음주의 신학의 영역 안에만 머무르며, 그 경계 바깥 '현대' 신학의 마당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논쟁이나 성취에 대해서는 거의 함구하거나 의심에 찬 눈초리만을 보내고 있습니다).

유려하고 품위 있는 서술과 다양하고 적절한 인용이 돋보이고, 본문내용-성경구절-토론질문-참고문헌으로 이어지는 각 장의 구성도 탁월하며, 상식과 교양 그리고 학문적 성실성에 바탕을 둔 '보수적이지만 꼰대스럽지는 않은' 세련된 영국제 복음주의의 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한 마디로 현대 복음주의 신학의 액기스를 잘 뽑아 명쾌하게 요약해 낸 "복음주의 교의학의 정수"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정교하고 장엄한 로마네스크 대성당 같은 고전적 조직신학의 체계를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압도적인 '경외'의 감정보다는, 여행 중 우연히 한 눈에 들어올 정도의 크기로 잘 지어진 아름다운 교회를 만났을 때 느끼는 '기쁨'이 이 책과 조우한 그리스도인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한 단어가 아닐까요!

3. 신학을 전공하지 않은 평신도가 스스로 성경을 공부하거나 소그룹 성경공부를 인도하다 보면, 어느 시점 이후로는 반드시 지속적으로 교리적 질문에 직면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홀스트 푈만의『교의학』이나 다니엘 밀리오리의『기독교 신학개론』과 같이 상대적으로 진보적 입장에 서 있는 조직신학책들을 읽어가다 보면, 그 책들이 전제하고 있는 고전적 조직신학의 내용에 대한 좀더 자세한 지식이 필요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고전적인 조직신학의 주제에 대해 전통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는 지나치게 두텁지 않은 교과서"라 할 수 있는『기독교 교리 핸드북』이야말로 바로 개인 혹은 그룹 성경공부를 위한 강력한 도우미로, 그리고 다양한 '현대' 신학의 세계를 탐색하기 위한 유용한 출발점으로 삼기에 가장 적합한 책입니다. 물론 처음으로 기독교 교리를 공부하려고 결심한 그리스도인에게도 두말할 필요가 없는 최상의 선택이 되겠지요.

이 책에 대한 제 생각은 단 하나입니다. "당장 서점에 가서 이 책을 사라. 그리고 들어 읽으라(Tolle 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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