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로교 총회, 희망 보여달라

입력 : 2017.09.12 17:52

매년 9월이면 국내 각 장로교단에서 대표자들이 모여 총회를 개최한다. 각 교단 내 현안들을 점검하고 법·제도를 정비하며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1년에 한 번 있는 모임이라 중요한 결정들이 이뤄지고, 그만큼 이목도 집중된다.

총회에 참석하는 지도자들은 먼저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어떤 주장을 펼치기에 앞서 자신이나 특정 세력, 교회나 노회의 이익에 편승하는 것은 아닌지, 파당을 갈라 상대 의견이라면 무조건 반대하고 보는 것은 아닌지, 자신의 발언으로 상처받을 사람은 없을지 등을 기도하고 준비하는 한 주간이 돼야 할 것이다. 총회 전 진행되는 성찬식은 그러한 성(聖)총회를 다짐하는 자리이다.

그리스도인 지도자라면, 사익을 공익 앞에 과감히 희생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노회를 대표하여 총회에 참석할 자격이 없다. 400-500년 전 장로교로의 종교개혁을 단행한 신앙의 선배들은 목숨을 내던저 현재의 회의 제도를 수호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비슷한 의미이지만, 무엇보다 총회는 '공교회(公敎會)'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이제까지 총회를 참관해 보면 거시적인 차원에서의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반면, 특정 개인이나 개교회 문제를 놓고 장시간 격론을 벌이는 일이 잦았다. 총회는 1년에 한 번, 길어야 4-5일이다. 임원선거와 업무보고, 각종 예배와 시상식 등을 제외하면 토론을 펼칠 시간은 많지 않다.

그러므로 각 장로교 총회는 한국과 세계의 기독교와 사회 앞에 놓인 난제들을 공교회적으로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장이 돼야 한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종교인 과세부터 '단골 메뉴'가 된 동성애와 이슬람, 이 외에도 저출산 고령화, 자살, 북한인권과 북한 핵문제, 그리고 안으로는 가나안 성도, 비즈니스 선교, 목회자 수급 불균형, 연합기관 통합, 이단사이비, 목회자 노후와 연금 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필수적이다.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 대한 관심이 시급하다. 개교회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문제의 심각성을 저마다 이야기하지만, 정작 총회에서는 다른 안건들에 밀려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음 세대 선교 방안과 함께, 이와 연계됐다고 할 수 있는 문화에 대한 논의와 투자가 절실하다. '골든타임'이 끝나가고 있다.

총회에 참석하는 지도자들은 발언에 앞서 전 세계, 아니 시무하는 교회에서 지켜봐도 무방할 정도의 수위인지 점검해야 한다. 총회가 '목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일탈의 장'이 돼선 안 된다. 총회 참석자들은 현장이 '생중계되고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한다. 그리고 의견 표명과 투표 등 모든 것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지켜보는 이들도 총회가 진행되기도 전에 선정성 짙은 여러 보도들로 지레 판단하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각 노회나 위원회에서 수백, 수천 개의 안건들이 상정되지만, 심의 과정이라는 것이 있다. 얼토당토않은 안건들은 대부분 총회 석상에 올라오지도 못한 채 걸러진다. 비록 흠이 있고 실수도 적지 않지만, 우리 장로교단들의 총회가 그 정도는 아니다. 덧붙여 지도자들도 사람인 만큼 실수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여유를 갖는 것도 필요하다.

수백 개로 갈라진 장로교단들이 일제히 같은 날짜에 총회를 시작하는 이유는 각자 자신들의 교단이 한국 초대 장로교회를 이어받은 '적통(嫡統)'임을 자인(自認)하기 때문이다. '적통'과 '정통(正統)', '전통(傳統)'을 수호하겠다는 그 열정과 노력만큼, '성(聖)총회'의 신앙양심과 책임감, 품격을 보여달라.

합동 총회
▲예장 합동 제100회 총회가 개회했다. ⓒ대구=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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