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창조과학 논란에 대하여

입력 : 2017.09.05 16:46

새 정부 과학 분야 인사들의 검증 과정에서 '창조과학'이 잇따라 거론되고 있다. 지난 6월 미래창조과학부 유영민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진화론'에 대한 질의가 나왔고, 신설된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검증 과정에서 후보자가 '창조과학회 이사'직을 맡고 있는 이력이 비난의 대상이 됐다.

문재인 정부는 마지막 장관 후보 추천자인 박성진 포항공대 교수에 대해 "기계공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공학자이자, 20년 전부터 대기업과 벤처기업에서 현장 경험을 쌓아 온 학자"라며 "2012년부터 창업과 기술사업화 지원을 위해 설립된 포스텍 기술지주 대표이사를 맡아 기술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지원 사업을 주도하고 있어, 새 정부의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 정책을 이끌어나갈 적임자"라고 소개했지만, 창조과학회 이사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재인 정부 지지자들조차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불교인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도 "진화론을 부정하고 성경 내용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겠다는 창조과학회에서 활동해 자질이 논란이 된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박 후보자는 논란이 일자 창조과학회 이사를 사퇴하고 창조과학회 홈페이지에서도 관련 이력을 모두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커지자, 창조과학회는 '오해와 진실'이라는 글을 통해 자신들을 둘러싼 억측에 답했다. △한국창조과학회는 안식교에서 출발한 이단이 아니다 △창조과학은 사이비가 아니다 △성경을 과학적으로 증명하지 않는다 △극단적 문자주의를 따르지 않는다 △과학을 부정하거나, 하나님의 창조행위를 왜곡하지 않는다 등을 내세우며 적극 진화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창조과학회는 이전의 '극단성'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앞서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당시 후보자는 "진화론과 창조론을 놓고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기에, 장관으로서 답변하기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가, 계속된 비난에 결국 "진화론은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있고 동의한다. 창조과학은 비과학적·반과학적"이라고 '굴복'했다. 공수(功守)만 바뀌었을 뿐, 500년 전 천문학자 갈릴레이가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혼잣말했던 재판(裁判)의 재판(再版) 같았다.

하나님은 두 권의 책을 쓰셨다고 한다. '성경(특별계시)'이라는 책과 함께, '자연(일반계시)'을 우리에게 주신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을 통해 이 세상의 창조 목적과 우리 삶의 목적을 배우고, 자연과 이를 탐구하는 과학을 통해 이 세상의 작동 원리와 하나님 창조의 '신묘막측하심'을 깨달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과학과 종교, 진화론과 창조과학이 갈등 관계에 있다. 두 권의 책 모두 동일한 저자인 하나님께서 쓰셨는데도, 그리스도인들조차 갈팡질팡하면서 갈등에 기름을 붓고 있다. 그래서 다음 세대가 학교에서의 일방적인 진화론 교육으로 신앙이 메마르고 교회를 떠나는 시급한 상황 가운데서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창조과학자들은 성경에 직접적인 문자로 기록돼 있지 않은 '지구 역사 6천년'에 얽매이기보다, 더욱 엄밀하고 체계적인 과학적 연구를 통해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음"을 증명해 나가야 한다.

성경이 말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것이지, '지구 역사가 6천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하나님은 6천년 전 고대인들을 대상으로 21세기에야 해석할 수 있는 과학 이론을 기록하진 않으셨을 것이다. 진정한 성경적 과학, 문자주의 신앙은 여기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창조과학을 강하게 비판하는 '과학과 신학의 대화' 우종학 교수(서울대)도 "과학은 하나님의 일반계시인 자연이라는 책을 읽어가는 해석이기 때문에, 기독교 신앙과 근원적으로 모순될 수 없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진화론을 수용하는 반대편 과학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금은 그리스도인 과학자들조차 양편으로 갈려 서로를 비난하는 데 열을 올리는 모습을 가끔 본다. 리처드 도킨스 같은 '새로운 무신론자들(New Atheists)'뿐 아니라, 그리스도인 유신진화론자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이론과 주장을 펼치거나 건강한 논쟁을 하는 대신, 상대방의 주장 또는 약점을 부정하고 비난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서로 만나려 하지도 않는다.

그리스도인들은 함께 바깥의 각종 공격을 방어하면서 하나님 나라를 함께 건설해야 할 사람들이다. 하나님 나라는 비아냥으로 완성될 수 없다. 이래선 안 된다.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한다.

성경은 과학 교과서가 아닌 만큼, 과학은 과학의 언어로, 성경은 성경의 언어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성경 말씀처럼 다른 입장에 있더라도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가가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은 창조과학보단 구속의 주께서 세상의 모든 환경, 생태, 문화, 예술, 정치, 사회, 경제, 과학, 학문, 역사 속에서 어떻게 창조와 구속의 주로서 섭리하시는 지를 통합적이고 신학적으로 연구하는 '창조신학'에 기반한 창조신앙을 통해 세상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뿜어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과학을 넘어 사회학과 심리학, 정치학, 윤리학 등 세상 모든 영역을 진화로 재단해 말도 안 되는 주장을 그럴듯하게 포장해 전시하고 있는 최근의 유물론적 움직임에도 제동을 걸어야 할 것이다. 다음 세대와 젊은 세대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사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이것이 더욱 크고 시급한 문제이다.

한국창조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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