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
▲발표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 제63회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가 '종교개혁자들의 영성'을 주제로 1일 아침 서울 반도중앙교회에서 진행됐다.

기도회에선 윤상문 목사(킹덤북스 대표)가 설교했고, 이어 김영한 박사의 개회사 후 안인섭(총신대)·강경림(안양대)·김윤태(백석대) 교수가 발표했다.

먼저 '종교개혁자들의 영성은 성경이 증언한 그리스도 신앙에 근거한 칭의와 성화의 영성이었다'라는 제목으로 개회사 한 김영한 박사는 "종교개혁의 전통은 칭의 받은 자의 현재적 구원과 종말론적 심판의 차원을 동시에 강조하고 있다"며 "따라서 신자들은 하나님의 은혜에 안일하게 안주해 날마다 자신의 죄와 정욕을 쳐 복종시키는 '내 속의 죄 죽이기'를 게을리 해선 안 된다"고 했다.

김 박사는 루터에 대해선 "칭의론과 더불어 선행으로 결실하는 믿음, 즉 믿는 자의 선한 행실을 강조했다"며 "칭의는 선한 행실의 열매를 맺어야 함을 강조했다"고 했다. 츠빙글리에 대해선 "죄와 칭의에 대한 어거스틴의 사상과 성경을 집중 연구함으로써 점점 에라스무스적인 사상에서 멀어졌다"며 "그는 인간이 오직 그리스도의 의에 의해 의롭다고 여김을 받는 칭의론을 받아들이고, 루터의 입장에 서서 에라스무스적인 자유의지론을 단호히 거부했다"고 했다.

끝으로 칼빈에 대해선 "성령의 역사를 가장 정확하게 체계화한 최초의 신학자"라며 "그는 성직자가 실시하는 성례를 통과해야만 구원을 얻는다는 가톨릭 주장에 대해 이것이 성경적 가르침이 아니라고 강력히 반대했다. 칼빈은 성령의 사역이 없으면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역사가 적용될 수 없음을 인식하고 주장했다"고 했다.

이어 '루터의 영성: 95개조 반박문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안인섭 교수는 "루터가 작성해 제시한 95개조 반박문은 원래 면죄부의 효력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 제기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안에 중세 천 년의 신학을 뒤집을 수 있는 혁명적인 요소가 내포대 있다"며 "결국 95개조 반박문은 중세를 지탱하던 고해성사 제도와 교황의 열쇠권, 그리고 중세 신학 자체에 대한 성경적인 무기가 되어 종교개혁을 열어갈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 교수는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에 나타난 영성으로 △죄의 용서를 통한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 △하나님 중심적인 영성 △성경 중심적인 교회 △목회 지향적인 영성을 꼽았다. 또 이를 바탕으로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성경 중심적인 교회 △공로주의가 아닌 하나님 은총 중심의 교회 △물질 숭배적이지 않은 그리스도 중심적 교회 △이웃을 향하는 교회로 제시했다.

'츠빙글리의 영성'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강경림 교수는 "츠빙글리는 영성과 관련해 두 가지 요소를 강조했다"며 "그는 거의 내면적인 영성을 일으키는 말씀의 중심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합리적으로 영성에 접근하는 지식에 강조점을 두었다"고 했다. 이후 강 교수는 츠빙글리가 그의 동료이자 인문주의자인 미코니우스에게 쓴 편지를 소개하는 것으로 발표를 대신했다.

끝으로 '칼빈의 영성: 하나님을 아는 지식으로서의 경건'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김윤태 교수는 "칼빈에게 영성은 곧 경건이다. 칼빈의 경건 이해에는 앎(신앙적 지식)과 삶(성화의 삶)의 두 부분이 있다"며 "이 둘은 서로 긴밀히 상호 통합되어 있으나, 그 중에서도 앎은 경건의 첫 번째 부분으로 삶을 인도하는 위치에 있다. 따라서 칼빈의 경건 이해에 있어 앎은 삶에 앞서 더 우선적인 중요성을 가진다"고 했다.

그는 "칼빈에게 경건은 성경에 나타난 우리를 위하시는 하나님과 그분의 뜻을 아는 것"이라며 "하나님의 아버지의 영원한 선택의 사랑과 절대주권적인 뜻은 오로지 믿음을 통해, 그리고 성령을 통해 인식된다. 신자는 이러한 신앙적·신령적 지식을 가질 때 비로소 하나님의 나라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삶에서 두려움이나 불안, 방황 없이 안정되고 질서 있는 삶을 살 수 있고, 성화의 삶을 끝까지 인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앎이라고 하는 지성적인 측면과 삶이라고 하는 역동적인 측면을 포괄하는 이러한 칼빈의 영성으로서의 경건 이해는, 전인격적인 앎과 삶을 아우르는 것이며, 하나님 나라 중심의 세계관"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