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으로 개명·‘혐오’ 재판할 특별법 제정 헌의

김진영 기자 입력 : 2017.08.31 17:57

기장, 제102회 총회 앞두고 기자회견

기장 이재천
▲기장 이재천 총무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제102회 정기총회가 오는 9월 19일부터 22일까지 경상북도 경주시 현대호텔에서 '종교개혁 500주년 말씀으로 새로워지는 교회'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이에 기장은 8월 31일 오전 서울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 있는 총회 사무실에서 이재천 총무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주요 헌의안과 이슈 등을 설명했다.

◈부총회장=기장은 제102회 총회 부총회장 선거를 위해 지난 6월 26~30일, 7월 24~27일 두 번에 걸쳐 후보 등록을 받았으나 아무도 접수하지 않았다. 이에 기장은 총회 개회 후 첫날(19일), 노회 추천을 받아 그 자리에서 부총회장을 뽑을 예정이다.

그런데 최근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제100회 총회를 앞두고선 정해진 기간에 목사부총회장 후보 등록자가 없어 재공고 끝에 현 총회장인 권오륜 목사가 단독 입후보 했다. 지난해에는 장로부총회장이 그랬다.

이에 대해 이재천 총무는 "한때 여러 명의 후보자가 나와 경선이 치열해지다 보니 나름대로 자성적 분위기가 형성된 것 아닌가 한다"며 "선거가 필요한 절차이긴 하나 간혹 뜻하지 않은 부작용도 초래하는 만큼 이에 대한 내적 반성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교단 안팎에선 교단 총회와 소속 교회들 사이의 정체성 차이가 그 원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즉, 목회 현장에서 보수성을 띠기 쉬운 목회자들이 진보 성향의 활동을 요구하는 교단 지도부로 가길 꺼려한다는 것이다.

◈성평등위원회=총회 양성평등위원회가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번 위원회 명칭에서 '양'자를 빼고 '성평등위원회'로 변경할 것을 헌의했다.

지난해엔 '성정의위원회'로 바꿔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양성평등위원회는 그 취지에 대해 "하나님의 창조세계 안에서 모든 성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없이 동등한 참여를 보장받고 동등한 권리를 누리게 하는 일체의 활동과 관련해 국제사회는 '성정의'(Gender Justice)라는 용어를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우리 총회도 이 추세에 맞춰야 한다"고 했었다.

다만 당시 기장 총무였던 배태진 목사는 명칭이 그렇게 바뀌어도 동성애는 논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양성평등위원회의 이 같은 헌의안에 대해 이재천 총무는 "성정의에 대해 말하는 것이 교회에서 금기시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이에 기장이 십자가를 지려 한다. 정답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데 있어선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성평등'이라는 용어는 현재 진행 중인 개헌 논의에서도 동성애·동성혼 문제와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다.

◈'혐오' 특별법?=이 외에도 양성평등위원회는 이번 총회에 △성윤리 규범 채택 △교회 내 성폭력 금지와 예방을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 제정 등을 헌의했다.

특히 특별법과 관련, 그 재판 대상을 '인간혐오나 성폭력 행위에 대한 소송'으로 규정하면서 그 단서조항을 헌법 권징조례에 신설할 것을 요청했다.

양성평등위는 특별법 제정을 헌의한 취지에 대해 "성폭력 예방을 위한 방안"이라며, 성폭력의 예로 강간이나 성추행, 성희롱 등과 함께 '성 혐오나 증오, 차별'도 아울러 제시했다.

즉, 양성평등위가 특별법으로 재판할 것을 요구한 '인간혐오'는 성(性)과 관련된 것에 국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교계 한 관계자는 "혐오라는 용어 자체가 매우 주관적이다. 무엇보다 이 말이 오늘날 주로 동성애와 관련해 쓰인다는 점에서, 자칫 동성애 비판을 특별법으로 다스리겠다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회와사회위원회는 '성소수자 교인 목회를 위한 연구위원회 구성과 활동' 건을 헌의 하기도 했다.

◈아카데미하우스=기장 측이 한때 총회회관으로 쓰던 서울 수유동 소재 아카데미하우스를 매각하거나 총회가 직접 운영하자는 헌의안도 올라왔다. 기장 측은 현재 아카데미하우스를 임대한 상태지만 임차인 측이 리모델링 과정에서 자금난을 겪으면서 당초 계약 유지가 불투명해졌다.

◈한신대 사태=기장은 지난해 총회에서 한신대 이사회가 총장으로 선출한 강성영 교수의 인준안을 부결시켰다. 당시 총장 선임을 둘러싸고 이사회와 학생, 교수 사이의 갈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후 강 교수가 총장직을 내려놓으면서 한신대는 지금까지 총장대행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총회에서 사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총회에는 "한신학원 이사 '1노회 1인, 전체 28인'을 '권역별 19인'으로 조정하는 건" 등이 헌의안으로 올라왔다.

이재천 총무는 "한신대 내 갈등을 법적, 강제적으로 해결하고 싶지는 않다. 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 대화로 풀기를 바라고 있다. 가장 우선적인 치료약은 시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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