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원기
▲배원기 교수
교회가 사용중인 건물을 팔거나 담임목사 사택을 팔았을 경우, 어떤 세금을 내야 할까? 현행 법인세법상, 교회를 비롯한 비영리내국법인이 고정자산의 처분일 현재 3년 이상 계속하여 법령 또는 정관에 규정된 '고유목적사업'에 직접 사용한 부동산의 양도차익에 대하여는 법인세가 과세하지 않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3년 이상 교회 본연의 목적에 사용한 건물이나 담임목사 사택의 양도차익은 법인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교회 건물 외에 다른 용도(예, 임대 또는 유치원 운영 등)으로 사용한 건물에 대하여는 법인세가 부과된다.

한편 기독교에는 이에 해당하는 사례가 별로 없으나, 사찰 등과 같이 해당 고정자산의 유지·관리 등을 위한 관람료·입장료 수입 등 부수익이 있는 경우에도 해당 토지를 고유목적사업에 직접 사용한 고정자산으로 본다는 규정도 있다.

교회가 부동산(예, 빌라)을 무상으로 증여받은 후, 3년 이내 고유목적사업에 사용하지 아니하고 매각하였을 때에는 어떤 세금을 내야 할까? 첫째, 교회 등 상증세법상 '공익법인'이 3년 이내 직접 고유목적사업에 사용하지 아니한 때에는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이때 증여세 과세표준을 위한 증여재산의 가액은 증여일 전후 3개월간의 감정가액, 매매가액, 유사 매매사례가액이 있는 경우 그 금액을 시가로, 이런 가액이 없는 경우에는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계산된다.

둘째, 수익사업이 없는 공익법인이 3년 이상 고유목적사업에 사용하지 않은 부동산에 해당,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를 납부해야 한다. 이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 계산방식은 2가지로 나뉘는데, (개인의) 양도소득세 계산방식과 법인세 계산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 2가지 중 어느 것이 더 세금이 저렴한지 계산하여 선택하는데, 통상 법인세 계산방식이 세금이 적게 나오나 사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양도소득세 계산방식을 선택한 경우에는 양도일부터 2개월 내에 양도소득과세표준 예정신고를 하게 되나, 법인세 방식을 선택한 경우 예정신고납부라는 것이 없고, 그 해 법인세 신고 때(익년 3월), 다른 수익사업 소득과 함께 법인세 신고 납부를 하면 된다.

사례를 달리 하여, 필자가 비상근 감사로 돕고 있는 사회복지법인이 30년 동안 보유하고 있던 임야의 일부를 해당 임야 관련 개발사업용으로 매각하게 된 사례와 관련하여 몇 가지를 살펴본다.

이 임야가 그 사회복지법인의 고유목적 사업에 3년 이상 사용된 토지에 해당할 경우에는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법인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그런데 임야 등이 고유목적사업에 사용되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너무 어렵다. 사찰 등이 보유하고 있는 임야나 농지가 고유목적사업에 사용되고 있는지 여부에 관해 조세당국과 분쟁이 많은 것을 보았는데, 정답을 찾기 어려워 법원까지 가야 하는 사례도 많고 납세자의 비용부담이 여간이 아니다.

그런데 교회와는 달리 사회복지법인은, 이 임야가 3년 이상 고유목적사업에 사용된 토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이라는 것을 설정해 법인세를 내지 않을 수 있다. 9번째 칼럼에서 잠시 소개했듯, 정확한 연도는 기억하지 못하나 오래 전에는 비영리법인의 수익사업에 대한 법인세율이 영리법인의 법인세율보다 낮았으나 지금은 같은 세율을 적용한다.

다만 영리법인과 같은 세율을 적용하도록 제도를 바꾸면서, 비영리법인의 법인세 부담을 낮추는 제도로서 "고유목적 사업준비금"을 설정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고유목적 사업준비금은 회계상 비용은 아니며 세무상 특별히 '손금(세무상의 비용)'으로 인정해 주는 것으로, 비영리법인 장래 목적사업에 사용할 용도로 준비금을 설정하면 준비금 설정사업년도에 손금에 산입하도록 해 법인세 과세소득을 줄여주는 것을 말한다.

이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의 설정 한도는 여러 개로 나뉜다. 이자소득, 배당소득은 그 금액의 100%까지, 이자, 배당 이외의 다른 수익사업은 그 수익사업 소득의 50%까지 설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즉 이자소득, 배당소득만 있는 비영리법인은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을 설정하면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고 원천징수당한 세액을 모두 환급받을 수 있다. 이외의 소득은 50%까지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을 설정하면 나머지 50% 소득에 대하여만 법인세를 납부하게 된다.

그런데 조세특례조치법에서, 사립학교법에 따른 학교법인, 산학협력단,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및 발전기금, 인천대학교 및 발전기금,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른 사회복지법인, 국립대학병원 및 국립대학치과병원, 도서관법에 따라 등록한 도서관을 운영하는 법인, 지방문화원 등의 문화예술단체,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라 등록한 박물관 또는 미술관을 운영하는 법인 등은 수익사업에서 발생한 소득의 100%를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이들 비영리법인은 수익용 부동산 양도소득을 비롯한 모든 수익사업 소득에 대하여 100%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을 설정하면,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을 수 있다. 정부는 공공목적을 가진 이들 '공익법인'에게 다른 비영리법인에 비해 더 많은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필자 개인 견해로는 대폭 정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교회 등의 종교단체는 수익사업 소득의 50%까지의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을 설정할 수 있어, 수익용 부동산 양도차익에 대해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을 설정하더라도 양도차익의 50%에 대하여는 법인세를 납부하게 된다.

한편 학교법인 등이 수익사업 소득의 100%를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으로 설정하는 것에 대해 법령해석 차이로 국세청 등이 추징하는 사례도 있어,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을 통한 절세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배원기
공인회계사/홍대 경영대학원 세무학과 교수/신한회계법인 비영리 회계세무 그룹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