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
▲소강석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예장 합동(총회장 김선규 목사)이 17일 서울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에서 개최한 '한국교회 미래전략 포럼'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끌었던 건, 바로 지난달 성대 수술을 받고 약 한 달이 지나 처음 공식 행사에 나선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였다.

그는 이날 합동 측 소속 4명의 발제자들 중 첫 번째로 강단에 올라 '한국교회 미래전략: 새로운 교회 시대 가능한가?'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는 "성대 수술을 받아 목 상태가 좋지 않은 점 양해 바란다. 그런데도 오늘 발표를 하게 된 건, 도저히 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내게 주어진 발표 주제가 가슴을 뛰게 했기 때문"이라고 말로 발표를 시작했다.

소 목사는 "시대에 따라 복음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지만 교회의 모습은 바뀌어 왔다"며 "새로운 시대를 맞아 '교회를 좀 다르게 할 수는 없을까?' '성경 중심이면서도 차별화 되는 교회를 할 수는 없을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합리주의와 이성주의 시대인 20세기를 풍미했던 전통적인 교회와 구도자 중심의 교회가 더 이상 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교회는 어떻게 '새로운 교회'가 될 수 있을까? 소 목사는 두 가지 모델을 제시했다. 하나는 '사도적 교회', 다른 하나는 '통전적 교회'다.

사도적 교회

먼저 사도적 교회에 대해 소 목사는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성육신적 교회' 혹은 '사도행전적 교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1세기 교회의 목회원리, 성도의 교제, 복음에 대한 열정, 그리고 사회에 대한 영향력은 여전히 유효하며 오늘날 우리들이 추구해야만 하는 교회의 모델"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사도적 교회의 특징으로 ①공동체성 ②한 영혼에 대한 관심 ③작은 교회 정신 ④지역교회 혹은 선교적 교회를 꼽았다. 특히 세 번째 특징에 대해 소 목사는 "성경에서 규모면에서 대형교회 모델을 찾기란 쉽지 않다. 예수님이 의도하시고 세운 교회는 분명 작은 교회였다. 사도적 교회는 작은 지상 교회를 세우고 그 정신을 유지하는 교회"라고 했다.

그는 "오늘날 대형교회는 실제로 교회를 작은 교회로 분할하거나 아니면 그 대안으로 구역이나 소그룹을 교회 안의 작은 교회로 정착 시켜야 할 것"이라며 "구역이나 소그룹을 단순히 교회 조직을 위한 도구로만 사용한다면 결코 사도적 교회라 할 수 없다. 물론 현실적으로 규모를 유지하면서 작은 교회 정신을 구현하기란 쉽지 않다"고 했다.

소 목사는 "사도적 교회는 주변의 다른 작은 교회들과 연합하고 상생해야 한다. 이것이 그들의 매우 중요하고 현실적인 공존 방법"이라며 "특별히 대형교회는 소형교회들의 생존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새로운 교회 시대는 풀뿌리 교회들, 즉 작은 풀뿌리 교회들이 마을마다, 동네마다 굳건히 자리잡을 때라야 비로소 열리기 때문"이라고 한 그는 "문제는 이 땅의 작은 교회들이 문을 닫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교회가 여기에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 땅의 작은 교회를 살리는 데 좀 더 집중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이것이 대형교회가 사는 방법"이라고 했다.

한국교회 미래전략 포럼
▲17일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한국교회 미래전략 포럼’ ⓒ김진영 기자
통전적 교회

이어 두 번째 모델인 '통전적 교회'에 대해 소 목사는 "어떤 형태의 교회이든지 상관없이, 교회가 갖추어야 할 세 가지 특성이 있다. 바로 몸의로서의 교회, 조직으로서의 교회, 공교회"라며 "이 세 가지를 갖춘 교회가 통전적 교회"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마치 유행처럼 등장하고 있는 소위 '이머징 교회'에 대해 다소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소 목사는 "카페교회나 극장교회, 혹은 도서관교회 등에 우려한다"며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형태의 교회들을 막을 수는 없다. 또 시대적 정황상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할 때가 올 수도 있다. 왜냐하면 복음은 어떤 방법으로든 전해져야 하고 교회는 어떤 식으로든 세워져야 한다는 대원칙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이런 형태의 교회들만 이 시대를 위한 교회라고 고집하거나 자랑하면 안 된다. 어느 정도 자립했으면 정통교회 구조를 세워야 한다. 할 수만 있으면 교회 전용 건물을 임대하거나 건축을 해야 한다. 학교 강당 교회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렌드포프가 쓴 「교회는 인소싱이다」를 언급한 소 목사는 "본질로 돌아가서 '인소싱'(insourcing)을 강화할 때 교회는 건강하게 세워지면서 '아웃소싱'(outsourcing)도 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고 아웃소싱만 하고 있으면 결국 빈 껍데기 밖에 남지 않는다"고 했다.

이후 통전적 교회의 세 가지 특성을 차례로 설명해 나간 소 목사는 마지막 '공교회'와 관련 "교회는 개교회로서의 존재 의미도 있지만 개교회가 연합된 공교회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며 각 교회 혹은 목회자가 그만의 성을 쌓는 '캐슬 빌더'가 아니라 함께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킹덤 빌더'가 될 것을 주문했다.

소 목사는 그런 킹덤 빌더의 특징으로 ①공교회 의식 ②각 교회들과의 네트워크 ③반기독교적 공격을 막고 교회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대 사회적 사상전 준비 ④미디어·문화 선교 의식을 꼽았다.

특히 세 번째 특징에 대해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면서 사회 문제에는 침묵하고 그저 예배만 드리고 기도만 하겠다는 자세는 결코 킹덤 빌더의 자세가 아니"라며 "모든 문화와 제도는 사상과 철학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입법화로 간다. 한국교회가 사상전과 입법전쟁에서 지면 영국처럼 쇠퇴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글을 마무리 한 소 목사는 "이제 한국교회는 부흥시대의 거품을 제거하고 1세기의 교회들처럼 작지만 강하고, 한 영혼 구원에 생명을 거는 목회자들이 출연하는 새로운 교회 시대를 꿈꾸어야 한다. 이것이 사도적 교회"라며 "또 몸으로서의 교회, 조직체로서의 교회, 그리고 하나님 나라로서의 공교회가 조화된 교회를 꿈꾸어야 한다. 이것이 통전적 교회"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1세기 교회로부터 배우는 사도적 교회와 기독교 역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통전적 교회를 건설해 반기독교적 정서와 세력의 공격을 막고 목회 생태계를 지킨다면, 미래 한국교회의 새로운 교회 시대는 가능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