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추상적 개념 아닌 실질적 문제의 해답”

이대웅 기자 입력 : 2017.08.11 20:01

‘종교개혁 500주년과 한국교회’ 제5회 종로포럼 개최

제5회 종로포럼
▲주요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제5회 종로포럼(대표 박만수 목사)이 '종교개혁 500주년과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11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중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포럼은 최충하 목사를 좌장으로 박만수 목사(성은교회, 한국교회동성애대책협의회)가 '종교개혁 전야의 모습과 한국교회', 김재성 박사(국제신대, 한국개혁신학회 회장)가 '루터와 스콜라주의 신학의 대립'을 각각 발표했다.

◈종교개혁 전야의 4가지 문제점

박만수 목사는 "종교개혁 전야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은, 부패하고 타락했던 중세 교회를 개혁했듯 오늘날 한국교회를 개혁하고 적용하기 위함"이라며 종교개혁 전야 중세 교회의 문제점을 ①교회의 탐욕 ②사제(목사)의 타락 ③사제의 무지 ④성도들의 각성 등 4가지로 꼽았다.

먼저 '교회의 탐욕'에 대해 "당시 교회는 세속 권력자들과 끊임없는 결탁을 통해 부동산을 늘려갔고, 베드로 대성당을 지을 돈이 모자라자 면죄부를 만드는 등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돈을 긁어모았다"며 "교회가 탐욕으로 가득 차면 절대 바른 복음, 가공되지 않은 순수한 말씀 대신 조미료가 가득한 말씀이 선포된다. 그 결과 탐욕을 점점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도리어 자부심과 긍지를 가졌다"고 지적했다.

'성직자의 타락'에 관해선 "대부분의 사제들이 윤리·도덕적으로 타락해 그들로부터 배울 것이 없어져 그들을 불신하기에 이르렀다. 교황들은 정치권력과 결탁했고, 추악한 성직매매가 빈번했다"며 "이는 현재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반면교사이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목회자들의 성적 타락과 돈에 대한 과도한 욕심, 권력과 명예 중독은 결국 하나님의 법을 불순종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사제의 무지'와 '성도들의 각성'에 대해선 "하나님의 소명에 관심이 없고 탐심과 쾌락이 주를 이루다 보니, 사제들이 성경에 무지해졌다. 르네상스의 영향으로 인문주의 사상이 번져가면서, 평신도들은 예전과 달리 사제의 무지를 알아차리기 시작했다"며 "그동안 교회와 교황과 사제들의 가르침이 성경과 무관함을 알게 된 이들은 자연스럽게 말씀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일어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제5회 종로포럼
▲박만수 목사가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박만수 목사는 "성경이 우리 신앙의 기준이 되지 못하면 온갖 잡설들이 난무하고, 마침내 교회는 부패하고 변질돼 버린다. 그리고 참된 신앙은 무조건 믿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라며 "종교개혁 전야의 모습은 오늘날 한국교회에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목사들의 성경과 하나님 뜻에 대한 무지는 부끄러운 교회를 만들 것이고, 마침내 교회의 개혁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목회자들은 성경과 좋은 책 읽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성경을 이해하는 일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 교회는 이를 위해 기도하고 도와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우상숭배인 탐욕을 버리고, 목사들부터 거룩한 삶을 살며, 기도와 말씀으로 충만해질 때 성도들은 각성하고 변화돼, 그들이 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대정신 반영한 종교개혁,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김재성 박사는 "루터와 칼빈이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지만, 종교개혁은 한두 사람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수많은 지도자들과 성도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대정신을 반영해 여러 지역에서 전개된 거대한 운동들이었다"며 "종교개혁자들은 복음을 통해 제시된 구원의 은총에 확신을 갖도록 선포하면서, 은혜의 교리를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로 선포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종교개혁자들의 '오직 은혜로만!'은 중세 말기와 달리 번잡한 신학적 이론만을 개발한 게 아니라, 하나님의 은총에 기초해 가장 순수한 복음적 사유·행동 방식을 제시했다"며 "중세에서 인문주의 학문 시대를 거쳐 종교개혁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로마가톨릭의 스콜라주의가 뒤섞여 핵심 논쟁으로 등장, 스콜라주의와 종교개혁 교리 사이 핵심 논쟁으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그는 "종교개혁자들에 앞서, 인문주의 언어학자들이 '근본으로 돌아가라(ad fontes)'라는 핵심적 가르침을 갖고 헬라어 성경본문의 정확한 번역에 집중했고, 점차 그 의미와 해석으로 확산됐다"며 "이를 계승한 16세기 유럽의 종교개혁은 근본적으로 성경에서 복음을 재발견해 당시 로마가톨릭 스콜라주의 신학의 오류를 시정하고 기독교 교리들의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제5회 종로포럼
▲김재성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재성 박사는 "로마가톨릭은 신앙과 구원에 관한 교훈들에 있어 인간의 자유의지가 은총과 협력할 수 있으며, 믿음은 사랑으로 역사하고 선행으로 표현돼야 칭의를 얻게 된다고 주장했다"며 "또 성경의 무오성과 권위를 인정한다고 하면서도 교황과 종교회의에 더 의존하는 등 인간의 권위를 더 높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이에 반해 종교개혁 신학사상은 모두 성경에서 나온 것들이었다. 루터는 성경의 권위와 명료성과 충분성을 확신하고, 로마가톨릭의 전통이나 스콜라주의 신학에서 벗어나 성경으로 성경을 풀이하려 시도했다"며 "종교개혁자들은 인문주의에서 토대를 닦은 후, 라틴어 번역 성경이 아니라 헬라어와 히브리어 원어 성경을 파고 들어갔기에 새로운 신학사상을 제시했던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종교개혁자들이 강조하던 신학사상들은 추상적 개념을 개발한 게 아니라, 당시 일반 시민들의 문제와 고통을 해결하려는 대안이자 위로였다.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고민하던 문제들을 다룬 것이고, 일상생활의 고뇌와 아픔을 해결하려는 노력에서 나온 해답들"이라며 "믿음에 의한 칭의, 하나님의 은총에 대한 강조, 섭리와 예정, 예배와 설교를 중요시한 것은, 모두 생활 현장에서 일반 성도들이 혼란을 겪으면서 찾지 못하던 해답"이라고 했다.

김재성 박사는 "루터가 스콜라주의 신학에 반대해 토론 주제로 내건 97개 논제들의 핵심을 압축해 보면, 루터는 오직 하나님의 은혜만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 확연히 드러난다"며 "루터는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Sola Gratia)'을 내세우고, 사람이 구원을 받는 근거는 오직 하나님의 은혜에만 의존할 뿐이라고 강변했다"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행하는 착한 행위나 공로나 고생이나 헌금이나 그 어떤 것도 구원의 근거가 될 수 없고, 오직 하나님께서 값없이 주시는 은혜로만 구원이 주어진다는 것은 루터뿐 아니라 칼빈이나 다른 모든 종교개혁자들이 중세 시대를 향해 부르짖은 성경적 가르침"이라며 "지금도 로마가톨릭에서는 하나님의 은혜가 우선적이라고(Prima Gratia) 하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그 후 인간의 선행이나 공로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두 가지 라틴어 단어를 분별한다면, 종교개혁자들의 신학이 스콜라주의자들과 어떻게 다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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