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내려온 우리는
설악동에 이르는 순간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아, 세상 냄새가 난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자동차 소리와 배기가스 냄새
그리고 식당에서 나오는 음식물 냄새가
확 들이 닥칩니다.

우리는 그 동안
다른 세상에 갔다가 온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그 본래의
세상에 있다가 온 것입니다.

고작 2박 3일 짧은 기간이었음에도
우리 모두는 새삼 세상에 살 때는 못 느꼈던
그 세상 냄새가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청년들은 이런 고백을 남겼습니다.

"힘든 산행을 마쳤습니다.
산행 가운데 소중하고 감사한 만남들이 있었습니다.
보고 듣고 많은 배움이 있는 만남들이었습니다.
...... 쉽게 감사하지 못하고
힘들어 짜증나는 날들의 연속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 번 산행에서의 경험들이
즐거운 추억이 되어 어렵고 힘든 일을 이겨내는
힘이 되어주리라 믿습니다."

"...아웅다웅하며 살지 말아야지.'
하산 후 바로 회사에 출근하며 들었던 생각이다.
근래 타당하다고 생각하며
요구했던 불만들은 그날,
대청봉에서 내려다본 구름과 바위와
하늘의 색에 비춰보니
그저 아웅다웅에 불과했다.

작은 것에 맞대응했던
속 시끄러운 내면말고,
아름다웠던 설악산을 그리며
그렇게 넓고 멋지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옳고 바르게 사는 것을 넘어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 산다는 것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설악산행 중 스리슬쩍 말씀하신
약속과 비전의 퍼즐을 풀어나가며
앞으로를 기대해야겠다.

3일 동안 산에 오르고 내려왔을 뿐인데
이렇게나 가까워진 하나님과의 관계가
아직도 너무 신기하다.
계속 묵상하며 오늘밤도
행복하게 잠들어야겠다."

<이주연>

*오늘의 단상*

하루에 세 사람을 웃게 만드십시오.
그 안에 당신의 천국도 있습니다. <산>

* '산마루서신'은 산마루교회를 담임하는 이주연 목사가 매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깨달음들을 특유의 서정적인 글로 담아낸 것입니다. 이 목사는 지난 1990년대 초 월간 '기독교사상'에 글을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펜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홈페이지 '산마루서신'(www.sanletter.net)을 통해, 그의 글을 아끼는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