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gm 신경재
▲‘십자가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는 신경재 대표. ⓒ이대웅 기자
트위터가 각광받을 무렵, '트위터 안에서 짠 맛을 내자'는 모토로 크리스천들이 신앙적인 교제를 나누던 '소금당'이라는 커뮤니티가 있었다. 교인들끼리의 교제를 넘어 불우이웃을 돕는 행사까지 진행하기도 했던 이 모임을 시작한 인물은 신경재 씨.

5-6년이 지난 지금, 신경재 씨는 'sogm'의 대표로 사역하고 있다. 서울 2호선 봉천역 인근 주택가 상가 1층, 문화에 관심 있는 성도들 간의 소통 공간인 '사랑방'을 마련한 것. 디자이너이기도 한 신경재 대표는 온통 하얀색인 이곳 '소금센터'를 지키며 창작 활동을 하면서, 기독 문화의 '허브'를 꿈꾸고 있다.

함께하는 사람들과 정기적으로 모여 다양한 기독교 관련 상품을 함께 만들기도 하고, 여름방학을 맞아 영상과 쥬얼리, 아크릴 물감 그림 그리기와 레고 조립 등 다양한 콘텐츠를 나누는 '소금학교'를 열어 새로운 기독 문화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9월부터 시작될 '십자가 프로젝트' 준비에 한창인 신 대표를 지난 7월 사랑방 '소금(sogm)'에서 만났다.

-'sogm'을 통해 하시는 일이 궁금합니다.

"문화를 통해 예수님을 전하고 있습니다. 분야는 음악이나 연극, 디자인과 영상 등 달란트에 따라 다양합니다. 요즘은 설치미술처럼 큰 십자가를 만들어 하는 '전도 프로젝트'를 준비 중입니다. 그리고 이곳 공간을 '에덴'처럼 꾸며서 관련된 제품도 판매하고 간단한 파티도 열고 싶습니다. 작년에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문화전도 축제를 열었습니다. 이런저런 프로젝트 3개를 준비 중입니다."

-대표님은 신학을 전공하셨는지요.

"저는 디자인 전공입니다.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학과를 나와서 이것저것 많이 배웠습니다. 처음엔 예쁜 기독교 디자인 용품을 만들고 싶었는데, 성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트위터가 처음 생겼을 때 기독교인들의 모임 '소금당'을 만들었는데, 트위터의 기독교 커뮤니티로는 최초여서 사람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그러면서 기부행사를 열었고, 구제 활동을 함께 즐겁게 3년 정도 했습니다. 지금은 '시즌 2'처럼 되어서 전도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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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gm에서 모임을 갖는 모습. ⓒsogm 제공
-이 공간은 주로 어떻게 사용되나요.

"주로 매주 한 번 멤버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디자인이나 미술 등의 작업도 할 수 있었으면 했는데, 공간이 넓지 않다 보니 그렇진 못합니다. 그래서 공간을 옮기려 합니다. 이 건물이 리모델링에 들어가기도 하고.... 함께 있으면 서로 물어보고 도움을 주고 동기부여도 되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공간을 구상하며 준비 중입니다.

공간을 넓히고 싶은 이유는, 요즘은 한 분야만으로는 뭘 해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디자인만 하더라도 웹에 올리려면 웹디자이너, 영상으로 올리려면 또 다른 기술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기독교 계통에서는 아무래도 그렇게 인력을 배치하기 힘들어서 혼자 다 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퀄리티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함께 공간을 사용하면서 각자 자신의 일을 하다가, 어떤 프로젝트를 함께할 수 있는 형태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공간이 생기면 동지도 생기고 함께하면서 재미있는 일들도 많이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기독교 문화, 교회 내 영향력에 그치는 것 아쉽다"

-작지만 '공간 사역'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곳에 '소금'을 마련한지 2년이 좀 넘었습니다.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기독교 환경문화제'도 한 적이 있습니다. 환경선교 하는 분이 오셔서 강의도 하시고, 환경 체험이 가능한 보드게임이나 물 정화 체험 등을 하면서 '왜 자연을 보호해야 하는지' 성경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연말이면 '기독교 문화제'를 열기도 했습니다. 10-20명이 모여 각자 1년간 활동을 소개하는데, 몇몇 빼고는 아마추어라 의미가 있습니다. 성극 작가가 꿈이지만 교회에서 보여주는 게 끝인 친구가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저희는 연극을 영상으로 함께 보며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나눴습니다. 앞으로 '어워드' 형식으로 저희끼리 응원하는 행사로 키우고자 합니다. 저희와 관계없는 다른 팀들이 오셔서 모임을 하시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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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gm의 야외 모임 모습. ⓒsogm 제공
-'공간 대여'를 하는 민들레영토나 토즈와 다른 점이 있을까요.

"그곳들은 '소프트웨어(콘텐츠, 사람)'가 없지요. 하드웨어(건물 공간)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가 모인 곳이 너무 없습니다. 그런데,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가 있어야 담길 수 있습니다. 힙합하는 분들이 토즈에 모이지는 않지요. 어디 가면 이런 걸 물어볼 수 있다는 게 있을 겁니다. 기독교계에는 이런 공간이 아직 없다는 갈증이 있습니다.

일반 디자인 업계는 이러한 저변이 확대돼 있어 비슷한 일을 하는 이들을 만나기도 쉽고, 관련 학과도 많아서 선후배 관계만으로도 도움을 얻습니다. 하지만 기독교는 '문화학과'라 할 만한 것도 없고, 각자 사역을 교회 안에서만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물론 귀한 사역이지만, '인재 풀'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사역이 교회 내의 영향력에만 그치는 게 아쉽다는 말씀입니다. 교회가 굉장히 영향력이 커서 다른 곳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곳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작은교회나 그럴 상황이 아닌 분들을 더 만나서 모으고 싶습니다. 꼭 디자인이 아니더라도, 기독교 창작자(creator)들이 모이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저희는 지금 십자가 모양만 비어 있는, 커다란 설치물을 만들고 그 사이로 통과하게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설치미술이면서 퍼포먼스가 가미돼 있지요. 이 '십자가 프로젝트'는 디자이너뿐 아니라 모두 힘을 모아야 하는 작업입니다. 문화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일환이지요.

저희 'sogm'은 힐송을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두에게 주신 재능을 다양하게 발현하는 모습들 말입니다. 이런 예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그런 것들이 필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이웃 종교나 해외에서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는데, 유독 기독교만 문화가 내부적으로만 발달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이미 교회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문화만 풍성해지는 느낌이라는 것입니다. 문화란 다른 영역에 있는 사람들까지 자연스럽게 물들이는 힘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 투자하는 일이 너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그래서 상징적으로 1층에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불교가 고리타분? 요즘은 기독교가 더할지도"

-'문화 선교'는 기독교가 가장 잘 하는 줄 알았는데요.

"저희가 볼 때 불교는 포교를 막 하는 것 같지 않지만, 템플스테이나 사찰음식 등을 통해 자연스럽고 고급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은 요즘 트렌드에 맞는 '절밥 체인점'은 좋은 재료를 사용해 식사하면서 불교에 대한 건강한 이미지까지 줄 수 있습니다. 템플스테이도 피곤하고 고달픈 현대인들에게 쉼과 평안을 제공합니다.

기독교는 어쩌면 지하철 같은 곳에서 시끄럽게 하면서 '듣지 않을 수 없게' 만들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교는 사람들이 자진해서 그 문화 속으로 들어가게 만듭니다. 반면, 우리는 일방적으로 선포하고 심지어 폭력적이라는 소리도 듣지만 정작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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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g’ 공간에서 신경재 대표가 이야기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불교는 이런 일들을 위한 '문화사업재단'이 있습니다. 팀이 완벽하게 조직돼 있지요. 이곳에서 템플스테이나 사찰음식 등의 콘텐츠를 만들어냈습니다. 또 누구나 응모할 수 있는 '불교용품 디자인 공모전'을 열고 있는데, 벌써 9년째 됐습니다.

재단 대표의 인터뷰를 봤는데, '타종교인들 응모가 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디자인 공모전이니 종교와 관계가 없지만, 디자인은 그 공부하고 자료를 조사하는 게 기본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불교 문화를 접하게 됩니다. 전통문화와 함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요. 우리는 불교가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기독교가 훨씬 그렇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우리는 전도에 있어 너무 1차원적으로 접근하지 않나 합니다. 제겐 그것이 '노력하지 않는 태도'로 보입니다. 안 믿는 분들이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우리가 맞춰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우리의 것을 '진리'라고 말하면서, 우리만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예수천당 불신지옥'입니다. 그 표현만큼 정확하게 진리를 함축한 표현이 없지만, 듣는 사람들에게는 '폭력적인 예수'로 오해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전도하는 방법도 필요하겠지만, 그런 부분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을 위한 다른 전도법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신천지만 해도 그런 부분에서는 정말 열심이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딱 맞는 사람을 붙여서 포교합니다. 유학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부분에 있어 전문가를 붙여줍니다. 그게 최선을 다하는 것 아닐까요. 우리는 그런 면에서 노력하지 않고 있습니다. 문화 사역이라는 것은 아름답고 그럴싸하게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활동이 필요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 됐으면 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듣고 보니 공감이 됩니다.

"'컵에 담긴 물'을 떠올려 보세요. 교회마다 복음을 전하는 열정이 넘치지만, 교회 안의 것으로만 그치고 있습니다. 컵 안에 담긴 물을 아무리 흔들어도, 다른 컵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한 통에 다 담겨 있어야 흘러서 영향력이 생기는데, 기독교는 지금 조그마한 컵들만 가득한 느낌입니다. 한 곳에 모으지 못하니 척박한 상황이지요. 모으지 못하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하지만, 목소리와 영향력을 내려면 모여야 하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저희의 활동이나 방향성이 하나의 교단이나 기독교 문화사업 재단에서 하는 일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미약한 것이 사실이지요. 저희는 그저 직장 다니는 일반 성도들에 불과하니까요. 1주일에 한 번 모여서 이야기하는 게 전부입니다. 여기에 뜻 있는 사람들끼리 한 번 더 모이는 정도여서, 퀄리티가 보장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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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재 대표의 일러스트 작품. ⓒsogm 제공
이런 상태가 계속되다 보니 저희끼리도 안타깝고 힘들 때가 있습니다. 풀타임 사역자가 생겨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이렇게 초교회적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거의 없지요. 보통 전도사님이나 목사님들은 교회 안에서만 사역하고 월급을 받는 구조입니다. 음악 사역자들은 바깥 사역을 통해 사례비를 받기도 하지만, 그마저 정기적이지 못하고 금액도 터무니없는 실정입니다. 저부터 생활비를 위해 디자인 관련 아르바이트를 계속 하고 있지요.

그러다 보니 기독교 문화 계통에 뛰어드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퀄리티는 그에 따라 더더욱 좋아지지 않고, 사람들이 외면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지요.

제가 꿈꾸는 시스템은 분야별 팀장이 있고 그들이 전임 사역자로 세워지는 것입니다. 월급을 이곳에서 받아가면서 1주일 내내 기독교 문화를 고민하고, 팀원으로 모이는 이들을 잘 케어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이것이 발전되면 교회로 간사들을 파송해 해외로 선교지 보내듯 활동보고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제 인건비조차 나오지 않는 상황이지요.

우리는 선교 하면 '해외 선교'만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저희를 '선교사'라고 이야기하고 싶진 않습니다. 뜻 있는 분들로부터 후원을 받아 이곳이나 교회로 파송받는 형식이 되겠지요. 저희는 이 공간을 위해 월 1만원씩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곳 월세는 이 후원으로 감당하고 있습니다. 좀 더 알려지면 후원도 늘겠지만, 그 전에는 쉽지 않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팀이 만들어져 좋은 선례로 남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일만으로 생계가 해결되는 분들이 늘어나는 구조가 됐으면 합니다. 뭔가 하다 잘 안 돼서 들어오는 게 아니라, 정말 하고 싶고 사명을 가진 사람들이 모든 것을 걸고 할 수 있는 사역이 됐으면 합니다."

◈"기독교 문화, 육성과 발굴 필요"

-결국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문화재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할 수만 있으면 기독교 문화사업 재단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금 기독교에 가장 필요한 부분은 '육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문화 분야에서는 교회에서의 육성 체계가 전혀 없습니다. 방송사 등에서 CCM 오디션을 하지만, 기업조차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서로 어려운 가운데 돕는 것과 재단이 있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육성과 발굴은 자원이 있는 곳에서 해야 합니다. 일반 문화계에서 CJ가 문화에 전폭적으로 투자하듯 문화로 복음을 전하고 싶어하는 곳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한 세대가 바뀌어야 하나 생각도 듭니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고 하면 후원을 참 많이 하십니다. 하지만 문화적인 사역을 한다고 하면 '고상하다' 이런 느낌을 갖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인식과의 싸움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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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프로젝트’를 알리는 이미지. ⓒsogm 페이스북
-숨은 인재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사람은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월 1만원 회비 내면서 자신의 달란트를 사용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직장에서 자신의 달란트를 발휘하기가 힘든 시대이기 때문이지요. 그런 갈증이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렇듯 인력은 있는데,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가끔은 기운이 빠집니다. 교계에서나 하는 걱정을 저희처럼 영세한 곳에서 하고 있으니까요.

십자가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데, 그렇게 십자가를 크게 만들면 몇백만원씩 들 것입니다. 모금으로 마련해서 고민 중인데, 이것이 저희의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점점 그렇지 않은 분위기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하고 있습니다. 취미나 부업이 아니라, 목회자들처럼 평생 할 수 있는 사역으로서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직장을 다니면서 남는 시간에 할 수밖에 없으니, 기독교인들조차 외면하는 콘텐츠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누군가 기독교 문화사업 재단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에덴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저희의 창작물들을 판매할 계획도 있습니다. 수익을 위한 활동이면서, 기독교 문화에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습니다. 기독교 문화는 너무 획일화된 것 같아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유혹을 이겨내는 법> 같은 책을 갖다놓고 팔거나 하는 참신한 방법도 필요합니다. 재미가 없으니 사람들은 관심이 없고, 점점 그게 심해지다 보니 아예 신경도 쓰지 않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돼 버렸습니다. 하지만 외국 기독교 문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얼마 전 '오진 예수' 논란도 떠오르네요.

"같은 문화를 공유할 때 재미는 배가됩니다. 교회에서도 혼자 보는 것보다는, 함께 보는 것이 그렇게 재미있지 않습니까? 서로 문화가 같기 때문입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만의 문화가 있는데, 우리는 세상 문화를 패러디하는 데 급급합니다. '마이 보틀'이 유행하니 '지저스 보틀'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이런 문화만 있어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재미있게 패러디하는 것과 함께, 우리만의 어떤 문화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마추어들은 그럴 수 있습니다. 교회에서 장기자랑 할 때, '개그콘서트' 코너 중에서 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화 사역자들이 그런 콘텐츠들을 내놓는 것을 당연시하고 빈도가 늘어나는 것은, 기독교 문화가 그만큼 약해져 있는 증거라고 봅니다. 우리의 갈증은 왜 이런 곳에서만 풀리는 걸까요? 왜 기독교인들이 이런 '병맛 코드'에 열광하는 것일까요? '병맛 코드'는 기독교 문화에서 나오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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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재 대표의 작품. ⓒsogm 제공
-'sogm'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이제까지 말씀드린 것을 모두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너무 영세한 곳에서, 이 거대한 시장 구조를 바꾼다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방향성만은 잘 잡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현실적인 문제도 해결돼야 합니다. 지금 제가 이렇게 살 수 있는 것도, 사실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 아닐까요.

저희의 비전은 '문화를 통해 예수를 전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것에 좀 더 인생을 거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 있는 길을 여는 것입니다.

가까이는 크리스마스에 하는 '소금 페스티벌'을 크게 하고 싶습니다. 전도축제는 어쨌든 교회로 와야 합니다. 오기는 어렵지만, 일단 오면 효과가 있습니다. 서울시청 앞 광장 같은 곳에서 복음을 전하는 행사를 열고 싶습니다. 그래서 기획안을 만들고 있습니다.

전국 교회나 단체들이 각자 복음을 전하고 있는데, 부스 하나씩만 맡아도 광장이 다 채워질 것입니다. 페스티벌부터 공연, 강연, 연극 등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을 통해 오가는 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지금 ‘퀴어축제’가 이런 식으로 잘 하고 있지 않습니까? 자신들의 가치관을 그렇게 전달하는 겁니다. 그들은 '혐오가 아니라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동성애자 자녀를 둔 어머니가 '프리허그'도 하고요.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들이 볼 때, 누가 맞다고 느낄까요? 우리가 자칫 예수님을 오해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들에 동의하는 게 아니라, 매년 서울광장을 여는 그 시스템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