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총장
이 세상에서 가정과 교회는 모든 사람이 평생 소속되어야 할 두 기관이다. 가정에서 떠나는 날과 교회에서 떠나는 날이 하늘나라로 돌아가는 날이다. 그래서 '가정 같은 교회, 교회 같은 가정'은 좋은 표어라고 본다.

가정과 교회는 탈퇴나 졸업이 없는 종신제 회원, 평생 관련되는 기관이다. 윌리엄 M. 새커리는 "아름다운 웃음은 가정의 태양이다"라고 말했다. "웃는 집에 복이 들어온다"는 속담도 같은 뜻이다.

역시 웃음은 본인뿐 아니라 주위에까지 맑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새커리가 말하는 이 웃음은 순진무구한 갓난아기의 웃음일 수도 있고, 상냥한 어머니의 웃음일 수도 있다. 온 가족들이 웃음을 놓치지 않는다면 어떤 시련이나 괴로움도 그 가정을 해치지 못할 것이다.

헨리 반 다이크는 "대리석의 방바닥과 금으로 박은 담벼락이 가정을 빛내는 게 아니다. 어느 집이든지 사랑이 깃들고 우정을 손님으로 맞이하는 집은 행복한 집안이다"라고 말했다. 페스탈로치도 "가정의 단란함이 지상에서 최고로 빛나는 기쁨이요, 자녀를 보는 즐거움이 사람에게 가장 신성한 즐거움이다"라고 일러주었다. 가정에 관한 속담들을 찾아보기로 하자.

①남편은 두레박, 아내는 항아리(한국)

②불행한 가정을 가리켜 '나간 놈의 집구석', '씨암탉 잡은 듯', '떡 해 먹은 집안' 등으로 표현한다.

③결혼은 쉬우나 가정은 어렵다.(독일)

④평화로운 가정에는 행복이 제 발로 찾아온다.(중국)

⑤여자가 없으면 가정은 악마의 소굴이 된다.(힌두교)

⑥개도 제 굴 속에서는 나리가 된다.(희랍)

⑦어떤 짐승도 제 굴에 있어야만 짖는다.(반츠족)

세계의 모든 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애창하는 'Home, Sweet Home(즐거운 나의 집)'의 작사가 존 하워드 펜은 실제로 한 번도 가정을 가져본 적이 없다. 그가 이 노래를 지은 것은 프랑스 파리에서 문자 그대로 엽전(땡전) 한 푼 없는 처량한 신세에 놓여 있을 때였다.

그는 한평생 아내를 맞이하지 않고, 집도 갖지 않았으며, 이 지구 위를 헤매며 다녔다. 1851년 3월 3일 C. E. 크러크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진정 이상한 얘기지만,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가정의 기쁨을 자랑스럽게 노래한 나 자신은 바른 말이지 아직까지 '내 집'이라는 맛을 모르고 살았으며 앞으로도 맛보지 못할 것 같아요."

그는 이 편지를 쓴 뒤 1년쯤 뒤에 튀니즈에서 사는 집도 없이 길가에 쓰러져 이 세상을 떠났다. 그 후 얼마가 지난 뒤에 그의 시체는 다시 고향인 워싱턴의 오크 언덕 공동묘지에 이장되어 비로소 안식의 땅을 얻었다.

페스탈로치는 "가정은 곧 도덕성을 교육하는 학교"라고 말했다. 가정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상하좌우의 인간관계와 사회화 과정을 최초로 배우고 가르치는 곳이란 점이다.

위로 부모, 아래로 자녀, 좌우로 부부와 형제자매가 마치 십자가(┼) 모양으로 연결되어 첫 번째 원을 만들고, 그 동심원이 확대되면서 4촌이 생기고 6촌으로 번져나간다. 또한 처갓집과 외갓집이 생기면서 확대 가정이 되고, 그것이 결국 지역 사회, 대가족 사회, 국가 사회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에 가정의 효도가 '국가에 대한 충성과 애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자효쌍친락(子孝雙親樂)이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이루게 되니까. '가전충효 세수인경'(家傳忠孝, 世守仁敬)의 사회가 가능하게 된다.

현대에도 이런 구조에 의해 경로효친(敬老孝親)이나 부부자자 형형제제(父父子子, 兄兄弟弟)의 도리예의가 강조되는 것이다.

국가의 공직자를 임명하거나 선출할 때도 그의 가정사와 그 동안의 인격적 성장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충신은 효자가문에서 찾으라.'(求忠臣必于孝子之門)는 말은 여전히 중요하다.

'집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새는 법'이라 "종과득과 종두득두"(種瓜得瓜 種豆得豆), 즉 오이씨를 심으면 오이를 얻을 것이요, 콩을 심으면 콩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형태 박사(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