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장마철이 끝나고, 여름이 깊어갑니다. 매미가 제철을 만나 여름을 노래하고, 사람들은 바다로 산으로 떠나 잠시 자연과 함께 휴식을 취합니다. 사계절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놀라우신 섭리를 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 찬양으로 영광을 드립니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시면서,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섭리하심 가운데, 차례대로 만드시고 질서를 유지하며 관리를 잘 하도록 하셨습니다. 하지만 인간들은 그 질서를 파괴해 버렸습니다.

하나님께서 화평하게 누리도록 은혜를 주셨건만, 인간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외면한 채 자신들의 뜻에 맞는 창조를 생산하며, 무질서 속에 자신들의 안위와 편리를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여 세상의 끝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지도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사고에는 철저한 관리감독과 질서를 무시하고, 평소 해오던 사고와 방식대로 안일하게 생각하다 결국 대형 참사를 불러오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 세월호 사건은 어찌 보면 우리 국민 모두의 책임인 것입니다. 특히 나라에 녹을 먹고 봉사를 하는 공무원들의 안일한 대처로 인해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세월호 이전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사건, 구포 열차 사건, 대구 지하철 화재사건 등으로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습니까?

그렇게 많은 사건들이 줄줄이 발생했지만, 그 때마다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햇기에, 지금까지 각종 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더구나 우리 국민들도 얼마 전 일을 손쉽게 잊어버린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사고가 한 번 발생했으면, 예방 차원에서라도 재발되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함께 연구하며, 교육을 통해 다시는 끔찍한 사건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사건이 터질 때마다 남 탓으로만 돌려, 자신들은 살며시 꼬리를 내리며 피해가기만 하며, 사고의 책임에 대해서는 모두 함구하고 있습니다.

질서가 갖춰지려면 매뉴얼이 필요합니다. 매뉴얼에 따라, 지시하는 대로 누구나 예외 없이 따라야 합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누구든 예외를 적용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심지어 자신의 부모나 친척, 그리고 자녀가 원한다 해도 이를 물리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특'이라는 단어를 워낙 좋아합니다. 열차에도 특실, 검찰에서는 특검, 심지어 몸이 아픈 환자들이 가는 병원에도 특실이 있고, 항공기에도 특실(1등석)이 있습니다. 호텔이나 어느 행사마다 특별석이 있습니다. 이런 것 자체도 질서를 해치는 것입니다.

누구를 막론하고 매뉴얼에 명시되어 있는 그대로 따라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니, 세월호 같은 사고는 이미 예견되어 있었던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부식되어 온 사고입니다. 공무원들은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배의 선장은 책임을 지고 모든 탑승객들을 위해 매뉴얼대로 지시하지 못했습니다.

매뉴얼대로 배를 움직이고 대피를 시켰다면, 그와 같은 대형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었겠지만, 모두가 무책임하게 수수방관하며 늘 하던 방식대로 무사안일하게 한 결과 대형 참사를 불러온 것입니다. 선장은 승객들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말고,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기까지 최선을 다했어야 합니다.

질서는 원칙입니다. 원칙을 무시해서는 절대로 안 될 것입니다. 원칙을 무시할 때는 비리가 만연하며, 각종 재난과 사고가 늘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우리 크리스천들은 폭우가 자주 내리고 기온도 매우 높은 여름철, 주변을 점검하고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는 일에 힘써야 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들이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누구나 차별하지 않는 평등의 원칙을 고수하시면서, 늘 우리에게 화평과 행복한 삶이 가득하길 원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매뉴얼과 원칙을 무시하는 인간들로 인해 우리 삶에서는 늘 정의롭지 못한 사회적 현상들과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남을 쉽게 비판하고, 비난하며, 늘 불만을 토로하며 품고 살아갑니다. 정작 자신이 저지른 사고에는 요리조리 피하기만 하면서 말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안에서 아름다운 화평과 질서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주님 앞에 부끄럽고 늘 죄송스럽기만 합니다. 질서의 결과는 의로움과 화평입니다. 그러나 모두들 교만과 오만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합니다. 사고를 저지른 자신들은 늘 피해가며, 법과 질서를 존중하며 살아가려는 의인들에게만 괴로움이 계속됩니다.

질서를 지키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질서를 지키는 것은 행복의 근원입니다. 질서는 모두의 의무이며,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그 질서가 완성되는 날, 의로움의 열매는 이 세상을 맛있게 할 것입니다.

질서는 의로운 희생이며, 믿음의 근본이기도 합니다. 질서를 외면하는 사람들은 잠시잠깐 행복할 줄 모르지만, 영원한 지옥으로 들어가는 불행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교회 안에서나 밖에서나, 믿음 안에서 우리 성도들은 질서를 존중하며 반드시 행해야 할 것입니다. 질서는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기초입니다.

성도들은 하나님이 세우신 질서를 품고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하겠습니다. 주님은 생각과 사고의 죄에서 완벽할 수 없는 우리의 한계를 아시기에, '깨닫고' 참회하면 어떤 죄라도 확실하게 청산해 주십니다. 그러한 은혜의 법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질서를 무시한 채 내 판단대로 무조건 행하는 것은 하나님의 질서가 아닙니다. 일단 세워놓은 질서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거나 불리하다 해서 마음대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손해를 감수하고서도 지키는 것이 진정한 크리스천입니다. 하나님의 자비에 전적으로 의탁하는 믿음만이, 은혜를 사모하는 질서를 누리게 하는 것입니다.

주님을 사랑하고 그에게 전적으로 의탁하고 순종하는 삶, 하나님께서 주신 바이블, 즉 성경 말씀에서 가르치고 지시하는 그 질서대로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주님의 충실한 청지기의 의무일 것입니다.

내 의지대로, 사람을 따라 환경을 따라, 바람처럼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는 그러한 신앙인은,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외면하는 사람들입니다.

이효준 은퇴장로(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