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김영철·서유연 부부. ⓒ운동본부 제공
"부부는 일심동체, 나누는 마음까지 붕어빵처럼 닮은 부부."

20일 서울아산병원에서 한 남성이 자신의 신장을 기증하는 수술이 진행됐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타인을 위해 신장 하나를 기증한 이는 부산의 50대 남성 김영철 씨다.

김영철 씨의 신장기증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지난 2003년 김 씨 아내인 서유연 씨도 타인을 위해 신장을 기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서유연 씨는 만성신부전 환자들의 실상을 보여주는 TV 프로그램을 본 뒤, 신장기증을 결심했다. 타인을 위해 신장 하나를 기증하겠다는말에 가족들은 만류했지만, 서 씨는 포기하지 않고 오랜 시간 가족들을 설득했다.

서 씨는 "당시 TV프로그램을 통해 물 한 모금도 제대로 마시지 못하는 만성신부전 환자들의 모습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다"며 "그들을 위해 내가 가진 것을 꼭 나눠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1999년 이미 운동본부 부산지부에 사후 장기기증 서약을 했던 서 씨는 망설임 없이 신장 하나를 기증했다. 이식인은 전남 광양의 40대 남성 강웅길 씨였다. 영·호남을 잇는 신장기증에 많은 언론이 관심을 보였고, 감동을 받은 강 씨의 아내 정미숙 씨가 자신의 신장을 기증하며 릴레이 신장기증이 이뤄지기도 했다.

신장기증 후 운동본부를 통해 신장을 기증하고 이식받은 사람들의 모임인 새생명나눔회를 통해 기증인·이식인들과 교류하던 서 씨의 남편 김영철 씨는 신장기증 후 건강하고 밝게 생활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 모습이 김 씨에게는 감동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곁에서 직접 행동으로 나눔을 보여준 아내를 보고, 자신도 신장 기증을 결심했다.

김영철 씨는 "아내 외에도 신장 기증 후 아주 건강하게 지내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 전했다.

장기기증
▲김영철·서유연 부부. ⓒ운동본부 제공
아내 서유연 씨는 이후에도 헌혈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금장상을 받기도 했고, 오랜 기간 후원을 통해 해외아동을 돕고 있다. 지난 2005년 김 씨는 아내를 본받아 사후 장기기증을 등록했고, 이번에 신장기증을 하게 됐다.

이번 신장기증을 위해 김 씨는 특별히 노력했다. 이식인에게 더 건강한 장기를 기증하고, 기증 후에 자신의 건강도 빨리 회복하기 위해 체중 10kg을 감량한 것.

김 씨의 이러한 열정 뒤에는 가족들의 격려와 응원이 있었다. 선배 신장기증인인 아내 서 씨가 간병인을 자청하며 신장기증을 적극 지지했고, 딸과 아들 역시 "생명을 살리는 아빠의 모습이 멋지다"며 응원했다.  

김영철 씨의 신장을 이식받은 이식인은 이인만 씨(43)로 지난 20년간 혈액투석을 받아온 만성신부전 환자이다. 이 씨는 군 입대 신체검사에서 고혈압을 진단받고 재검을 권유받았으나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넘겼다. 그러나 제대 후 숨이 차고 금방 피로해져 병원을 찾았다가 1996년부터 만성신부전을 진단받고 투병생활을 했다.

올해로 20년째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이 씨는 "투병생활이 길어져 몸도 마음도 몹시 지쳐 매우 힘든 상황이었는데, 천사 같은 분을 만나 이식을 받게 돼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서유연·김영철 부부는 지난 2013년 이후 5년만에 탄생한 부부 신장기증인이며, 국내 18번째 부부 신장기증인이 됐다.

지난 2016년 말 기준 신장이식 대기자는 17,959명이며, 작년 한 해 동안 신장이식은 2,233건에 불과했다. 그중 생존 시 신장기증을 통한 수술은 1,174건이며, 이 중 타인에게 신장을 이식받은 사람은 38명에 불과하다. 지인을 제외하고,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이를 위해 신장을 기증한 사람은 극히 소수인 실정.

지난 2010년 신장이식 대기기간은 828일이었으나 2015년 신장이식 대기기간 1,904일로 오히려 신장이식을 대기하는 환자와 대기 기간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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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예배에서 특송을 부르고 있다. ⓒ운동본부 제공
◈제주지부 사랑의장기기증활성화위원회 출범

운동본부는 지난 4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제주 라파의 집'에서 제주지부 사랑의장기기증활성화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운동본부는 지난 3월 28일, 국내 장기기증 패러다임 변화를 위해 전국 14개 교단 총회장 및 대표와 200여 교회가 함께하는 '한국교회 활성화위원회'를 결성한 바 있다. 그 뜻을 이어 제주지역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 제주지부 사랑의장기기증활성화위원회가 출범한 것이다.

제주지부 장기기증활성화위원회는 김효근 목사(제주한림교회), 류덕중 목사(대정교회), 박성천 목사(서귀포동원교회), 박수욱 목사(귀덕교회), 배성열 목사(서귀포제일교회), 손범수 목사(안덕교회), 오병근 목사(애월교회), 이기원 목사(서귀포성결교회), 이상호 목사(서귀포중앙교회), 이정우 목사(시온교회), 임장원 목사(방주교회), 정석범 목사(제주삼양교회), 정종열 목사(비전교회), 제종원 목사(동남교회), 조봉래 목사(평안교회), 황호민 목사(구좌제일교회), 장석준 목사(토평교회), 류정길 목사(제주성안교회), 박명일 목사(제주국제순복음교회) 등으로 구성됐다. 20개 교회에서 함께하게 된 제주지부 장기기증활성화위원회에서는 제종원 목사가 위원장을 맡는다.

장기기증활성화위원회 출범식은 지난 4일 오전 제주 라파의 집 10주년 감사예배와 함께 진행됐다. 제주 라파의 집은 혈액투석 환우들을 위한 종합휴양시설로, 투석치료와 함께 숙식, 관광을 무료로 제공해 개원 이후 총 4,900여명의 혈액투석 환자들이 다녀가며 삶의 희망을 되찾았다.

이날 감사예배에서는 제주지부 장기기증 활성화위원회 목회자 17명이 합창단을 이뤄 특송을 준비하기도 했다. 박진탁 이사장은 "아름다운 특송만큼 위원회가 제주지역에 장기기증이라는 아름다운 인식을 심어줄 것"이라며 "라파의 집 10주년을 맞아 제주지역 장기기증 활성화의 도약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지난 1991년 설립된 운동본부는 지난 26년간 94만여명의 장기기증 등록자를 보유한 국내 최대 장기기증 단체로 성장했다. 특히 80%가 넘는 등록자가 기독교인일 정도로 많은 교회의 참여가 가장 큰 힘이었다. 지금까지 5,000여 교회가 장기기증 예배에 동참했다.

제주지부를 시작으로, 전국 각 지역에서 장기기증활성화위원회가 조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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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C 수련회 참가자들. ⓒ운동본부 제공
◈CCC 대학생 1,010명 장기기증 등록

한국대학생선교회(이하 CCC·대표 박성민 목사) 주최 '2017 CCC 대학생여름수련회'에서 총 1,010명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했다.

CCC는 지난 6월 26일부터 4박 5일간 강원도 평창군 한화리조트 휘닉스파크에서 진행된 여름수련회에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본부, 박진탁 이사장)를 초청해 5년째 장기기증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운동본부는 6월 27일부터 3일간 진행된 비전박람회 프로그램 중 홍보 부스를 설치해 생명나눔의 소중함을 알렸다. 이번 수련회에서는 30여곳의 선교 및 NGO 단체에서 비전박람회를 위해 홍보부스를 설치했다. 운동본부는 홍보부스를 찾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장기기증 OX 퀴즈와 장기기증 리플렛 배포 등의 홍보활동을 진행했다.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한 한 학생은 "CCC 설립자이신 故 김준곤 목사님께서 각막기증을 실천하고 생명을 살리고 떠나신 것을 알게 됐다"며 "그 뜻을 이어 저도 수련회를 통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해 장기부전 환우들을 응원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지난 2012년부터 장기기증 홍보활동에 앞장서 온 CCC는 올해까지 무려 3,750명의 기독청년들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했다. 운동본부 김동엽 사무처장은 "생명나눔과 각별한 인연을 맺은 CCC에서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생명나눔에 뜻을 모아주셔서 감동했다"며 "복음과 사랑을 전하는 기독청년들의 뜨거운 열정이 더 밝고 건강한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