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교연)과 한국교회교단장회의(한교총)가 가칭 '한국기독교연합회(한기연)'라는 이름으로 통합을 결의했다. 한교연과 한교총 대표단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8월 1일 통합 및 창립총회를 열겠다고 했다.

한교총 이성희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한교연과 한교총의 통합이라기보다, 한국교회가 통합하면서 새롭게 (한기연을) 창립하는 것"이라며 "각 교단 내부에서도 한기연 창립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이기 때문에, 오는 9월 교단 총회에서 무난하게 인준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주요 통합안은 △(한기총 사태 이전의) 7·7 정관을 기본으로 하되, (한기연 창립 후 향후 5년 간은) 1천교회 이상 교단장으로 구성된 상임회장단을 구성해 대표를 추대한다 △(한기연은) 한교연 법인을 사용한다 △한기총은 정상화되면 통합을 추진한다 등이다.

양측은 한기연 창립 후 당분간 선거 없이 대표를 추대하겠다고 한다. 대표는 1인이며, 그간 한국교회 주요 연합기관들의 논란을 의식해 "자리다툼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도 했다.

일단 한교총이 독자적으로 세력화하지 않고, 한교연과 통합하기로 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교연,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연합기관이 세 곳이나 있는 상태에서 '제4의 연합단체'가 만들어지는 것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던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한기연은 향후 가까이는 한기총, 멀리는 NCCK까지 함께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언제든 기득권을 내려놓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간 명실상부하게 한국교회를 아우르는 하나의 연합기관을 만들려는 시도가 계속돼 왔지만 성공하지 못한 요인을 분석하고, 더디더라도 사회적으로나 국제적으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통합된 한기연에서 또 다시 '논공행상'이나 '자리·이권 다툼'이 일어난다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지리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럴 경우 성도들이 나서서 연합기관 무용론을 외칠 것이다. 아니, 성도들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당신들끼리 무엇을 하든' 아무 관심도 갖지 않는 단체로 전락해 버릴 것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한국교회 통합과 개혁, 갱신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

한기연
▲기자회견 후 양측 관계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아래 왼쪽부터 한교총 측 김선규·전명구·이성희 목사, 한교연 측 정서영·김요셉·고시영 목사. ⓒ이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