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시대의 도전과 기독교의 응답
우종학 | 새물결플러스 | 359쪽 | 16,000원

훌륭한 파트너

아직도 필자가 사역하고 있는 부산에서는 다수의 교회가 성경과 과학의 관계에서 '창조과학'을 주류로 보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과학은 고사하고, '창조과학'조차 담임목회자들과 교회에서 별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듯한 것이다.

즉 주일학교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배우는 '진화론'은 잘못된 것이고,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것이 맞다는 식의 결론적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결국 주일학교 아이들에게는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그리고 사실과 믿음 사이에서 방황이 시작된다.

시편 기자들과 사도 바울(로마서에서)은 '자연'을 통해 하나님을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 루터, 칼뱅, 보스, 바빙크... 등의 그리스도교 정통신학자들은 자연 만물(피조물)들은 하나님의 숨결을 담고 있으며, 그 창조주 하나님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즉, 자연을 통해서도 하나님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성경과 과학

저자는 1부에서 자신의 전공인 '천문학'을 통해 우주의 크기, 역사, 그리고 여러 가지 창조와 진화에 관계된 이론들을 재미있게 설명해 간다. 그리고 저자는 성경은 자연을 읽어내는 언어가 아니며, 자연을 읽어내는 언어는 과학이라는 사실로 인도한다(성경으로 자연을 해석하려고 하지 말라).

2부에서는 성경과 과학이 서로 모순되는 관계가 아님을 설명해 간다. 그리고 성경해석의 역사들을 살피면서 '문자주의'의 폐해를 지적한다. 3부에서는 현대 과학주의 무신론에 대해 살피고 있다. 한국에도 인기 있는 리처드 도킨스를 필두로 한 무신론을 주장하는 과학자들의 주장들에 대해, 그들이 주장하는 '무신론'은 과학이 아니라 '철학'임을 자세히 설명한다.

4부는 근본주의와 문자주의의 오류들에 대해 지적한다. 여기서는 그 동안 우리가 들어왔던 창조과학자들의 오류와 조작, 그리고 비전문성을 고발한다. 더욱이 창조론 또한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과학이 발전하면서 성경의 해석 또한 변하게 됐는데, 과학으로 인해 변하게 된 성경해석이 성경의 오류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의 발전은 더 정확한 성경해석의 방편이 됨을 저자는 주장한다. 그래서 저자는 신실하게 그리스도를 신앙하는 정통 과학자로서 '문자주의'와 '창조과학'의 오류들을 지적하고 있다.

마지막 5부는 '과학과 신학'의 대화를 요청하고 강조한다. 과학은 신학의 적이 아니라 동반자이며, 일부 무신론을 주장하는 과학자들에게 놀랄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학과 과학자들과 더 적극적으로 대화를 함으로 하나님의 창조를 더 정확하게 드러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려와 요청

저자는 교회가 과학에 대해 적대적이거나 무지와 무관심으로 인해 나타나는 몇 가지 현상에 대해 우려를 말한다. 첫째, 젊은 그리스도인들이 무신론 과학자들의 주장에 대해 분별치 못함으로 믿음을 버리는 경우이다. 둘째, 비그리스도인 과학자들과 다른 모든 분야의 학자들로부터 그리스도교가 수준 낮은 종교집단으로 비춰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잘못된 창조론을 신뢰함으로 반과학주의적 성향이 교회 안에 팽배해지고, 그로 인해 교회안의 똑똑한 젊은이들이 과학을 회피함으로써 신실한 그리스도교 정통 과학자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우려들이다.

저자는 과학이 결코 성경과 신앙의 적이 아니라 협력자임을 강조한다. 문제는 창조과학자들에 의해 잘못 알려진 과학적 사고와 내용이다. 즉 일반과학자들의 정확한 성과들에 대해서도 불신하게끔 만든 것과 또한 과학 자체를 성경의 내용들에 반하거나 도전한다는 식의 인식을 심어준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인식적 전환이 필요하며, 과학과 신학이 대결이 아니라 대화의 자리를 만들어 성경을 더 정확하게 해석하고, 더욱이 뛰어난 그리스도인 과학자들이 배출되어 리처드 도킨스와 같은 무신론의 철학을 가진 과학자들의 주장에 미혹되지 않도록 해야 함을 강조한다.

두 권의 책

결국 과학과 성경의 만남과 갈등은 '창조'에 대한 이해의 차이 때문이다. 창세기 1장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신학자들과 과학적 연구 결과에 의한 창조설명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그러면 창조에 대하여 누구의 견해를 따라야 할까?

여기서 저자는 어느 한쪽을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 성경과 과학 모두가 하나님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성경은 '누가 이 우주를 창조하였나?'에 대해 말하고 있고, 과학은 '어떻게 이 우주가 창조 되었나?'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성경은 창조에 대해 '어떻게'를 말하지 않고, 과학은 창조에 대해 '누가'를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저자는 말한다. 과학은 절대 완벽할 수 없다. 그래서 과학은 끊임없이 더 정확한 결과들로 수정된다. 그렇다면, 성경 해석도 마찬가지이다. 성경 자체는 완벽하지만, 그것을 해석하는 인간은 불완전하기에 성경해석도 끊임없이 수정되고 발전되어야 함도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교회가 과학과 과학자들에 대해 불신하거나 적대시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또한 과학은 신앙과 상관이 없다는 생각도 수정되어야 한다.

그렇다! 표면적으로 보면 과학이 그리스도교에 도전하는 것 같다. 그러나 과학의 도전을 그리스도교가 기꺼이 수용한다면, 과학은 그리스도교의 훌륭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본서를 우리의 자녀와 주일학생들과 교사들에게 건강한 신앙과 과학적 관계에 대한 바른 지침서로 적극 추천한다.

강도헌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운영자, 제자삼는교회 담임, 프쉬케치유상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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