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예수’ 비판 예상했으나 다음세대 위해 결단”

김신의 기자 입력 : 2017.07.13 18:22

[인터뷰] 각종 CCM 차트서 1위하며 화제 모은 CPR

오진예수
▲CCM그룹 CPR의 로고와 오진예수 앨범자켓. ⓒCPR 공식 페이스북
발매와 동시에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오진예수’라는 곡으로 실시간 검색 1위에 오른 CCM그룹 CPR(Church Praise Revolution)의 프로듀서 이화익 씨와 예배팀장 박진희 씨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심폐소생술’을 의미하기도 하는 CPR은 다음세대를 위한 예배와 찬양을 연구하는 팀으로, 이화익 씨와 박진희 씨는 지난 2015년 ‘여호와는 나의 힘(시편28.7)’이라는 제목으로 함께 음원을 발매한 적도 있다.

CPR이화익
▲CPR ‘오진예수’의 프로듀서 이화익의 프로필. ⓒ네이버 프로필
-'오진'이라는 제목도 그렇고 '오지다'라는 가사도 특이합니다. "다음세대와 소통하고자" 이런 가사를 붙였다고 하셨는데, 좀 더 구체적인 이유가 있나요?

이화익: "저희가 20대 초반부터 청소년부 교사를 해왔는데요, 청소년들과 예배 드리면서 느낀 것이 아이들이 찬양을 지루해 한다는 점이었고, 그러면서 크게 2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첫째는 찬양이란 예수님을 높이고 자랑하는 것인데, 아이들은 예수님에 대해서 정확히 모른단 거예요. 둘째는 찬양의 가사가 너무 옛날 말, 고어체가 많다는 점이었어요. 아이들과 대화를 통해 알게 된 점인데, 특정 가사를 지칭할 순 없지만 옛날 말이 가득한 찬양을 부르니 아이들이 자기의 고백이라고 느끼지 못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찬양 한 곡을 부르더라도 예배 후에 어떤 찬양을 부를 때 마음이 어떻고, 눈물이 나는지 그 찬양에 대해 아이들과 대화를 하면서, 아이들의 열려진 마음에 예수님을 전하고 싶었어요."

박진희: "아이들을 정말 사랑합니다. 다니엘 12장 3절처럼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예수님을 알게 되는 것이 저의 부르심이라고 느꼈습니다."

-‘언어’에 주목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박진희: "언어는 소통을 위한 것입니다. 바벨탑처럼 언어가 다르면 함께 할 수 없죠. 요즘은 세대마다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요. 어른 세대와 아이들의 세대가 소통하기 위해서는 서로 언어의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고등학교에서 언어(외국어)를 가르치는 교사이기도 한데, 매일 아이들과 만나고 이야기하기에 더 쉽게 언어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화익: "기본적으로 찬양 가사에 청소년들이 낯설어 하는 말이 많아요. 평소에 쓰지 않는 말도 많고. 아이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잘 몰라요. 물론 모태신앙인 학생들은 이런 표현에 익숙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친구들과 있을 때는 주로 유행어를 쓰는데, 그 과정에 저는 삶과 신앙이 하나가 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고 아이들이 평소에 쓰는 언어로 곡을 만들어 보자고 마음먹게 됐죠. ‘오지다’는 표현은 원래 ‘오달지다’라는 우리말로, ‘알차다’, ‘참 좋다’는 의미거든요. 그 표현 하나만으로 애들이 굉장히 재밌어 하면서 그간 예배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친구가 예배 끝나고 저한테 와서 엄지손가락을 보여 주면서 '인정'이라고 하더라고요."

-곡을 발표하신 후 어떤 반응을 예상하셨나요?

박진희: "무반응을 예상했습니다.(웃음) 누군가가, 혹은 제 학생들이 이 노래를 들어준다면 참 기쁠 거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어른들께는 꾸지람을 들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고요. 그렇지만 반드시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화익: "진희 씨와 이야기 나눌 때만 하더라도, 청소년들 사이에서 ‘찬양이 이래도 돼?’라고 생각할 여지만 주어도 좋겠다 싶었어요. 미공개 곡인 ‘헐개이득’, ‘사탄의 뚝배기 깨시는 주님’이라는 곡에서도 아이들이 흠칫 놀라고, 폭발적 반응을 보였죠. 모태신앙인 청소년들은 굉장히 보수적이예요. ‘이 학생들의 생각이 전환되면 좋겠다’까지 생각했는데, 반응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너무 뜨거운 반응에 걱정도 되고 다음 곡을 내야 하는데 두려운 마음도 드는 건 사실이예요."

CPR
▲서울외고 채플에 참석한 CPR. ⓒCPR 공식 페이스북
-각종 CCM 음원차트에서 1위를 하셨는데, 소감이 어떠세요?

박진희: "저는 BTWJ 라디오 방송국에서 CCM을 소개하는 ‘낯선 자유’라는 프로그램의 DJ이기도 한데요, 항상 최신 CCM차트에서 거의 모든 곡을 모니터링합니다. 신인 아티스트들의 노래를 주로 많이 선곡하고요. 그런 점에서 오랫동안 변화가 없던 한국 CCM차트에 변화를 주었다는 것이 크나 큰 영광입니다. 앞으로 새롭고 창조적인 CCM 아티스트들의 등장도 너무나 기대되고요."

이화익: "저는 개인적으로 씁쓸하더라고요… ‘이 정도로 이상한(?) 곡을 써야만이 CCM에 반응을 주시나’라는 생각을 하니 아쉽기도 했지만, 그래도 저희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 싶다고 생각해요. 제가 ‘천민찬밴드’, ‘NCM’이나 ‘화이트리본밴드’ 같은 분들도 정말 좋아하는데, 저희는 기본적으로 예배 곡을 고수하고 있지만 다양하고 훌륭한 CCM들도 많이 소개되고 회자되면 좋겠다는 마음이거든요."

-곡에 대한 비판도 있습니다.

이화익: "양날의 검이라 생각해요. 비판을 예상 안 했다면 거짓말이지만, 이렇게 반응을 주실 줄은 몰랐어요. 저희는 완전 무명이거든요. Unknown이예요. 다만 같은 크리스천끼리의 공격이라고 할지… 조금 마음이 아팠죠. 조언은 감사한데, 근거 없는 비난 글을 보았을 땐 생각보다 멍해지더라고요. 저희도 오랜 시간 예배의 자리에서 진실되게 예배하고 모두가 부르는 예배 곡으로 마음을 다해 찬양하며 살아온 무명의 예배자들이었는데, 몇 마디 글로 한 순간에 '관심종자'가 되어버렸을 땐 가슴이 아팠습니다."

박진희: "저희 팀 이름은 CPR인데요, 심폐소생술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심폐소생술은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때 4분 이내에 시행해야 합니다. 이 때에 갈비뼈가 부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생명을 살리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기에 골절에 개의치 않고 정확한 깊이와 빈도로 심장을 압박해야 해요. 비판은 예상했지만, 다음세대에게 CPR을 시행하는 것이 생명을 살리는 것만큼 훨씬 더 가치 있는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또 건강한 토론과 비판들을 통해 더 선한 방법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CPR박진희
▲CPR의 예배팀장 박진희 프로필. ⓒ박진희 공식 페이스북
-다음 사역의 방향은 무엇인가요?

박진희: "캠프에서 아이들과 기존 찬양의 리메이크와 CPR의 창작곡들로 예배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새로운 가사로 예배 곡, CCM 곡들을 써 내는 것도 기대가 되고요,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창작곡들을 쓰고 발표할 계획입니다."

이화익: "일단 청소년들이 쓰는 언어를 사용한 CCM을 몇 곡 더 만들 생각이예요. 자칫 잘못하면 저속한 노래가 될 수 있으니 그 부분은 계속 고민하려고 합니다. 이후에는 청소년 문화에 집중하고 싶어요. 그때는 새로운 사운드를 개발한 찬양도 만들 생각인데, EDM이나 힙합을 비롯해 정말 좋은 뮤지션들과 협업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또 CPR은 ‘청소년의 예배’도 중요하게 여기지만, ‘예배 후 이들이 어떻게 사느냐’도 중요하게 봐요. 아이들과 사회적인 이야기도 하고 싶고, 성경적으로 어떻게 봐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나누고 싶고, 소외된 사람들에게도 관심 갖고 싶어요. CPR이 예배 팀이니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결론적으로 청소년들의 삶이 변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저희가 먼저 바로 서야겠죠. 성경적으로 살도록 노력할거예요."

한편. ‘오진예수’의 작사, 작곡, 편곡을 맡은 프로듀서 이화익 씨는 "저를 빚으실 때부터 그분의 계획은 오직 주님의 이름을 높이기 위해서였다”라는 고백과 함께 첫 싱글 앨범 ‘하나님은 사랑이시라(요한1서 4:8)’를 발매했고, 이후 ‘주의 말씀은(시편 119편 105절)’, ‘여호와는 나의 힘’, ‘항상 기뻐하라(REJOICE)’ 등을 발매했다. CCM 밴드 ‘토브(TOB:Tabernacle of bride)’의 베이시스트로도 활동했다. CPR의 예배팀장을 맡은 박진희 씨는 러시아어를 가르치는 교사이자 기독교 방송 BTWJ(Broadcasting together with Jesus)의 ‘낯선 자유’에서 DJ를 맡고 있는 싱어송라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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