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필자는 이른 아침 등교하는 학생들과 학교에 종사하는 분들과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지역민들의 안전을 위해 매일같이 교통안전을 위해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봉사하는 곳은 두 곳의 남녀 중학교와 한 개의 고등학교가 있는 지역으로, 학교 진입로는 삼거리여서 입구가 매우 협소하여, 차 두 대가 겨우 빠져나갈 수 있는 도로입니다. 이곳에서 학생들까지 등하교를 하고 있어 거리는 온통 교통지옥으로 자주 변하고, 자칫 사고로부터 안전할 수 없는 곳입니다.

아침 등교 시간에는 수많은 자동차가 드나들어 아이들에게는 늘 위험요소가 잠재해 있어, 한눈을 파는 사이 어떠한 사고가 발생할지, 잠시도 눈길을 피할 틈이 없는 중요한 골든타임 이므로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잠시 잠깐 지나는 사람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는 정겨움도 있습니다. 요즘 같이 날씨가 더우면 시원한 음료를 주시는 분, 이른 아침이라 아침을 굶고 봉사를 할까 싶어 학교 입구에서 파는 김밥과 햄버거를 주시는 분들도 있어, 참으로 행복하기도 합니다.

봉사를 하는 과정에서 제일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바로 방향등, 즉 자동차의 깜박이등을 켜지 않고, 대시하는 차들 때문에 적잖은 애로를 겪고 있는 것입니다, 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할 때는 분명히 깜박이 방향등을 켰을텐데, 도무지 깜박이 등을 켤 생각조차 하지 않고, 한 손에는 스마트 폰, 한 손에는 담배를 피우는 분들로 정말 난감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사전에 깜박이등을 켜 주면, 자신의 자동차가 가야 할 방향을 미리 인지하여 다른 차들을 멈추게 하고 자신의 차를 보낼 줄 터인데, 앞에서 교통정리를 위해 신호하는 사람의 지시는 따르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가려고만 합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금세 교통은 마비됩니다.

사람의 육신도 마비가 오면 꼼짝할 수 없는 것처럼, 거리는 온통 아수라장으로 변해 버립니다. 깜박이등 하나를 켜지 않아 마비되는 거리는 겉잡을 수 없는 혼잡으로 인해, 거리를 다시 평화로운 거리로 만드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자신의 의지대로, 고집과 아집으로 일관하다 보면, 많은 이웃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앞에서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다른 차들을 세워놓은 채, 자신의 차를 보내주려 하면 꼼짝도 하지 않고 마냥 다른 차들을 예의주시합니다. 가라고 고함까지 지르고 나면 그때서야 빠져 나갑니다. 앞에서 수신호를 하는 사람을 믿지 못하는 불신 때문에 세상의 거리는 마비로 변해 버립니다.

운전자는 앞에서 수신호하는 사람의 지시에 따라야 합니다. 그래야만 무사히 목적지로 갈 수 있고, 이웃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며, 모두 원하는 목적지까지 무사히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좌회전 우회전 하는 차들이 가끔은 서로 양보하며 서로 가라고 양보 하는 모습들을 볼 때, 고맙기도 해서 정중하게 인사로 답례하기도 합니다. 명랑하고 상쾌한 아침을 선물하기 위해서 미소도 함께 드립니다.

그러나 때로는 자신의 차를 먼저 보내주지 않는다고 욕설을 마구 쏟아내는 분들도 있습니다. 잠시 설명을 해 드려도 마구잡이로 욕설을 퍼붓고는 도망가듯 달려갑니다.

운전을 하는 습관들을 보노라면, 때로는 화도 치밀어 오릅니다. 함께 고함을 치며 싸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잠시 후에는 또 후회를 합니다. 그냥 웃고 넘어가면 되는데, '또 화를 내며 싸웠구나!' 하는 마음에 당장이라도 교통안전에 대한 봉사를 접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저는 최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위암 수술까지 한 터라, 주위에 사람들이 그만두라고 말씀까지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특히 운전자들과 다툴 때는 이 일이 하기 싫어지며, 왜 이 일을 시작했을까 하는 후회도 많이 하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주님께서는 이럴 때는 어떻게 하셨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화를 내기 전 네 이웃의 아픔을 먼저 생각하라! 그리고 믿음이 없느냐, 네 믿음이 연약하므로 운전하는 사람들도 너를 믿지 못하는 것이다' 하는 주님의 속삭임이 들려옵니다. 후회했던 마음이 가라앉으며, 새로운 마음이 솟구쳐 오릅니다. 이렇게 또 다시 다짐을 하며, 즐거운 교통안전을 위해 빨간 유도등을 열심히 좌우로 휘저어갑니다.

특히 우리 신앙인들은 주님의 빨간 유도등을 바라보며 나아가야 합니다. 주님의 방향등을 바라보며, 그 지시하시는 말씀대로 따라야 합니다. 그 유도등은 주님께서 가라고 하시는 명령의 말씀입니다. 그 지시에 따르지 않는다면, 참혹한 세계로 빠져 들어가고 말 것입니다.

모세의 출애굽 당시에 하나님께서 보여주시는 구름기둥, 불기둥 그것이 바로 유도등입니다. 그것만 바라보고 순종하며 따라갔다면, 40년이라는 긴 여정의 피곤을 피했을 것입니다. 진행하는 동안 불평과 고집과 아집으로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것을 믿지 못하고 스스로의 방향등을 켜고 나아감으로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무수한 인명피해가 속출했던 것을 우리 모두는 알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께서 보여주시고 가르치는 유도등을 바라보며, 방향등을 번쩍 신나게 켜야 할 것입니다. 그 도로에는 형통과 자유와 행복과 소망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효준 장로(덕천교회,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