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대회
▲동서신학포럼과 연세대학교가 공동주최한 종교개혁 500주년 국제학술대회. ⓒ김신의 기자

(사)동서신학포럼(East-West Theological Forum)과 연세대학교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15일부터 17일까지 공동 주최한 제5회 국제학술대회가 성황리 종료됐다.

연세대학교와 광림교회에서 진행된 이 학술대회는 ‘종교개혁 500주년: 과거로부터의 배움, 현재에 당면한 도전, 미래를 향한 대안’이라는 큰 주제 아래, ‘21세기 한국 사회와 종교개혁의 의미(연세대학교 김호기 교수),’ ‘창조적 은혜: 종교개혁 안의 영적 혁명(취리히대학교 인골프 달포스 교수)’, ‘글로벌 시대의 신적 은혜와 인간의 책임(클레어몬트대학원 안셀름 민 교수)’ 등의 주제 발표, 인도, 미국, 홍콩, 필리핀, 말라위 등 각국의 학자들이 준비한 10여개의 분과 토론, 다양한 사회 현장에 있는 사역자들이 모인 토크 콘서트 등을 진행했다.

특별히 ‘새로운 종교개혁’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토크 콘서트에서는 ‘우리가 교회다’의 저자(박상규 목사, 전웅제 목사, 최준식 목사, 최혁기 목사, 이다니엘 목사)를 비롯해, 세월호 가족들을 위해 천막 카페를 열고 목회활동을 했던 양민철 목사 등이 참여해 분식점부터 커피숍, 탈북민 지원까지 다양한 대안적 교회 모델과 새로운 목회 모델을 제시했다.

같은 주제로 이어진 두 번째 토크콘서트에서는 라디오 MC 김도영 대표, 김진무 영화감독, 패션모델 박둘선 교수, 노태경 대표, 황진솔 대표, 신현상 교수 등이 참여해 라디오, 영화, 패션, 기업 등 평신도 크리스천이자 전문인, 기업가들을 발굴하고, 다양한 각자 사역의 현장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제학술대회
▲폐회 토론이 진행중이다. 왼쪽부터 전영호 이사장, 인골프 달포스 교수, 크리스토프 슈베벨 교수, 안셀름 민 교수, 권수영 교수. ⓒ김신의 기자

학술대회 마지막 일정으로는 주제발표(정의와 자유: 종교개혁의 계속되는 약속)와 인골프 달포스 교수, 안셀림 민 교수, 전영호 교수(동서신학포럼 이사장), 크리스토프 슈베벨 교수의 폐회 토론과 질의응답, 광림교회 김정석 목사의 환영사가 있었다.

이날 마지막 주제발표를 맡았던 독일 튀빙겐대학교 크리스토프 슈베벨(Christoph Schwöbel) 교수는 법적인 자유와 다른 종교개혁이 가지고 온 자유, 하나님을 뺀 정의의 한계, 루터의 관점에서 본 하나님의 정의(God's justice), 창조적 정의(creative justice)에 대해 설명했다. 또 “이번 학술대회가 조직적으로 잘 됐을 뿐 아니라, 그동안의 학술적인 개념에 그치지 않고 루터의 신학이 오늘날 교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실천적 차원에서 연결해서 뜻 깊었다”고 덧붙였다.

폐회 토론에서 전영호 교수(동서신학포럼 이사장)는 “첫 콘퍼런스를 제외한 모든 콘퍼런스에 참석했는데, 특별히 이번 콘퍼런스 때 너무 좋았다”며 앞서 발표하고 토론한 주제를 언급함과 동시에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부르시는 전능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정의란 창조의 능력으로 당신에게 복을 주시고 모든 관계를 올바르게 하시는 하나님의 안에 있는 사랑과 능력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동서신학포럼 운영위원회 위원장 권수영 교수는 “서양의 신학자와 한국, 동 아시아의 신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화할 뿐 아니라, 신학과 교회, 성직자, 목회자와 성도들,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기독교인들의 가교 역할이 시작했다”며 “교회 안의 여러 혁신적인 노력을 소개하는 이 같은 콘퍼런스가 계속 되고 더 많은 대화를 지속적으로 나누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권 교수는 기조강연을 맡는 김호기교수( 연세대 사회학)를 비롯한 대표적인 재미 신학자 안셀름 민 교수, 저명한 독일의 신학자 크리스토프 슈베벨, 스위스의 신학자 잉골프 달퍼스 교수의 주강연과 여러 참여자들의 토론을 묶어 <2017 동서신학포럼 연세대 종교개혁 500주년 선언문>을 발표했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우리는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믿음이 중세사회 전체를 변혁시킨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종교개혁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새롭게 할 것을 결단한다.

1. 우리는 루터의 종교개혁이 개신교회가 시작된 500년 전의 역사적 사건이었을 뿐만이 아니라, 오늘날까지 계속되는 정신적, 영적 혁명으로 하나님의 주권회복을 선포하는 신앙적 결단임을 믿는다.

2. 물신(物神)이 지배하는 욕망의 시대에 화폐와 권력과 육체의 유혹을 물리치고, 하나님의 정의를 이루기 위해서 우리는 지속적인 개인 내면의 개혁과 교회의 개혁과 사회문화의 개혁이 필요함을 믿는다.

3. 우리는 자유로운 삶의 주체인 동시에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는 불완전한 피조물임을 인식하고, 구원의 주체이신 하나님의 은혜만이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음을 믿으며, 그 은혜에 주체적으로 응답함으로써 스스로의 삶을 개혁할 것을 결단한다.

4. 우리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지내온 한국교회가 기복신앙과 성장만능주의라는 자본주의 논리에 빠져있음을 깊이 반성하고, 교회가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고, 나눔과 섬김이라는 성경적 가치를 회복할 것을 결단한다.

5.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이 교회의 건물 안에 고립되어 안주하는 존재가 아니라, 삼위일체 하나님 안에서 계시된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기 위해 일상적인 삶과 일터와 사회 한 복판에서 세상과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소통할 것을 결단한다.

6. 우리는 우리 사회가 불평등과 부정의로 인한 고통으로 가득 차 있음을 인식하며, 가장 작은자와 함께하신 예수의 위로와 치유의 사역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것을 결단한다.

7. 우리는 종교개혁의 정신이 비판적인 자기성찰을 통한 끊임없는 변혁을 위한 노력임을 믿으며,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해 종교개혁의 정신을 계승하고 실천할 것을 결단한다.

한편 동서신학포럼은 '국제사회의 난제에 대해 신학적 의견을 나누고 해결책을 찾아간다'는 목적으로 시작된 초교파적 국제학회로, 2년에 한번 씩 국제 콘퍼런스를 진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