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기 교수
▲김호기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김은애 기자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6월 15일부터 3일간 연세대학교 신학관 채플과 광림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 내 개신교회와 근대 대학교육이 시작된 역사와 맥을 같이 해 온 연세대학교와 '국제사회의 난제에 대해 신학적 의견을 나누고 해결책을 찾아간다는 목적'으로 2008년 설립된 사단법인 동서신학포럼이 공동 주최했다. 2년에 한 번씩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해왔으며 올해로 콘퍼런스 5회째를 맞았다.

학술대회 첫날인 15일에는 사회학자 연세대 김호기 교수(사회학과)가 '21세기 한국사회에서의 종교개혁의 의미'를 주제로 기조 강연을 전했다. 김 교수는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라며 "종교개혁의 신학적 의의보다는 사회학적 의미와 그 함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한국사회가 중대한 위기를 겪고 있다"며 그 원인으로 '공동체적 연대감 약화'와 '금욕주의가 사라진 자본주의에 대한 회의'를 꼽았다.

김 교수는 먼저 '공동체적 연대감 약화'에 대한 해결책으로 '연대적 개인주의'를 제시했다. 그는 "연대적 개인주의란 '개인이 갖는 개성을 존중하되 공동체적 연대가 발휘되는 사회'를 뜻한다"며 "개인의 자율성과 공동체적 연대를 생산적으로 공존시키고 결합하는 것은 어느 사회에서나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연대란 타자에 대한 존중을 함의하는데, 이는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한 깨달음과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자각과 타자라는 존재에 대한 관용에서 출발할 수 있다"며 "인간의 불완전성에 주목해 믿음에 의한 구원을 강조한 루터의 이론이 갖는 현재적 의미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이어 '금욕주의가 사라진 자본주의에 대한 회의'에 대해서는 "한국 사회의 욕망의 과도한 분출은 삶이 가져야 할 가치를 왜소하게 하고 존재의 이유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며 "당시 종교개혁이 가졌던 '소명'의 인식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당시 '소명'에 대한 인식은 인간은 스스로 완성되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총 안에서 완성될 수 있다는 통찰이었다"며 "욕망이 갖는 한계에 대한 가르침이자, 욕망이 가져야 할 자기제한성을 요청하는 가르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이 프로테스탄티즘 윤리가 주는 또 하나의 현재적 의미"라고 덧붙이며 강연을 마쳤다.

한편 학술대회의 둘째 날 오후와 마지막 날 오전에는 종교개혁이 가진 개혁 정신에 부합하는 한국 내 '새로운 목회의 모델들'과 평신도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새로운 크리스천 전문인, 기업가 모델들' 등을 발굴해 소개하는 시간도 갖는다. 이는 많은 평신도와 기독교 전문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토크 콘서트의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