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채플? 우리가 모르는 채플!

김신의 기자 입력 : 2017.06.11 17:16

학생들 90%가 만족하고 전도까지 되는 은혜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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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렛대학교 올해 1학기 마지막 금요 채플이 진행 중이다. ⓒ김신의 기자

미션스쿨(Mission School)은 ‘선교’를 목적으로 지난 16세기 초 인도를 시작으로 20세기 후반까지 전 세계에 설립됐다. 한국에도 1880년대 중반 미국 감리회 소속 선교사인 아펜젤러 목사에 의해 배재학당(培材學堂)이 세워진 것을 시작으로, 메리 F. 스크랜턴(Mary F. Scranton)의 이화학당(梨花學堂), 언더우드 선교사의 언더우드 학당 등이 설립됐다.

‘채플’의 본래 목적도 ‘선교’라고 할 수 있다. 사전적으로 ‘채플’은 기도나 예배를 드리는 장소를 뜻하지만, 국내 기독교 대학에서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기독교 가치관과 인생관을 소개하고 가르치기 위해 평일 드리는 예배를 ‘채플’이라고 칭해왔다.

그런데 어느샌가 이 채플이 학생들 사이에서 매우 따분하고 지루한 것, 심지어 반감을 사는 장소가 될 위기에 처했다. 물론 채플에는 비기독교인 학생들이 많다. 대략 70~80%가 신앙이 없는 학생들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이들은 채플에 집중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기독교인 학생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는 않다.

이에 국내 일부 미션스쿨들이 채플을 들어야 하는 필수 학점 수를 줄이거나, 채플을 ‘선택’ 과목으로 바꾸기도 한다. 아예 채플 자체를 없애는 경우도 있다. 이에 채플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늘었다. 대화식 채플을 드리는가 하면, 무용, 영상을 도입해 학생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이른바 문화 채플이다. 이 과정에 채플은 본래의 목적을 잃고 이도 저도 아닌 모호한 상태에 놓이기도 한다.

이중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가장 참석하기 꺼리는 금요일 채플에서, 학생들의 채플 만족도가 90%가 넘은 곳이 있었다. 나사렛대학교였다. 그렇다고 기독교인 학생들의 수가 많은 것도 아니었다. 2017년 1학기 금요일 채플에 참석한 1,100명의 학생을 조사한 결과 ‘매우 좋음’이 42%, ‘좋음’이 28%, ‘보통’이 29%, ‘싫음’이 0.5%, ‘매우 싫음’ 0.5%였다. 특히 놀라운 사실은 채플을 통해 전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살다 보면 힘든 일이 있을 수 있지요. 심지어 죽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 ‘채플을 통해 알게 된 예수님, 그분이 어떤 분인지 만나고 싶다’ 이런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나사렛대학교 채플을 인도하고 있는 소리엘의 장혁재 교수가 올해 1학기 마지막 금요 채플 때 전한 메시지 중 일부다. 채플이 시작되기 약 30분 전, 강당에서는 찬양이 잔잔히 흐르고 있었고, 삼삼오오 모인 학생들이 조금씩 강당을 채워가고 있었다. 학기말 마지막 채플인데도, 어느새 강당이 학생들로 가득했다.

채플이 시작되자 짧은 영상이 흐른다. 그리고 찬양이 이어졌다. 워십댄스를 따라 하는 이들도 눈에 띈다. 그리고 장혁재 교수의 인사와 함께 기도가 시작됐다. 곧 대여섯 개의 영상들이 상영됐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연예인, 예수님을 영접하고 복음을 위해 사는 이들에 대한 영상이었다. 그 후 장혁재 교수는 미리 준비한 이야기들을 자연스레 전했다. 마지막은 기도와 찬양으로 마쳤다. 그런 뒤 찬양 팀은 따로 모여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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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렛대학교 채플이 진행중이다. 설문조사를 작성하는 학생들과 채플 후 기도하는 찬양팀 및 스텝들. ⓒ김신의 기자, 설문조사: 장혁재 교수 제공

나사렛대학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 목, 금 하루에 3회 총 9회 채플이 드려지고 있었다. 특별히 이번 학기부터 교목 제도가 바뀌어 한 사람이 한 학기를 담임하도록 했다. ‘어떻게 학생들에게 복음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까’라는 고민은 같았지만, 접근 방법은 다 달랐다고 한다.

나사렛대학교 교목으로 채플을 총괄하고 있는 최성로 목사는 “처음부터 아이들이 채플에 긍정적이었던 건 아니었다. 목사님들 중에도 채플 인도를 힘겨워하는 분들이 있었다. 그래도 채플이 나아질 거란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역대 채플 가운데 이번 학기 채플에 참여한 학생들의 평가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다”고 했다.

오랜 시간 채플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였다. 금요일 뿐 아니라 수요일, 목요일에도 ‘좋다’는 평가가 ‘싫다’는 평가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나사렛대학교 수요 채플을 섬긴 새벽이슬교회 김종연 목사는 “비기독교인 학생들의 반 이상이 좋다고 해줘야 50% 정도의 긍정적 평가가 나올 수 있으니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학생들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확연히 결과로 나타나는 것 같다”며 “한국교회가 전문 채플 사역자를 양육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금요 채플을 맡았던 장혁재 교수는 “한국 채플 역사가 100년이 훌쩍 넘었는데, 채플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한 것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채플을 인도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것”이라며 그가 직접 정리한 자료를 꺼내 보였다. 채플을 하기에 앞서 필요한 분석 목록과 국내 채플의 현실과 현황, 채플의 문제점, 채플의 형태별 분석, 이를 바탕으로 한 대안과 결과였다. 아래는 채플 진행의 결과에 대한 일부 사례.

채플 1, 2주차에는 휴대폰 사용자가 줄어들었고 강사에게 대답하며 반응을 보이기 시작/채플 3, 4주차에는 강사에게 인사를 하기 시작하고 웃고 우는 등 감정표현을 하기 시작/5, 6주차에는 채플을 기다리는 학생들이 생기기 시작하고 심지어 이미 채플을 마쳤음에도 다시 채플에 들어옴/7, 8주차에는 자유 좌석임에도 지정 좌석이 생기고 상담을 요청하는 아이들이 생김/9, 10주차 채플 중 휴대폰 사용자 3% 이하로 떨어짐, 기독교에 대한 편견이 바뀌거나 교회를 떠난 학생들이 다시 교회를 가기 시작/11, 12주차 이후에는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인원이 생기고 제자훈련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시작.
문화채플
▲숭실대학교 ‘김수진&장혁재의 CCM 문화 채플’에서 찬양사역자 김수진 씨가 무대에 선 모습. ⓒ김신의 기자

장혁재 교수는 나사렛대학교뿐만 아니라 숭실대 채플에서도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찬양사역자인 김수진 씨와 함께 하는 ‘CCM 문화 채플’도 그중 하나다. 그는 진정한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영상과 찬양으로 학생들의 마음을 열었다.

장혁재 교수는 “29년간 찬양 사역을 하고 12년 동안 기독교 방송 DJ를 하면서, 기독교적 용어가 아니라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일반 언어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훈련과 경험을 쌓아 왔다 ”며 “이런 용어를 왜 훈련해야 하는지 당시에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채플과 아이들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그것의 필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렇게 그는 학생들과 소통하며 성공적으로 채플을 인도해 왔다. 마치 ‘율법 없는 자에게는 내가 하나님께는 율법 없는 자가 아니요 도리어 그리스도의 율법 아래 있는 자나 율법 없는 자와 같이 된 것은 율법 없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라 약한 자들에게는 내가 약한 자와 같이 된 것은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여러 사람에게 내가 여러 모양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몇 사람들을 구원코자 함이니’라는 바울 사도의 말처럼.

끝으로 장혁재 교수가 설문조사를 통해 채플을 싫어한다고 답했던 학생들을 떠올리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채플을 싫어하는 이들 중에는 기독교에 상처 입은 이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더 시간이 필요하고 더 진정성이 있어야 하죠. 무엇보다 채플에 들어오는 아이들 한 영혼 한 영혼을 끔찍이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말뿐이 아니라 삶과 행동, 아이들과의 스킨십 속에서 진정성을 보여주면, 아이들의 마음의 문이 열리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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