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공회 개포동 교회
▲성경 증정식 모습. 맨 왼쪽부터 고형진·김성남·정종희·조용선 목사. ⓒ대한성서공회 제공
한 지역에 있는 교회 4곳이 연합·후원해 해외 선교지에 성경을 기증해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1일 대한성서공회 용인 반포센터에서는 강남동산교회(담임 고형진 목사), 온무리교회(담임 조용선 목사), 영동교회(담임 정종희 목사), 초원교회(담임 김성남 목사) 등 네 교회 후원으로 쿠바에 '큰 글자 스페인어 성경' 4,608부를 보내는 성경 기증식이 개최됐다.

남미 유일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는 종교의 자유가 허락돼 있지만, 종교에 대한 차별과 통제를 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쿠바에는 지난 10년 동안 기독교인이 세 배 이상 늘어나, 현재 100만 명을 넘어섰다.

쿠바 정부는 기존에 있는 교회는 인정하지만 새로운 교회 건물 건축은 금지하고 있다. 이에 쿠바 교회는 늘어나는 교인들을 감당하기 위해 가정집에서 20명 단위로 모임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가정 교회에는 십자가를 걸 수 없고, 이들은 거리에 나가 전도도 할 수 없다.

쿠바에서는 자신의 성경을 가지고 있는 성도들도 매우 적다고 한다. 그나마 갖고 있는 성경책은 너무 낡았고, 전력 사정도 좋지 않아 작은 글씨로 된 성경을 제대로 읽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자체적으로 성경을 제작할 시설도 없기 때문에, 이들은 외국 성서공회의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장경재 장로(강남동산교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이 때에 우리는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이번에 기증된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는 자들에게 전달되게 하시고 그들이 하나님 보시기에 바른 삶을 살게 하여 달라"고 기도했다.

고형진 목사는 '성경의 기적'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그는 "한 사람의 변화가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데, 이번에 개포동 4개 교회가 연합하여 쿠바에 작은 씨앗을 뿌리게 됐다"며 "하나님께서 씨앗이 뿌려진 그곳에 친히 열매가 맺어지게 해 주실 것이다. 이 씨앗이 남미 복음화의 시작이 되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성서공회 개포동 교회 스페인어
▲기증되는 ‘큰 글자 스페인어 성경’. ⓒ대한성서공회 제공
대한성서공회 호재민 부총무는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는 안경을 구하기도 어렵기에, 이번에 보내는 큰 글자 스페인어 성경은 쿠바 사람들에게는 단비와 같다"며 "다시 한 번 후원에 동참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정종희 목사는 성경이 담긴 컨테이너 박스에 손을 얹고 "하나의 밀알이 죽어 많은 열매를 맺는다"며 "성경이 전해지는 쿠바의 모든 심령들에게 생명의 역사가 일어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개포동 지역 4개 교회 후원으로 기증되는 큰글자 스페인어 성경 4,608부는 쿠바성서위원회를 통해 쿠바교회에 보급될 예정이다. 기증되는 성경은 7월 말 경 쿠바에 도착해 쿠바인들에게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