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이집트 남부 지역에서 콥트 기독교인 탑승버스를 노린 무차별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이집트 국영 TV와 알아흐람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5분경 콥트 기독교인들이 탑승한 버스가 수도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약 22km 떨어진 민야 인근의 성사무엘 수도원으로 향하던 중 무장 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받았다.

이집트 보안 관계자는 “사륜구동 3대에 나눠 탄 괴한 무리가 도로에서 주행 중인 버스를 강제로 세운 뒤 자동소총으로 마구 총격을 가했다”고 했다.

민야주 의료진은 이 공격으로 버스에 타고 있던 26명 이상이 사망하고, 최소 2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다수와 60대 노인도 포함돼 있었다. 시신과 부상자들은 인근 민야국립병원과 카이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피습 당시 콥트 기독교인들은 버스 2대와 소형트럭 1대로 차량 행렬을 이뤄 이동 중이었다고 한 보안 소식통은 말했다.

이번 공격의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현재 이집트 군인과 경찰은 현장 주변을 봉쇄한 후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범인들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번 사건 직후 긴급 안보 회의를 소집했다.

한편, 이집트에서 소수 종파인 기독교인들을 상대로 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공격은 매우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월 9일 알렉산드리아와 나일델타 탄타에 있는 콥트교회를 겨냥한 연쇄 폭탄 공격으로 최소 45명이 숨지고 118명이 부상을 당했다.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사건 직후 3개월 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콥트교회 폭발 테러
▲KBS 보도화면 캡쳐.
작년 12월에도 카이로의 한 콥트교회 예배당에서 폭탄이 터져 적어도 25명이 사망하고 49명이 부상을 당했다. IS는 이같은 두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다. 

IS의 이집트 지부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의 전신으로 2013년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이 군부에 축출된 후 시나이반도를 거점으로 활동해 왔다.

2014년 IS에 충성 맹세를 했으며 이들의 지속적인 테러 활동으로 지금까지 이집트 군인과 경찰, 민간인 등 수 백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