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소강석 목사가 지난 대선운동 기간 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에서 기독교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국민일보 특별기고를 통해 문재인 신임 대통령에 대한 소회와 한국교회의 자세에 대해 입장을 피력했다.

소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했다. 국민의 한 사람이자 한국교회의 목사로서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싶다"며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도 있지만, 머리털 하나까지도 헤아리시는 하나님께서 이 나라 대통령 선거에 우리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지셨을 것이다. 최소한 하나님의 절대주권의 은혜로 새 대통령이 선출됐음을 믿는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이번 대선을 통해 한국 정치의 긍정적 측면을 봤다. 한국정치의 가장 큰 암 덩어리였던 지역주의가 현저히 약화됐기 때문"이라며 "한 가지 걱정은 새 대통령을 지지한 사람보다 지지하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이념 세대 계층 지역 간 찢겨진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일이 새 대통령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과제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선 직후 국회로 가서 각 당 대표들을 만나 소통한 문 대통령의 첫날 행보를 호평했다. 그는 "국민통합을 위해 참 좋은 행보"라며 "그에 못지 않게 문 대통령에 반대했던 사람들이 선거 결과에 승복하는 일도 중요하다. 문 대통령도 계속해서 대화와 포용과 협치의 정치를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 목사는 "특별히 한국교회는 더 그렇다. 한국교회 안에도 서로 다른 생각들이 있었다. 일부 교계 인사들은 특정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그 후보의 공약이 한국교회 공익 코드와 많은 부분 일치한다고 했다"며 "한국교회를 향한 그분들의 용기와 의협심을 존중하면서도 그래서는 안 된다고 설득했다. 민감한 시기에 자칫 교인과 국민들의 오해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대신 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를 중심으로 각 후보 캠프의 대표자들을 초청해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이슬람, 종교인 과세 등에 관한 입장을 밝히도록 요구했다고 한다. 소 목사는 "그때만 해도 문 대통령의 입장은 일부 모호한 면이 있었으나, 캠프 대표로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현장에서 문 대통령과 직접 통화까지 하면서 확실한 입장을 정리해 줬다"며 "문 대통령은 나아가 TV토론에서도 동성애와 동성결혼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소강석 목사는 "한국교회도 동성애자들이 사회적 차별을 받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차별금지법 자체를 부인하는 것도 아니다. 그 안에 있는 성적 지향이나 종교 차별에 대한 독소조항이 역차별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할 뿐"이라며 "독소조항만 뺀다면 한국교회가 왜 반대를 하겠는가. 나는 문 대통령께서 후보 때의 약속을 지킬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소 목사는 "한국교회는 그런 믿음을 갖고 새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고 도와야 하고, 특정 후보를 지지 했던 일부 인사들 역시 선거결과를 인정하고 승복해야 한다. 계속 대결구도로 가선 안 된다"며 "성경에서도 교회는 국가와 통치자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했다(딤전 2:1-3), 백성들이 평온하고 안정된 삶을 살게 하고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서(딤전 2:2, 4)"라고 밝혔다.

또 "종교개혁자 칼뱅도 "국가와 통치자가 교회를 박해하거나 하나님을 대적하는 게 아니라면 그 권위를 인정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할 뿐 아니라 통치 행위에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며 "국가와 통치자는 교회를 보호하고 신앙생활을 잘하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강석 목사는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의 약속을 잊어버리고 하나님과 교회를 적대시하는 정치를 한다면, 그때 견제하고 대응해도 늦지 않다"며 "지금은 한국교회와 지도자들이 양치기 목자의 가슴과 아량을 갖고, 새 대통령이 선한 통치자가 되도록 기도하고 협력해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