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협
▲한복협 월례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14일 아침 서울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 양재횃불회관에서 '종교개혁의 모토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이해'를 주제로 열렸다.

이날 발제는 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교수), 김성영 교수(전 성결대 총장),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가 맡았다.

먼저 '오직 성경으로만'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손봉호 교수는 "종교개혁의 핵심은 성경 권위의 회복이었다. 성경의 권위를 무시하고는 어떤 교회도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 이 중요한 전통은 반드시 유지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손 교수는 "한국교회가 스스로 고백하듯 종교개혁의 '오직 성경으로만'의 정신에 좀 더 신실하게 충실한다면 당면하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 상당수가 해결될 것"이라며 "윤리적 실패도 극복할 수 있고 분열의 문제도 어느 정도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국 최대 종교로서 사회와 국가에 대해 감당해야 할 임무도 더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고 사회의 존경을 회복해 복음전파와 선교에도 좋은 열매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올바로 기념하는 길은 '오직 성경으로만'의 윈칙에 더 충실해지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김성영 교수는 "'오직 은혜'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이해-은해의 양면성'을 제목으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하나님은 인간이 죄를 범해 죽게 됐음에도 당신의 선하신 뜻에 따라 그 크신 사랑으로 값없는 속죄와 생명을 주셔서 구원에 이르게 하셨다"며 "이 은혜는 하나님의 자유로운 결정에 의한 것이지 인간의 어떤 행위에 근거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이 은혜에는 인간이 해야 할 사명이 있다. 구원에 있어 인간의 역할이 있다는 말이 아니다. 값없는 은혜, 저항할 수 없는 은혜를 받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이웃에게 받은 은혜를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는 인간에게 그에 합당한 행위(삶)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은혜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과 깊은 관계가 있다. 이런 점에서 은혜는 일방적이고 값없으며 저항할 수 없는 것"이라며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는 인간이 반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호적이고 값비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은혜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은혜에 대한 인간의 반응은 감사로, 찬송으로, 기쁨으로, 사랑으로, 전도와 봉사와 섬김으로 나타난다. 이것이 바로 삶의 예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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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성영 교수, 손봉호 교수, 김명혁 목사 등 참석자들이 발제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김진영 기자
다음으로 '종교개혁 신학: 믿음만'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박종화 목사는 "이미 '만'은 단 하나가 아니다. 묶음 속의 '만'이다. 몸의 지체는 여럿이나 그 하나하나는 독자적인 것과 같다"며 "머리, 코, 입, 귀 등 모두가 몸을 구성하는 여럿이지만 각자는 유일한 하나뿐이다. 머리만, 코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몸을 유기체라고 한다. 종교개혁의 sola(오직)는 '유기체적 오직'이라 할 수 있다. 각자는 유일무이하지만 합하여 몸을 이루는 소위 '다양성 속의 하나' 또는 '소통하는 만'이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믿음'만'을 소통으로 보지 않고 배타성으로 파악해 일종의 신앙절대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신앙'생활은 잘 하면서도 '생활'신앙이 동반되지 않으면 그것은 위선적 신앙"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목사는 "꼭 알아야 할 것은 믿는 자들이 선포하면, 그 선포 속에서 그리스도가 직접 말씀하신다는 사실"이라며 "믿음은 사람의 것이지만, 그 믿음을 은혜로 주시고 말씀하시는 이는 그리스도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선포하심을 선포한다는 말이다. 복음에 대한 확신과 동시에 복음 앞에 서 있는 겸손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복음의 전달자가 복음의 소유자인 양 오도함으로 불신, 타락, 부패, 오만이 온다. 이것이 바로 종교개혁이 일어난 근본 이유"라고 했다.

끝으로 '오직 하나님의 영광'에 대해 발표한 손인웅 목사는 "종교개혁이 일어난 것은 가톨릭교회가 성경의 권위보다 교회와 교권의 권위를 더 앞에 두고 구원의 조건으로 행위를 앞세워 면죄부를 팔았으며, 하나님의 은혜와 믿음을 약화시켰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오직 하나님께서 받으셔야 할 영광을 교황을 비롯한 사제들이 가로채는 죄를 범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손 목사는 특히 "역사적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교회의 권위를 추락시켜 선교적 역량을 약화시킨 가장 큰 요인은 교회 분열로 인한 죄악"이라며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는 것은 오직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일치를 이루어 교회의 평화가 세상의 평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