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해질녘을 바라보면 고독합니다. 노을의 아름다움에 취하기도 하지만 다시 고독해집니다.

삶의 느낌은 가진 바와 쌓여진 논리의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느낌은 때로 우리의 소유와 별개로 움직이고, 의외로 그 느낌이 우리 삶의 행복감을 결정할 때가 많습니다.

왜 사람은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여러 요소에 의해서 어떤 감정이 걸정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일까요?

삶의 모든 평가기준과 그 기준에 따라 감정의 흐름과 느낌이 결정된다 생각할 때 삶의 평가기준을 이루는 요소가 반드시 물질적인 것만으로 한정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가진 것은 많은데 행복하지 못하다"거나, "가진 것은 별로 없는데 그래도 행복하다"라는 이야기는 때로 우리에게 전혀 별스럽지 않게 충분히 그럴 수 있다라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논리와 정서에 영향을 끼치는 모든 요소를 나열할 때 반드시 물질적 요인만이 그의 사고와 감정을 결정하는 요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 믿음의 사람은 그러기에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말씀으로 산다"라는 것은, 먼 가설이 아니라 삶에 늘 체험되는 하나님의 진리적 축복임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믿음이란 현실을 외면한 심정적 도피가 아닙니다. 가정과 추론에 의해 사실을 무시한 가설적 진리의 추구도 아닙니다. 믿음이란 대단히 실존적인 삶의 실제이고, 믿음은 우리에게 밥을 먹여주지 않는 허상이 아니라, 힘 없고 낙심한 이가 힘을 내어 밥을 먹을 수 있게 하고, 그 밥을 먹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용기를 가지게 하는 삶의 실제 능력입니다.

해질녘을 바라볼 때 느끼는 고독은 우리 인간이 가지는 원천적 분리와 소외 영원을 향한 그리움입니다. 그런 그리움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애절한 끌어들임의 의지로 표현되고, 그 인생만으로 채울 수 없는 고독은 주님 앞에 우리를 세워 결국 주님 품에 뛰어들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