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지난주 필 듯 그 삐죽한 꽃 봉우리 끝을 내밀고 있던 목련이, 이번 주 내내 조금씩 그 모양을 밀어 올려 결국 이번 주일이면 꽃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드라마틱하게 우리는 주일 아침 예배당 계단을 오르다가 문득 환히 피어있는 목련을 볼 것입니다. 주일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어김없이 봄은 오고 있고,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뿌연 미세먼지로 인해 봄은 마치 미망 속의 인생같이 어슴푸레해도, 그래도 우리 곁에 피기 시작한 각양의 꽃들은 자연과 우리 마음에 봄이 있음을 확인시킵니다.

삶의 세월이 흐르고 있고, 우리 삶도 흘러가고 있으며, 내게 주어진 삶의 시간도 흘러갑니다. 그 흐름의 자국이 무엇이기를 바라며, 우리는 꿈을 심고, 그 꿈을 가꾸며, 추억을 쌓아갑니다. 어느 날 내가 걸어왔던 길이 허공 저편에 걸린 무지개의 아름다움이기를 바라며 오늘을 삽니다.

삶이란 기다림이며, 기대이며, 바라봄입니다. 기다릴 것 있으면 행복한 삶이고, 기대할 것 있으면 괜찮은 사람입니다. 무엇인가 바라보며 소망할 수 있기에 참을만하다면 살아도 충분합니다.

봄의 밝음과 화사함이 너무 아픈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행복한 것 같고 어디론가 갈 곳과 갈 사람들이 있는데, 왜 나는 행복하지도 못하고, 가고 싶은 곳도, 기다려주는 사람도 없을까. 무엇인가 부탁이나 해야 하고, 행운이라도 찾아와주어야만 하는 왜 이렇게 가련한 삶일까. 봄의 따스함과 화려함이 슬품일 수도 있습니다.

지난 봄에 어딘가를 갔다가 바닥에 흩뿌려져 있는 꽃잎들을 보았습니다. 휘불어온 바람에 힘이 없어 더 붙어 있을 수 없기에, 나뭇가지에서 떨어져 날려 온 꽃잎들. 그 꽃잎들이 덮은 바닥은 또 다른 꽃잎들의 세상이 었습니다.

나뭇가지에 붙어 있어도, 떨어져 바닥에 널려 있어도, 눈에 영상으로 찍혀져 가슴에 남아 있어도, 그 꽃잎의 아름다움은 매 일반이며 각양의 빛나는 반짝임이었습니다.

삶이란 이래야만 아름답고 괜찮고 성공적이고 잘 산 것이라는 공식은 없습니다. 하나님 이 우리에게 현재 지금 이 자리에서 허락하신 그 모습이 아름답고 축복된 모습입니다. 우리는 지금 하나님의 백성으로 지금을 내 모습을 나의 삶을 사랑하고 기삐하며 누려야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이 봄에, 그 봄이 주는 축복을 마음껏 누리시고 삶은 괜찮을 만큼 자랑스러운 것임을 느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