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교회 황두환 목사
▲황두환 목사(송현교회 부목사)

종교개혁가들이 활발히 참여하였던 영역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영역이 바로 '교육'이다. 당시 상황에서 교육은 교회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있었던 특수성에 놓여 있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중세시대의 학교는 일차적으로 성직자를 양성하기 위한 교회의 기관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개혁자들은 학교와 직, 간접적으로 관련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루터와 같은 개혁자들은 '공교육의 아버지'로 평가될 정도로 학교개혁을 주도할 수 있게 되었다.

루터는 로마서를 연구하던 중 섬광과 같이 스치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로마서 1:17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 믿음을 통해서 하나님의 의가 우리에게 주어지고 우리는 행위로서가 아니라 믿음으로 의인이 되는 것임을 간파하게 되었던 것이다.

▶ 교육의 중요성 인식

종교개혁의 교육사적인 의의로서 무엇보다 먼저 말할 수 있는 것은 종교개혁을 통해 교육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그것을 당시의 교육현실에 반영했다는 점이다. 물론 당시의 인문주의가 영향을 미쳤는데, 이 인문주의는 16세기 문화운동으로 교육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교육에 대한 열심을 고조시켰다.

▶ '말씀' 이해를 위한 교육의 중요성

종교개혁은 '신앙'을 구원과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면서 신앙이라는 사건에 대해서 하나님의 철저한 주권을 천명한 사건이었다. 죄인인 인간은 행위로서가 아니라 믿음으로 인하여 구원에 이르게 되는데 이 믿음은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선물인 것이다.

이 믿음을 하나님의 '말씀'과 본질적으로 연결시키며, 성경에 기록된 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또한 말씀은 들음에서 오는 것이므로, 믿음은 말씀과 불가분리의 관계 안에 있음이 강조되었다. 말씀을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말씀을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교육적인 훈련을 요청해야하는 것이다.

따라서 종교개혁의 '말씀' 중심신학이 필연적으로 '교육'을 중시할 수 밖에 없는 신학적인 근거가 되는 것이다.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개혁은 필수였다는 것이다.

▶ 교육의 목적과 필요성

루터에게서 교육은 바로 하나님께로의 봉사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교육은 인간이 교회와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책임을 잘 감당하고 자신의 내면적 악과 사회적 악과 싸우면서, 세상 안에서 점점 더 하나님의 질서가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과제를 감당하도록 도움을 주는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교육이란 "하나님께의 봉사를 위한 훈련"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루터는 교육의 필요성을 어떻게 해명하고 있는가?

인간의 존재는 먼저 하나님 앞에 선 존재이면서 동시에 세상 앞에 서 있는 존재라는 양면을 지닌 존재이기에 인간은 영적인 나라와 세상의 나라에 동시에 속하였다고 한다. 루터는 '영의 나라'의 존립에 있어 복음과 말씀을 핵심적인 요소로 보았고, 일차적으로는 복음과 교육을 분명히 구분하였다. 그러나 교육은 인간적인 책임으로서 성경을 바르게 이해하며, 교회의 전통에 바르게 접목할 수 있는 통로를 제시하는 길이라고 했다.

▶ 교육의 가능성과 한계는 무엇일까?

루터가 교육의 중요성을 깊게 깨닫고 이를 강조하는데 당시의 인문주의의 영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루터도 교육을 통하여 인간이 완전성에 도달할 수 있다는 교육적 낙관주의를 생각해 볼 수 있었지만 교육은 인간이 복음을 듣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세상의 삶 속에서 하나님에게의 봉사를 위해서 교육이 필요한 것이지, 교육 자체로 인간이 신적인 존재로 되는 통로와 목적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하나님께의 봉사는 교회에서는 '예배' 행위로 표현되고, 세상에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위치와 직업을 하나님께서 주신 과제로 알고 성실히 수행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그리스도인이 세상에 살아가며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와 책임에 대해 얼마나 성실하게 임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 교육의 장 ‘가정’

루터는 무엇보다 가정의 교육적 의미와 부모의 교육적 중요성을 발견하면서 가정을 모든 교육의 시작으로서 가장 영향력 있고 비중있는 교육의 장으로 인식하였다. 결국 신앙의 교육은 성직자 중심교육에서 가정을 통한 부모 교육으로의 중심을 옮겼다라고 할 수 있다. 지금 현세대 많은 교회들도 주일학교의 책임적 교육보다 부모와의 연계성을 띤 말씀교육에 더 강조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제 5계명을 통해 부모의 자녀에 대한 교육이 '하나님의 명령'임을 기억해야 한다. 자녀가 부모를 공경해야 한다는 계명은 부모가 자녀에 대한 바른 양육과 교육이 선행되어야만 하는 것을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가정을 통해 부모는 자식에게 세상적 권한과 영적인 권한을 가지고 자녀에게 세상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적인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자녀를 기독교적인 삶으로 살 수 있도록 양육해야 할 책임을 동시에 갖는다. 더불어 제사장적인 직분으로 자녀에게 말씀을 가르치고 해석해 주며 그들의 영혼을 책임져야 한다. 자녀에게 있어 부모는 '하나님의 대리자'가 되기 때문이다.

▶ 결론을 맺으며...

개혁자들에게 있어서 신앙은 말씀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말씀은 신앙에 있어 가장 기본적 본질이 되는 것으로 말씀을 이해하기 위해 교육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종교개혁이 교육을 중시할 수밖에 없었던 신학적인 근거의 하나인 것이다.

기독교인이라면 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며, 교회는 신자를 교육하고 그 신자는 가정을 통해 다음세대를 교육하는 것을 이해함으로서 기독교인들이 진짜 기독교인 되도록, 장성한 믿음의 존재로 성장해야 됨을 기억해야 한다. 이처럼 종교개혁을 통해 개혁자들의 강조하는 바는 다를지라도 교육을 통해 진정한 기독교인이 될 수 있도록 교육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교회가 다시 개혁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도 교육을 위한 새로운 결단이 필요한 시대이다. 이제 현 세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은 이러한 개혁자들의 믿음과 사상을 본받아 황량하고 거친 다른 세대들을 향해 진정한 믿음의 다음세대가 될 수 있도록 힘써 기도하며 교육하여 가장 위대한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는 하나님의 대리자가 될 것을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