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기독교인
▲카라코시 지역의 한 마을 교회에서 오픈도어와 인터뷰를 한 이라크계 그리스도인 자레파. IS는 마을을 포기하며 후퇴하기 전 교회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오픈도어
"당신이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IS의 투옥, 폭력, 협박, 약탈, 개종 강요로 고통당하다 심지어 십자가에 침을 뱉는 신성모독을 강요받은 한 나이 많은 그리스도인 과부의 슬픈 고백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픈도어는 최근 소식지에서 지난 2014년 IS가 이라크 니네베 평원을 점령한 이후 2년간 갖은 핍박 속에서 주님을 부인할 수밖에 없었던 이라크계 여성 자레파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 이야기가 더욱 절절하게 와 닿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같은 상황에서 우리 역시 주님을 부인해버릴지도 모르는 연약한 존재라는 점 때문이다.

자레파는 처음에 예수님이 사용한 고대 아람어와 연관 있는 시리아어를 모국어로 사용한다는 이유로 핍박을 받았다. 한 무리의 십 대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와 그녀의 집 앞에서 이슬람 언어인 아랍어를 구사하라며 공개 질타한 것이다. 당시는 이미 IS의 강세로 많은 그리스도인이 카라코시 지방을 떠난 상태였고, 고령인 그녀는 병든 남편의 죽음을 몇 주 앞두고 가능하면 집에 남기로 하고 저자세를 취하며 행적을 삼갔다.

IS가 몰려와 점령할 때 자레파는 남편을 여의고 과부가 됐다. IS는 그녀가 이사한 이웃집에 반복적으로 찾아와 그녀와 그리스도인 이웃들을 위협하고, 값비싼 물건들을 강탈했다. 그리고 그녀가 한때 신세 진 한 기독교인 남성은 행방불명 됐다. 사람들은 그가 몰래 살해돼 구덩이에 파묻혔다거나 그냥 큰 구덩이에 떨어져 실족사했다고 말하기도 하고,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주님만 아신다고도 했다.

이후 이 지역에서 독신 여성이 자레파를 포함한 2명의 노인 여성만 남자, IS는 근처 모술지역으로 이사하도록 명령했다. 그러나 두 여성이 집에 남고 싶다고 하자 IS는 밤에 그들을 집밖에 끌어내, 그들 머리 위에 가방을 올려놓고 이슬람교로 개종했는지 물었다.

자레파는 "겁에 질린 저는 그냥 빨리 그렇다고 말했습니다"고 고백했다. 당시 그녀는 매우 당황스러웠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깨닫지 못했다. 두건을 쓴 채 몇 시간 후 강제이송된 그녀들이 도착한 곳은 여성들로 가득 찬 감옥이었다. IS는 이혼도 범죄로 보았기 때문에 이러한 여성들을 가둬놓은 곳이었다.

며칠 후 두 여성은 무슬림으로 간주돼 가까스로 감옥에서 나와 카라코시 지방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곳에는 3명의 IS 군인이 그들의 믿음을 시험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자레파는 그들에게 빌며 왜 그런 것을 해야 하는지 물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이슬람교로 개종한다고 해도 당신에게 아무 도움이 될 수 없으며, 우리가 우리 식으로 살고 우리의 종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IS 군인 무리의 리더는 매우 화가 나 총을 들고 자레파의 심장을 겨누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이슬람교로 개종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무슬림 신앙 고백과 같은 무언가를 말하며 반복해서 따라 하기를 강요했고, 무슬림인지 아닌지를 물었다. IS 군인들은 "네, 네, 우리가 무슬림입니다"라는 말을 듣고 나서야 그곳을 떠났다.

이라크 기독교인
▲오픈도어는 “모든 간증이 용감히 주님의 편에 서서 악을 대적하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보이며 IS에 맞서 싸운 이야기는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모든 그리스도인의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오픈도어

핍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 후 매번 다른 IS 병사들이 집에 쳐들어와 총을 겨누며 돈과 귀중품을 요구했고, 그녀는 매번 빈털터리가 되었다. 심지어 그녀의 브래지어 속에 숨겨져 있던 마지막 250달러까지 빼앗겼다. "그들은 억지로 저의 옷을 벗겼고 돈을 가져갔습니다. 그리고 한 병사가 저를 밀어 소파에 강제로 앉혔고 저의 가슴에 총을 들이대며 강탈할 무언가가 더 있을 테니 어서 내놓으라고 위협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네가 복종할 때까지 너를 잔인하게 대할 거야!'라고 소리 질렀습니다"고 그녀는 말했다.

한번은 IS 군인들이 그녀의 집에서 십자가들과 기독교 신앙 관련 사진들을 보았다. 이는 IS 법률상 매우 불법적인 것이었다. IS 군인들은 십자가에 침을 뱉지 않으면 그녀를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자레파는 그들에게 "그것이 옳지 않은 행동이고 죄"라고 말했지만, 군인들은 총을 보이며 협박했다. 자레파는 속으로 주님께 기도드렸다.

'오 주님, 저는 약합니다. 저는 당신에게 침을 뱉습니다. 하지만 주님, 당신이 그들로부터 저를 보수해 주소서. 저는 이곳에서 도망칠 수 없습니다.'

이제는 IS가 물러나고 자레파는 자유롭게 되었다. 자레파는 IS에 의해 크게 훼손된 카라코시 지역의 한 마을 교회에서 오픈도어와 인터뷰를 하면서 당시의 끔찍한 두려움과 고통, 곤혹스럽고 수치스러운 상황을 지금도 느끼는 듯이 회상했다고 한다.

오픈도어는 "IS 점령 후 모든 그리스도인이 도망갈 수 있었던 것은 아니며, 모든 그리스도인이 이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에게 견고히 맞서 싸운 것도 아니다"며 "결국 대제사장 바깥뜰에서 주님을 부인한 베드로와 같이 자레파도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이 건넨 준비되지 않은 질문에 죽음이 두려워 주님을 부인했다"며 말했다. 그러나 "그녀가 마음속 깊이 중심으로 주님을 부인하지 않고 이슬람교로 개종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