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이탈리아 법원은 작년 5월 동성 커플 간 결합을 합법적으로 인정했다. ⓒ뉴욕타임즈 보도화면 캡쳐
유럽 내에서도 보수성향이 강한 이탈리아 법원이 남성 동성애자 커플을 ‘두 아빠’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트렌토 지역의 항소법원이 지난달 23일 캐나다의 대리모를 통해 얻는 2명의 아이들의 법적 아버지로 인정해달라는 게이 커플의 항소를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법원이 생물학적 아빠 뿐 아니라 그의 게이 파트너까지 모두 아빠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부모 관계는 생물학적 관계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면서 “양육의 책임성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판결했고, 법원 측은 이를 “중대한 의미가 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텔레그래프는 “가톨릭 교계를 중심으로 보수적 가치관이 강한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나온 가족의 전통적 개념(가치관)을 파괴한 판결이어서 상당히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게이 커플의 변호인 측은 “부모의 지위에서 ‘두 번째 아빠’를 인정한 첫번째 사례”라고 밝혔고, 동성애 진영에서는 즉각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탈리아 의회는 작년 5월 진통 끝에 서유럽 국가 중에서 마지막으로 동성 커플에게 합법적 권한을 보장하는 판결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의 동성 커플은 앞으로 서로의 이름을 따서 쓸 수 있고, 배우자의 남은 연금을 물려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입양이나 혼인에 따른 권리는 일부 제한됐다.